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했어요"...관공서가 더 모르는 조기 게양

"깜빡했어요"...관공서가 더 모르는 조기 게양

2019.06.06.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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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경일이 되면 태극기를 달아 그날의 뜻을 되새기는데, 특히 현충일에는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기를 답니다.

그런데 국가보훈처를 포함해 여러 관공서가 조기 게양을 지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현충일 아침 국가보훈처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게시물에 태극기 수십 장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태극기가 깃봉의 윗부분에 걸린, '일반 방식'으로 게양돼 있습니다.

기쁜 날에 쓰이는 태극기 게양 방식을 추모하는 게시물에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김성겸 / 경기도 이천시 : (학교에서도) 조기를 걸어야 한다고 배웠는데도 정작 이런 걸 지켜야 할 보훈처에서 지키지 않은 건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훈처는 태극기가 "현충일이 아닌 대한민국을 상징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세심한 대처가 아쉬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김정수 / 서울 목동 : 우리나라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을 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신경을 써주는 기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사례는 보훈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육아지원센터, 대전지방법원의 한 등기소, 고용노동부 지역 지청, 충남 보령의 여러 주민센터에서도 조기 게양을 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조기 미게양 A 관공서 관계자 : 아침에 깜빡했어요. 생각해보니까 바꿔야 할 거 같아서 얼른 바꿨어요.]

서울 시내 경찰서 곳곳도 조기 게양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조기를 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곳도 있었습니다.

[조기 미게양 B 관공서 관계자 : (오늘 조기 안 다시지 않으셨나요?) 확인이 안 되는데요. 따로 담당자가 어느 분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조기 미게양 C 관공서 관계자 : (조기가 안 걸려있는 거 같은데 이유가 있으실까요?) 저희요? (네.) 아…. 잠깐만요. 얼른 확인해서 할게요.]

강원도 강릉 경포대 부근 도로에서도 조기 게양을 하지 않은 태극기가 여럿 있었고, 민간 박물관에서도 평소처럼 일반 게양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얼굴 격인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관도 조기 게양을 하지 않아 빈축을 샀습니다.

반면 태극기를 건 가정집에서는 대부분 조기 게양을 해 대비를 이뤘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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