[노영희의출발새아침] 배민 라이더 “‘소풍 가듯 운동 하듯’ 배달광고 말도 안 돼”

[노영희의출발새아침] 배민 라이더 “‘소풍 가듯 운동 하듯’ 배달광고 말도 안 돼”

2019.11.11. 오전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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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의출발새아침] 배민 라이더 “‘소풍 가듯 운동 하듯’ 배달광고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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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 출연자 :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現배달의 민족 라이더)

-배달 한 건 3천원 30분 소요, 최저임금 안 돼
-오토바이 배달 시스템, 제도 규정 없어
-청년층 사망사고 비율 배달업 1위
-배달일 쉽게 생각하지만 매우 위험한 일
-배달 라이더 산재보험 적용되지만 근로자 인정 안 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제가 예전에 외국에 잠깐 산 적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처럼 배달이 안 돼서 정말 답답하고, 힘들더라고요. 외국 사람들 누구도 감탄하는 우리나라의 정말 특색 있는 문화가 바로 배달음식 문화인데요. 오늘 배달음식의 기초가 되는 배달원들,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그들의 근로조건은 어떤지, 처우 개선은 어떤지 한 번 확인하는 자리 가져보겠습니다. 현재 배민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이하 구교현):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노영희: 지금 우리 팀장님께서는 배민 라이더 유니온? 이게 뭡니까?

◆ 구교현: 라이더 유니온 소개를 드리면요. 요새 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오토바이로 배달하시는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조합이고요. 올해 노동조합으로 5월 1일에 출범을 한 노조입니다. 저희는 배달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그래서 안전 배달료라든지, 사업주의 안전 조치 의무라든지, 라이더들의 교육 사업이라든지, 이런 사업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 노영희: 예전에는 각 가게별로 배달하는 분들을 개별적으로 모셔서 일을 하다 보니까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배달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따로 전문직종화 해서 그들의 처우개선이라든가, 이런 것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런 이야기네요?

◆ 구교현: 네, 맞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요즘에 옛날하고 달라진 게 바로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각 가게나 식당이나 이런 곳에서 따로 그들을 고용하는 형식이 아니라 아예 플랫폼 사업화를 시켰다는 게 가장 다른 점이잖아요. 플랫폼 사업화라는 게 뭡니까?

◆ 구교현: 간단히 말씀드리면 지하철 정류장이 플랫폼이잖아요.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서 모이고, 흩어지는 일종의 거점인 건데요. 이게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문하면 온라인에 접속해있는 배달 노동자들이 그 일을 수행하는 겁니다. 그래서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동이라고 해서 플랫폼 노동이라고 불리고요. 외국의 우버라든지, 요새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는 타다 같은 서비스, 택배나 심부름 대행 같은 것도 있고, 최근에 디자이너나 IT 프로그래머 같은 전문 직종들도 이런 형태로 일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이런 식으로 플랫폼 영업을 하는 방식이 늘어나다 보니까 오히려 지금 배를 불리는 것은 플랫폼 회사들이다, 배달원들은, 혹은 이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배달료만 더 비싸지게 되고, 실제 그 이득은 중간에서 이런 구조를 만들어내는 회사만 가져가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게 정말 우리 배달원 여러분들이 이런 것을 하나하나 배달할 때 얼마 정도를 받는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게 궁금하더라고요.

◆ 구교현: 일단 대체적으로 평균 한 건 배달하는 데 3000원 정도 받고요. 물론 거리가 늘어나면 조금씩 늘어나기는 하지만 평균 30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한 건을 배달하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이것도 도로사정이 좋지 않거나 배달지가 복잡하거나 이러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렇게 보면 한 시간 해서 2건, 3건, 이 정도를 한다고 치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보험료도 내야 하고, 그리고 오토바이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돈도 들어가고요. 여러 가지 이런 부대비용이 더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실 두세 건 정도 해서 돈을 벌 수가 없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건수의 배달을 하는 상황이 되고요. 그래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 중 하나가 2011년에 피자 배달을 하던 청소년이 사고로 돌아가신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게 39분 배달제 때문에 그랬던 거거든요. 30분 안에 피자 배달을 못 하면 패널티가 있고. 그런데 지금 현실은 30분 배달제가 아니라 10분, 15분 만에 하나씩 배달을 해야 이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의 상황이 되어 버려서 많이 더 안 좋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노영희: 오히려 배달하는 분들은 안 좋아졌다? 그런데 사실은 저는 그랬어요. 배달을 시켜보니까 예전에는 당연히 공짜로 알았던 것을 이제는 배달료를 무조건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나쁘다,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요. 그런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오히려 건수 당 3000원 받는 것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정도라고 말씀하셨듯이 배달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그것도 작은 것이 되어 버렸다는 거잖아요. 게다가 오토바이 같은 것을 타고 배달하시게 되면 길이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점점 더 상황이 안 좋아지는 거다, 이거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 겁니까?

◆ 구교현: 지금 그래서 오토바이 배달하시는 분들이 시스템이 하나도 제도적인 규정 같은 게 하나도 없는 상태여서요. 예를 들면 오토바이 면허를 따는 것도 쉽게 누구나 딸 수 있어요. 교육도 제대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고요. 배달 라이더를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최소한의 교육 같은 것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요. 그리고 오토바이 정비를 하는 것도 국가 자격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업이 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일이 되어 버렸는데요. 그런데 오토바이 배달 일이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이게 업체들에서는 요새 선전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소풍하듯이, 운동 삼아 배달하세요, 이런 광고 카피도 있는데, 정말 이렇게 생각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지금 하나 대단히 안타까운 통계가 하나 있는데요. 18~24세 청년층의 산재 사망사고 비율 중에서 보면 배달업이 1등입니다. 거의 절반 정도의 수치로 나타나고 있고요. 그리고 또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이런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쉽게 배달일을 생각하지만,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상당히 어려움이 크고요. 그래서 아까 오토바이 보험도 말씀드렸는데, 보험료가 최대 저희가 견적을 받아보면 18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1년에요. 그만큼 보험료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고요. 자동차 보험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게 배달용 보험을 들지 못하고 이를테면 가정용 보험, 이렇게 들어요. 그 보험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실제 사고가 났을 때 계약해지 할 수 있는 사유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되어 버리면 상당히 문제가 크고, 그리고 산업재해 보상보험이 있잖아요. 노동자들 산재 보험이 있는데, 다행스럽게 작년부터 산재 보험이 적용은 됩니다. 배달 라이더들이. 산재 보험만 적용돼요. 근로자로 인정된 것은 아니고, 산재만 적용되는데요. 문제는 산재도 적용 제외 신청제도라는 게 있어서 그냥 나 산재 가입 안 해요, 라는 문서 한 장만 써버리면 제외가 되어 버리는 거예요. 이게 업체들에서 악용되는 사례들이 있는데, 그래서 이를테면 보험은 가정용으로 들어놨지, 산재 적용제외 신청서 썼지, 이런 상태에서 만약에 사고가 나 버리면 몸은 몸대로 다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까지 파산하게 되는, 이런 일들을 사실 저희는 종종 보고 있어요.

◇ 노영희: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 애청자 분께서 “라이더로 억대 연봉 나오는 분이 글을 올려서 부러움을 샀지만, 이게 목숨과 바꿔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목숨 내놓고 위험하게 일하는 게 변함이 없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 구교현: 네, 고맙습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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