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습 찾는 '바닷새 정거장'...칠발도 생태계 복원

제모습 찾는 '바닷새 정거장'...칠발도 생태계 복원

2019.09.29.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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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간 때문에 생태계가 무너졌던 칠발도의 복원 작업이 제 궤도에 올랐습니다.

'바닷새의 정거장'으로 불렸던 이 섬은 이제 새들이 먹고, 쉬고, 번식하는 보금자리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습니다.

류재복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목포에서 배를 타고 백 리 넘게 달려야 볼 수 있는 섬.

바위 봉우리 일곱 개가 삐죽이 고개를 내밀어 '일고바리'란 별명이 붙은 칠발도입니다.

사람은 물론 나무 한 그루 자랄 수 없을 정도로 온통 절벽이지만 오히려 바다 철새들에겐 낙원 같은 곳입니다.

절벽과 바위틈에서 자라는 밀사초가 든든한 보금자리가 돼주기 때문입니다.

촘촘히 내린 뿌리 아래 둥지에서 바다제비 알과 새끼는 안전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섬은 얼마 전까지 새들에게 그리 좋은 휴식처가 아니었습니다.

무인 등대 때문에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바깥 식물이 묻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디마디가 튀어나와 '소의 무릎뼈'처럼 생긴 '쇠무릎'이 문제입니다.

번식력이 좋아 밀사초를 말려 죽이고 열매가 새의 깃털에 엉겨 붙으면 날갯짓을 못 해 폐사로 이어집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쇠무릎을 뽑고 밀사초를 심는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송도진 / 국립공원공단 과장 : 2015년까지 한해 바닷새 400마리가 외부에서 유입된 식물로 폐사했지만, 지속적인 번식지 복원으로 2018년 폐사한 새는 2마리로 줄었습니다.]

칠발도에는 바다제비 말고도 조류 50여 종이 살고 있습니다.

주로 여름 철새들이 새끼를 낳고 기른 뒤 가을에 떠납니다.

그래서 칠발도는 10년 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에 올랐습니다.

[김하송 / 고구려대학교 교수 : 첫 성공 사례이며, 앞으로 무인도 생태계 복원 사업에 많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문제 해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단은 오는 2022년을 목표로 번식지 복원사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YTN 류재복[jaebog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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