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하고 도로 덮친 건물 잔해...반지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 참변

'쾅'하고 도로 덮친 건물 잔해...반지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 참변

2019.07.05.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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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오윤성 /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손정혜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외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그리고 손정혜 변호사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첫 번째 주제어 확인해 보시죠. 어제 오후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며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쳤습니다. 이 때문에 승용차 석 대가 건물 잔해에 깔리면서 탑승자 4명이 함께 매몰됐다가 구조됐는데 결국은 1명이 안타깝게 숨지고 말았습니다. 먼저 사고 당시 화면 그리고 구조 관계자 얘기부터 듣고 오겠습니다.

[사고 목격자 : 쿠루루 쿵 하더니 다 무너졌어요. 그게 갑자기. 그리고 막 연기 나고 사람들 깔리고. 거기 차가 깔려서. 1초도 안 걸린 것 같아요.]

[박철우 / 서울 서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18시 33분경에 구조를 완료했고, 18시 35분경에 서초보건소 의사 선생님께서 현장에서 사망으로 판단하셨습니다.]

[앵커]
어제 오후 2시 20분에 발생한 사고입니다. 잠원동 5층 건물이 철거 중에 붕괴되면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숨진 1명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상당히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예비신부라고 하죠.

[오윤성]
참 안타깝습니다. 왜냐하면 어제 오후 2시 23분인데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지상 5층, 지하 1층상가 건물 철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3층 천장이면서 4층 바닥인 가로, 세로 10m에 무게 약 30톤 정도 되는 슬래브가 바로 붕괴가 되면서 인도하고 차도를 덮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인도에는 다행히 사람이 지나가지 않아서 다른 사상자가 없었고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차량 4대가 깔렸는데요. 그 4대 중에서 인도 쪽 앞쪽에 있던 회색 아반떼 승용차 안에 아까 말씀하셨던 내년 2월에 결혼을 하기로 돼 있는 예비부부가 타고 있었어요. 그런데 예비 신랑은 운전자 측에 있으니까 약간 인도에서 떨어져 있고 그리고 예비 신부는 조수석에 있었으니까 더 가까웠겠죠. 그래서 예비 신랑 같은 경우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약 3시간 정도 지나서 구조가 됐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또 30분 뒤에 조수석에서 구조가 됐던 예비신부 같은 경우는 안타깝게도 이미 사망을 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앵커]
어제 오후에 이 뉴스를 접하고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텐데 결국은 또 안타깝게 사망자까지 발생해서 더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저희도 속보로 전해 드렸는데 그 이후에 구조가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손정혜]
한 4시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그 붕괴 직후에 피해 여성께서 살려달라, 이렇게 구조의 목소리도 냈고 주변 시민들이 달려들어서 구조를 하려고 했는데 전신주도 같이 무너지면서 불꽃이 튀어서 굉장히 현장이 혼잡했다고 보이고요.

[앵커]
위험한 상황이었죠.

[손정혜]
그 구조대원들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있는 굴삭기를 이용해서 구조를 하려고 했는데 추가 붕괴의 위험성 때문에 즉각적인 구조가 굉장히 현장에서 어려웠다. 더군다나 무너진 톤수가 30톤이니 아무리 신속한 구조를 하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고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무너진 건물 잔해 그리고 전신주 3개가 차량들을 덮친 상황이었다고 하고요. 이 때문에 잠원동 일대가 또정전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수시간 동안 교통통제가 이뤄졌고요. 정전 피해도 발생한 상황이었고 전력은 오후 7시에 복구가 됐다고 하는데 구조 작업도 현장의 참혹함 때문에 더딘 것이 피해를 또 많이 확산시킨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지금 저희가 사고 당시장면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보면 철근도 상당히 많이 얽혀 있고 콘크리트 더미도 많고요. 그리고 먼지도 자욱하게 흩날리는 걸보면 이 당시 상황이 상당히 어수선하고 주변이 위험했다라고 충분히 저희가 알 수 있는 그런 화면입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가 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 이 건물이 그러면 철거 중이었는데 왜 이렇게 와르르 무너졌을까, 그 부분이 상당히 의문이거든요.

[오윤성]
이 건물 자체는 1996년도 10월에 준공이 됐어요. 그래서 지난 10월에 131억에 팔려서 새롭게 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지난달 29일에 철거가 시작이 됐어요. 그리고 이번에 10일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니까 앞으로 한 5일 정도만 있으면 완료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철거 작업을 하게 되면 무게중심이 잘못돼가지고 붕괴되거나 와해될 수 있는 가능성이 늘 존재를 하고 있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건물 철거 작업을 하게 된다면 무너지는 것에 대비를 해서 그와 관련해서 주변 인도라든가 도로를 덮치지 않도록 주변에 방지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제가 정확한 것은 좀 더 조사가 이뤄져봐야 알겠습니다마는 지금 적어도 구조물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지금 현재 저것만 보게 된다면 그 옆으로 쓸어내릴 수 있는 그 상황에서 뭔가 구조물 설치가 제대로 설치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저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면 그야말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앵커]
지금 이 화면을 보면 가림막이 설치가 돼 있습니다마는 이게 콘크리트 건물을 견딜 수 있는 그런 무게는 전혀 아닌 상황인 거죠?

[오윤성]
그러니까 우리가 거미줄에 방구 동여맨다고 해서 그냥 가림막만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저기에서는 저런 가림막이 아니라 방지를, 즉 무너지는 그 쏠림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물 설치를 어떤 규정에 의해서 설치가 돼 있는가라고 하는 것과 연관돼서 글쎄요, 지금 제가 볼 때는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저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 사고 원인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봐야 되는 그런 작업이 남아 있기는 한데그런데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 이 사고가 인재다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최창식 /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 철거 해체 과정을 잘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벽이라든지 바깥으로 쏟아진 부분은 철거 해체의 아주 기본을 지키지 않았던 부분인 것 같고요.]

[앵커]
앞서 오 교수님께서 제대로 설치가 안 됐던 것 같다고 얘기해 주셨는데 이런 철거 작업을 할 때는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특히 이 건물 같은 경우에는 서울 도심에 있고 도로변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게 혹시라도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손정혜]
건물을 철거할 때 현재 건축법에 따르면 신고제로 운영이 되게 되어 있어서 일단 서울시에서는 조례로써 사전심의제 그리고 상주감리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초구청이 이런 철거 계획서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신고하고 심의 요청을 했는데 처음에 1차적인 계획에는 굉장히 부적합하다 이런 판단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 문서를 보면 여러 가지 절차 문제에 있어서 부적합한 부분이 있어서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2차로 재심의해서 철거 작업에 대해서 승인하는 절차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때 계획서에 쓴 대로 안전기준, 안전규정 이런 것들을 지켰는지가 지금 이 사건이 인재인지 여부 관련해서 핵심적인 사항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더군다나 철거 계획을 세웠지만 그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도 서초구청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결국은 철거 과정에서 따르는 여러 가지 각종 규정과 기준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미이행했다고 해서 이것이 붕괴됐다고 한다면 이것은 명확한 인재 사고고 업무상 과실치상의 혐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건물이 사실 순식간에 와르르, 10초 만에 무너져 내렸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도 이미 징후가 있었다라는 목격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오윤성]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도 먼지가 많이 날려서 코를 막고 뛰어가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하고요. 또 주변에 있는 주민들 같은 경우는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고 이 건물이 약간 배불뚝이같이 휘어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건 뭔가 하중이 중력에 의해서 위에서 작용을 해서 그 안에 있는 철근이라든가 여러 가지 콘크리트 구조물 같은 것이 버티지 못한다라고 하는 일종의 증거로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쪽 관계 당국에서는 별다른 위험 징후가 신고된 적이 없다. 그리고 기존 위험 관련 민원 접수된 것도 확인이 된 것이 없다. 또 철거 과정에서 무너졌기 때문에 이 건물 자체가 위험 건물로 등록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가 산업재해와 연관돼서 주로 많이 인용을 하는 것이 하인리히 법칙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1개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29개의 중간 사고. 그리고 300개의 아주 사소한 여러 가지 징후들이 나타난다라고 하는 것이 하인리히 법칙인데, 이런 여러 가지 징후들이 충분히 감지가 된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좀 주목을 하고 싶은 것이 서초구청에 있는 도시관리국장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셨냐 하면 철거 심의를 통해서 1차에서는 철거 작업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철거 심의를 통해서 철거 절차와 방법을 제대로 지정을 했는데 철거 업체가 그대로 이행을 했는가는 지금 확인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죠.

[앵커]
이제 와서.

[오윤성]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바로 철거 작업 부적합 판정은 계획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철거 작업 적합 판정을 내린 것도 계획 부분에 있어서 적합하다고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계획을 제대로 시행했는가 하는 것이 점검이 됐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측면에서 이 사건은 인재가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앵커]
철거 완료가 오는 10일이 예정일이었다면 사실 철거 완료까지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철저하게 살펴봤어야 되는데 지금에 와서 사고가 나고 나니까 이걸 들여다봐야 된다는 게 너무 뒤늦은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손정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고요. 특히 여기 감리를 하고 있는 감리인이 제대로 관리감독을 했는지 여부도 형사처벌 유무와 관련해서 조사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세 가지입니다. 건물 자체가 부실시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거 작업에 안정규정을 지켰더라도 와르르 무너지는 부실시공의 건물이었을 개연성도 있고요. 두 번째는 철거 과정에서 안전관리 규정을 미이행해서 이렇게 여러 가지 인명 피해를 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책임이 있는 감리인과 그리고 서초구청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근본적으로는 건축법이 미비한 점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까지는 신고제로 운영하고 있고요. 법률이 허가제로 개정이 돼서 5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이 있는데 현행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상도동 유치원 건물이 지하로 붕괴되고 그리고 2017년에도 숙박업소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철거 현장에 대한 갖가지 안전사고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엄격한 규제를 해야 되고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도록 허가제로 운영해야 되고 이 안전관리 관련한 감독인이 상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개편이 이뤄져야 된다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 아직도 이것이 제대로 제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는 부분에 문제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서울시에서도 안전대책에 대해 후속 대책을 세우겠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땜질식의 방식은 지금은 늦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한 잠원동 붕괴사고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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