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장면 웃겨" 순직 해군 조롱...도 넘은 '워마드'

"사고 장면 웃겨" 순직 해군 조롱...도 넘은 '워마드'

2019.05.28.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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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청해부대 입항 환영행사에서 사고로 숨진 고 최종근 하사가 영면에 들었습니다.

최 하사는 지난 24일 진해 해군 기지사령부 부두에서 파병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영함의 행사 도중, 배가 정박할 때 부두와 연결하는 밧줄인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숨졌는데요.

제대를 한 달 남긴 22살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했습니다.

그런데 최 하사의 영결식이 열린 날 남성 혐오 웹사이트인 '워마드'에선 최 하사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최 하사의 영정사진과 사고 당시 장면을 담은 '워마드'의 게시글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희생자를 조롱했고, 댓글도 비슷한 분위기로 달렸습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되었지만, 해군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해군은 공식 페이스북에 "최종근 하사를 떠나보내는 날 워마드에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돼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 해군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이어가는 것일까요?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스 940) : 심리학적으로는. 반격을 하는 거죠. 지금 저렇게 센세이네셜한 일을 일으켜서. 그래서 결국에는 여성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키려고 하는. 일종의 혐오주의를 통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목소리는 여성들의 차별을 지적하는, 왜 이렇게 차별적이냐 하는 것을 지적하는 그런 문제제기라고도 사실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워마드'의 도를 넘는 일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6년 1월 개설된 '워마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남성 알몸 사진 유포에서 시작해, 천주교 성체 훼손, 부산 아동 살해 예고, 청와대 폭발 테러 예고 등으로 각종 논란을 일으켰고, 남성이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사건에는 어김없이 등장해 조롱성 글을 남겼습니다.

강릉 펜션의 가스 누출 사고, 강서구 PC방 사건 당시도 '워마드'는 구설에 올랐습니다.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지난해 10월 24일) : 김칫국이나 김치통, 김칫국물을 피해자가 흘린 혈흔에 비유하고 낄낄거리고, 그다음에 정말 방송이기 때문에 차마 옮기지 못하는 그런 걸로 했는데.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그리고 더군다나 범죄 피해자에 대한,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거든요. 결코 이게 젠더 논쟁으로 입각해서 이런 형태의 희화화하는 이런 부분들은 사실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측면보다는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전문가들은 '여성 혐오, 여성 차별'에 대한 저항의 일환으로 시작된 '워마드'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여성 혐오에 대한 반발과 대응으로, 남성에게 보내던 조롱이 장애인과 범죄 피해자인 소수자를 향하고 있어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도를 넘은 '워마드'의 말과 글에 상처 입은 사람들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관련 기관의 대응도 점차 수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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