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이 놀이방에 남긴 방문 기록, 수상한 아이의 이름

고유정이 놀이방에 남긴 방문 기록, 수상한 아이의 이름

2019.06.18.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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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의 범행 전후 행동들이 조금씩 확인되면서 그녀의 범행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유정은 전 남편 강 씨를 살해하기 전 제주도에 도착해 아들을 데리고 놀이방에 갔는데요.

이때 방문 기록에 남긴 아이의 이름이 이상합니다.

강 씨인 아들의 이름을 현 남편의 성인 H로 적었던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과 본인이 사랑하는 남자와 그리고 본인의 피붙이 이렇게 세 사람을 고유정은 본인 가족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는 것을 시사하는 문서로 보이네요.]

고유정의 현 남편은 범행 뒤 고 씨의 행동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있는데요.

남편 H 씨는 고유정이 강 씨를 살해하고 돌아온 날 함께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는 등 데이트를 즐겼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 씨가 강 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면서 조작된 문자를 보여주는 등 정말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고유정의 행적 중 특이한 부분은 의붓아들 사망 사건 시기에도 발견됩니다. 의붓아들이 숨진 날 고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린이를 위한 행사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보니 4살 A 군이 숨진 당일 고 씨가 아이들을 위해 솜사탕을 만들고 바자회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댓글로 제안을 남겼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만 하루를 넘기기도 전에 A 군은 숨진 채 발견됩니다. 경찰은 이 글과 A 군의 죽음에 연관성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손정혜 / 변호사 (뉴스 940) : 만약에 의붓아들이 사망한 것에 고유정이 관련성이 있다면 이 또한 어떻게 보면 내가 아들을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계획적 범죄로도 읽힐 수 있는 부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 죽음의 원인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망 직전 10시간 전에 왜 이런 댓글을 썼는지에 대한 동기도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현 남편 H 씨와 경찰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H 씨는 아들 A 군이 숨졌을 당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언론과 인터뷰했는데요.

경찰은 숨진 A 군의 입 주변에 소량의 혈흔은 있었지만, 심폐소생술에서 나타나는 갈비뼈 골절이나 흉부 압박 흔적은 부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H 씨의 인터뷰를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이 아버지가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진술의 문서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 측이 주장한 A 군의 입 주변에 소량의 혈흔이라는 부분도 주장이 엇갈립니다. 당시 현장 사진은 아이 얼굴 크기의 다량의 혈흔이 이불에 남아 있어 소량으로 볼 수 있는지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의붓아들 사건 외에 강 씨가 숨진 직후 경찰 초동 대처에 대해서는 이미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정태원 / 변호사 (뉴스와이드, 지난 16일) : 남동생이 경찰에 신고했어요. 아무래도 형이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경찰이 현장에 와서 둘러보고 그냥 돌아가버렸어요. CCTV 있는데 이건 그냥 모양만 있는, 실제 작동이 안 되는 거라 돌아가 버렸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 날 고유정이 피해자의 시신을 싣고 제주도에서 완도로 가는 배 안에서 버리거든요, 시신을. 29일 동생이 또 가서 주위에 10m 떨어져 있는 주택가에 CCTV 있는 걸 보고 그걸 또 확보해서 경찰에 줬어요.]

경찰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범행 현장에서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경찰이 고유정을 긴급체포하며 졸피뎀 약봉지를 압수물품에서 빠트리고 뒤늦게 조사해 남편 H씨가 찾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살해 정황을 밝힐 결정적 증거를 놓칠 뻔한 것입니다.

H 씨와의 진실공방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사건 관련 경찰의 수사가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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