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의 상징'서 열린 6·10 항쟁 기념식

'고문의 상징'서 열린 6·10 항쟁 기념식

2019.06.10. 오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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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사정권 시절 끔찍한 폭력과 고문이 자행됐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6·10 민주항쟁 열사들을 기리는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32년 전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함성을 기억하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김다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87년 6월 10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은 광장에서 장렬하게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싸웠습니다.

32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 독재정권의 상징과도 같았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렸습니다.

고문 희생자들과 가족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박종부 / 고 박종철 열사 형 : 아버지께서는 90년대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남영동 대공분실 이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 어떤 때는 홀로 싸우시고 눈물도 많이 흘리셨습니다.]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민주화 운동 인사와 독립유공자 후손, 유가족 등 4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최연석 / 고문 피해자 : 헌법 제12조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고문 피해자를) 구제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입니다.]

32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졌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꿈꿨습니다.

[김미숙 / 고 김용균 씨 어머니 : 다시는 제2, 제3의 용균이가 나와서는 안 됩니다.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는 법 제도를 만들어주십시오.]

사회를 맡은 서지현 검사는 성폭력과 직장 갑질을 꼬집었습니다.

[서지현 / 검사 : 힘과 권력, 재산이 없는 약자들도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세상이 민주주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도 아픈 역사를 반추하며 광장 민주주의가 더 크게 꽃피우기를 기대했습니다.

[박하늘 / 서울 신내동 : 은폐되지 않고 우리가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잘 돼 있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마다 32년 전의 값진 희생에 감사하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긴 하루였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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