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가져 온 변화..."성 의식 개선"

미투 운동이 가져 온 변화..."성 의식 개선"

2019.09.09. 오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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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희정 전 지사의 유죄가 확정된 건 '미투 운동' 이후 바뀐 성 의식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투 운동'의 시작부터 이번 판결의 의미까지, 김우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사]
지난해 초,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 성폭력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대한민국 '미투 운동'의 시작점입니다.

연이은 김지은 씨의 폭로는 가해자가 이른바 386세대의 대표주자이자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였기에 더 큰 충격을 줬습니다.

[안희정 / 前 충남지사 (지난해 8월 14일) :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많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이후 '미투 운동'은 직장인부터 문화예술계, 일선 학교까지 사회 전방위로 확산했습니다.

그동안 권력과 성 차별적 인식에 억눌려 피해 사실조차 공개할 수 없었던 여성들의 절규가 잇따랐습니다.

[신은혜 / 미술작가 : 나의 대답도 듣기 전에 웃옷을 벗었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하여 대답도 못 하고, 멍하니 몇 초간 있었다. 어떻게 이 위기를 모면할까 생각하던 찰나였다.]

사법부도 관련 사건에 '성인지 감수성'을 비중 있게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힘겨웠던 투쟁의 산물이 김지은 씨 폭로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입니다.

여성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미투'의 본질인 '위력'에 대해 처음으로 사법부가 제대로 된 기준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혜선 / 김지은 씨 변호인 : 오늘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우리 현행 법률에서 규정하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추행 등이 명백한 범죄라고 그 답을 주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번 판결을 받아내기까지 피해자가 더 큰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생활을 철저히 검증받아야 했고, 2차 피해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김경숙 /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운영위원 : 여전히 사건 발생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의 정체성을 가지라고 요구하고, 꽃뱀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여성단체들은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아닌 비난을, 피해자에겐 손가락질 대신 위로를 보내야 한다며, 이제 성폭력 판단 기준에서 피해자다움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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