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급 수사단 꾸렸지만...6년 만에 재수사 '한계'도 분명

특검급 수사단 꾸렸지만...6년 만에 재수사 '한계'도 분명

2019.06.05. 오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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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성범죄 혐의를 비롯해 모든 의혹이 말끔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특검급의 대규모 수사단을 투입해도 6년 전 불거진 사건을 세 번째 수사에 나서며 한계도 명확했다는 지적입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학의 사건 수사단은 검사만 14명, 수사관과 실무진까지 50명 넘는 대규모로 꾸려졌습니다.

[여환섭 / '김학의 사건' 검찰 수사단장 (지난 4월 1일) : 원칙대로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밝혀서 의혹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수사는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 씨 관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두 달 넘게 쉴 틈 없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윤 씨를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하면서도 정작 오랜 기간 여성과 관계를 맺은 김 전 차관이 성범죄 공범인지는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을 수사하던 경찰 간부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 했다는 의혹도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을 한 차례 서면 조사한 검찰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새 정권이 들어선 뒤 단행하는 통상적인 인사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당시 경찰 관계자들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곽 전 수석도 '별장 동영상' 허위보고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가 있었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검찰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윤중천 씨의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과거사위원회는 한 전 총장이 윤 씨로부터 돈을 받고 수사 관련 민원을 들어줬다며 수사를 촉구했는데, 검찰은 윤 씨가 정식 조사에서는 진술을 뒤집었고, 두 사람의 통화 내역 등 구체적인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윤 씨 부부가 옛 내연녀를 간통죄로 무고하는 과정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 모 전 차장검사는 직접 불러 조사했지만, 같은 로펌의 다른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겨 혐의점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을 피하게 됐습니다.

대규모 수사단으로 6년 전 의혹의 전모를 밝힐 거란 기대 속에 두 달 넘게 80명이 넘는 사건 관련자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진술 외에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핵심인물 윤중천 씨가 구속 이후 입을 굳게 다물면서 재수사의 한계도 분명했다는 평가입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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