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워지는 日 불매 운동..."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더 뜨거워지는 日 불매 운동..."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2019.08.02. 오후 12: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일본의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대표 매장인 종로 3가점 철수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첫 폐점 사례가 되는데요.

업체 측은 오는 10월 임대 계약 만료로 철수하는 것일 뿐 불매 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애써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항공편은 기존 예약분이 있어서 효과가 좀 늦게 나타나죠.

하지만 한 달을 지나면서 항공사도 일본 노선 감축에 들어갔습니다.

대한항공은 김해-삿포로 노선 운항을 다음 달부터 중단하고요.

일부 노선은 더 작은 항공기로 바꿉니다.

수요가 적은 요일, 시간대 중심이지만 삿포로와 후쿠오카 등 이른바 황금 노선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부터 인천발 삿포로 등 일부 노선을 최소 15석에서 80석까지 줄입니다.

10월까지 줄이고,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고요.

아시아나도 9월 중순부터 일부 노선을 소형 항공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실제 일본 여행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7월 16일에서 30일 사이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249명에 그쳤습니다.

일본 불매운동 직전인 6월 하반기 53만9660명보다 13.4% 줄었습니다.

시민들은 더 자발적으로 일본 불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NO 아베 거리' 가 만들어졌습니다.

본인이나 가족, 회사, 단체 이름으로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건 건데요.

사흘 만에 2백 개가 넘게 걸렸고 해당 지역 상가들은 일본 제품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영자 / 울산 동구 : 일본에 항의하려고 고민하다가 길거리에 현수막을 붙이면 어떨까 해서 SNS에 많은 지인에게 알렸더니 반응이 좋아서 주문을 받아 대신 적어주기도 하고….]

이런 가운데 안타까운 소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광화문 인근에서는 70대가 분신을 시도해 크게 다쳤습니다.

가방에서는 여성 인권 운동가로 활동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가 실린 책자가 발견됐습니다.

일본은 무역 보복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메모도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책자 뚜껑에 크게 글씨를 써놔서…. 단체에 연루돼서 움직이는 정황은 아직까진 전혀….]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70대 남성이 일본대사관으로 돌진하려다 제지당하자 차량에 불을 질러 숨졌습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가족이었습니다.

[정근식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식민지 지배에 대한 완전한 과거 청산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직접적인 경험자들이나 1세대, 2세대들한테는 강력한 반일 (감정이)….]

광화문 분신 남성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쾌유를 기원합니다.

일본 제품, 그리고 일본 자본이 소유한 제품을 불매하는 건 시민들의 선택이고 자유죠.

다만 극단적인 선택은 더는 안 됩니다.

"가슴은 뜨겁게, 다만 머리는 냉철하게"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