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성급한 관로 전환이 원인"

인천 붉은 수돗물..."성급한 관로 전환이 원인"

2019.06.18.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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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붉은 수돗물은 정수장을 바꿔 수돗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수도관에서 녹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천천히 수압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성급하게 관로를 바꾼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환경부 조사결과,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황선욱 기자!

어제 인천시 발표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인천시가 급하게 관로를 바꾼 것이 원인이군요?

[기자]
붉은 수돗물이 나온 지역은 평소 공촌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공촌 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 취수장이 전기점검으로 가동을 중지하자 단수를 막기 위해 부근의 수산 정수장, 남동 정수장 물을 공촌 정수장으로 대체 공급하는 수계전환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을 두고 충분히 배수를 해서 수도관로에 붙어있던 녹물 등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런 작업을 하지 않고 갑자기 수압을 높이는 바람에 관로의 이물질이 떨어져 나온 겁니다.

인천시의 무리한 관로 변경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게 환경부 조사결과입니다.

상수도 공사 표준 시방서에는 관로를 바꿀 때 물을 빼는 밸브를 서서히 작동해 유속 변화로 녹물이나 관로 내부의 물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인천시는 관로를 변경하면서 밸브만 열었을 뿐 밸브 조작과 수압에 따라 수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앵커]
또 하나 궁금한 점은 오늘이 벌써 20일째인데 이렇게 장기화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먼저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측정하는 탁도계가 고장 난 것이 원인입니다.

붉은 물이 나오는데도 탁도계가 고장 난 줄 모르고 수질은 이상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어처구니없는 일인데 정부 원인조사단이 점검과정에서 확인하고 통보할 때까지 인천시는 열흘 이상 지나도록 고장 사실을 몰랐습니다.

또 하나 이유는 배수작업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점입니다.

낮은 지역에 있는 배수지점을 확인해 관로에 있는 물을 빼야 하는데 관망의 높낮이를 표시한 단면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배수지점을 확인하기 어렵고 소화전 위주로만 방류하는 바람에 체계적인 방류가 지연됐습니다.

[앵커]
수질 조사 결과는 어떻습니까 수돗물은 마셔도 괜찮은 건가요?

[기자]
결론은 마시는 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겁니다.

환경부는 정부 원인조사단의 필터 성분 분석 결과 착색을 일으키는 알루미늄, 망간 등이 일정 비율 검출됐지만 수질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수기나 필터로 한번 거른 물은 마셔도 되지만 수질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마실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부는 이는 관로 노후화로 인한 물질이라기 보다 관로 아래쪽의 물 때 성분이 유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빨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여간 크지 않을 텐데요, 현재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천시교육청 집계를 보면 어제 오후 기준 붉은 수돗물 피해학교는 서구·영종도·강화군 내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 15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수를 구입해 급식을 만드는 학교가 118곳으로 가장 많고 급수차를 지원받아 배식하는 학교는 14곳입니다.

외부 위탁 급식을 하는 학교는 8곳, 자체 조리를 하지 않고 대체급식 중인 학교는 11곳으로 사태 초기인 지난 4일의 66곳보다 대폭 줄었습니다.

또 이번 사태로 인천에서 제기된 민원은 2만2천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인천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 정수사업소장을 오늘 직위 해제했습니다.

인천시는 22일부터 배수 순서를 정해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하고, 늦어도 29일까지 수돗물을 정상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YTN 황선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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