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만 11시간 압수수색...검찰, 조국 직접 겨냥?

자택만 11시간 압수수색...검찰, 조국 직접 겨냥?

2019.09.24.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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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자녀 지원한 대학·대학원 4곳도 압수수색
정경심 교수, 변호인 2명과 압수수색 과정 지켜봐
"음식 주문 의도적 지연…금고 기술자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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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무장관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이례적으로 상당히 긴 11시간 동안이나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몰립니다.

검찰이 부인 정경심 씨와 친인척을 넘어 조국 장관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법조팀 취재기자 연결해 관련 내용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성호 기자!

사상 첫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라 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지켰는데, 예상보다 한참 늦어졌군요.

[기자]
네, 검찰이 서울 방배동 조국 장관의 아파트에 들어온 건 어제 오전 9시쯤이고요.

최종적으로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들고나온 시각이 저녁 7시 55분쯤입니다.

꼬박 11시간가량을 압수수색 한 겁니다.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는 검찰 수사관들 모습 잠시 보시겠습니다.

[검찰 관계자 (어제) : (조국 가족 PC 확보하셨습니까?) ……. (한 말씀만 부탁 드립니다.) …….]

어제 검찰은 조 장관 자택 말고도 딸이 지원했던 이화여대, 아들이 다니는 연세대 대학원, 지원했던 아주대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도 수사 인력을 보내 입시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자택 압수수색에만 11시간이나 걸린 건, 굉장히 이례적인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기자]
네, 피의자 주거지를 압수수색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된 건 맞습니다.

조 장관 부부의 자택이 151평방제곱미터 크기의 아파트인데요. 다른 압수수색과 비교할 때 오전이면 압수수색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어제 현장을 저희 취재진이 지켰는데요.

수사팀이 압수수색 중간에 배달음식을 시켜서 점심을 먹고, 오후 4시쯤에는 압수물을 실어나를 검찰 승합차가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4시간 가까이 압수수색이 더 이어졌습니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변호인 2명이 입회한 가운데 내내 집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검찰 측과 압수수색 범위에 대한 이견이 있다거나 예상했던 압수물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아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조금 전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검찰은 변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이 있었고, 2차례에 걸쳐 법원에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추가 집행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압수수색 집행 시간을 의도적으로 끌기 위하여 자장면을 주문하였다거나, 금고 압수를 위해 금고 기술자를 불렀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앵커]
전격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조국 장관은 출근 때까지 압수수색을 전혀 몰랐던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조 장관은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기 위해 오전 8시 40분쯤 집을 나섰고, 검찰은 주차장에서 20분쯤 기다리다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은 출근길 기자들을 만나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는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 위조 연루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뿐이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조국 / 법무부 장관 (어제 출근길) : 청문회 등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렇게 취재진에게 언급한 뒤 출근 직후에 법무부 직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사실을 들었고요.

퇴근 때야 비로소 압수수색과 관련한 짤막한 입장으로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조국 / 법무부 장관 (어제 퇴근길) : 오늘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검찰을 지휘·감동하는 현직 법무장관 자택을 강제수사한 겁니다.

검찰이 조국 장관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초유의 일이다 보니 해석이 분분합니다.

조 장관의 자택은 당연히 부인 정경심 교수의 집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의혹의 핵심 인물은 조 장관이라기보다는 사모펀드와 자녀 입시 의혹 전반에 얽힌 정 교수 쪽으로 무게가 실립니다.

다만 서울대 인턴증명서는 조 장관이 근무하던 곳에서 발급된 거로 나오고, 웅동학원 이사 시절 '위장 소송' 등 여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 시민단체와 야당으로부터 여러 차례 고발당한 피고발인 신분인 조 장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혐의점을 두고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정경심 교수 소환 이전에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의혹의 중심에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있습니다.

정 교수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직접 해명을 했군요?

[기자]
네, 정 교수는 오늘 오전에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 올리려던 것을 압수수색 때문에 뒤늦게 올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자신이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이며, 검찰의 소환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검찰발로 나오는 오보에 대해 검찰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자숙하는 자세로 검찰의 소환을 기다리겠다고도 했습니다.

어제 조국 장관도 출근하면서 부인이 병원에서 퇴원했고, 검찰 수사에 당연히 응할 거라고 했습니다.

[앵커]
이제 관심은 정경심 교수를 언제 부르느냐인데요.

언제쯤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어제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야 하는 만큼, 정 교수 소환이 예상보다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미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된 데다 수사가 한 달 가까이 길어지는 상황이라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검찰이 정 교수를 공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르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초에는 정 교수가 검찰청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큽니다.

관건은 정 교수에 이어 현직 법무장관인 조 장관도 소환되느냐인데, 그렇게 된다면 수사의 파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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