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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없는 기자회견...박상기 '나홀로 브리핑' 이유는?
Posted : 2019-06-1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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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가 18개월 동안 활동을 마무리하며 주무장관인 박상기 법무장관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였는데요.

회견에 나선 박 장관이 질문을 받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취재진이 철수한 텅 빈 브리핑실에서 홀로 회견을 강행하는 파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제 법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권남기 기자!

박상기 장관이 질문을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기자들이 브리핑실을 나갔다는데, 일단 어제(12일) 일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법무부는 어제 오후 2시 반 박상기 장관의 브리핑을 예고했습니다.

과거사위원회 등 18개월 동안 과거사 진상 조사 활동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이었는데요.

브리핑을 1시간 반 정도 앞둔 오후 1시쯤 법무부와 기자단이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에 장관이 질문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걸 확인해 달라는 질문이 올라옵니다.

이에 법무부는 5분 뒤 추가 공지라며 기자단과 대화방에 장관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데요.

당황한 기자들이 질문을 받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끝내 거부했습니다.

브리핑에 대한 보도가 일방적인 입장만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 끝에 기자들은 기자회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질문도 하지 못하는 기자회견에 기자들이 앉아만 있다가 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기자들이 없는 기자회견이 된 셈인데, 박상기 장관은 브리핑을 강행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를 포함한 취재진도 현장에서 브리핑 생중계를 준비하다가 다시 나왔는데요.

박 장관은 말없이 브리핑실을 들어가 텅 빈 공간을 향해 인사한 뒤 준비했던 A4 8장 분량의 발표 원고를 낭독하며 브리핑을 강행했습니다.

낭독을 마친 뒤에는 다시 말없이 나왔습니다.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장면들입니다.

40여 개의 의자가 있는 브리핑실에 3명이 앉아 있었고, 진행은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이 맡았습니다.

[앵커]
앞서 법무부는 대변인에게 질문하면 된다.

이런 답변을 내놨었다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됐던 건가요?

[기자]
답을 위해서는 김학의·장자연 사건 등을 조사한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어떤 조직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사위는 과거 검찰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진실을 은폐하거나 인권을 침해한 사건을 바로 잡자고 현 정부가 처음 만든 조직입니다.

법무부와 박 장관 자신이 출범을 주도했고, 실제 1년 반 동안 조사가 진행됐는데요.

박상기 장관의 지난 3월 발표 내용 잠시 보시죠.

[박상기 / 법무부 장관(지난 3월) : 법무부는 이들 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분명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사 권고 끝에 김학의나 장자연 사건 등의 재수사를 끌어냈고, 일부 사건의 경우 검찰총장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활동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았습니다.

수사 권고 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을 구속했지만 제 식구 봐주기란 빈축을 샀고, 윤지오 씨 거짓 논란에 조사단 내분까지 겹치며 현재는 민·형사 소송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과거사위에 대한 정부 측의 책임 있는 답변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은 발표만 하고 대변인에게 과거사위의 공과에 대해 질문하라는 게 맞는 일인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인 듯합니다.

[앵커]
보기 드문 경우인데,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이렇게 질문을 끝까지 거부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단 과거사위원회와 조사단 관련 논란이 워낙 많았던 만큼, 이에 대한 대답을 피하려고 몸을 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김학의나 장자연 사건 등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때문에 장관 입장에서는 잠깐의 굴욕을 참고 브리핑을 넘긴 것이 오히려 다행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사실 사전에 배포된 과거사위 진상조사 활동 종료에 대한 보도자료에는 이렇다 할 새로운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정대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면 최근의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관련 질문들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장관이 해당 문제로 검찰총장과 파열음을 냈던 만큼, 또다시 나서 공개적인 발언을 하기를 꺼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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