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통에서 녹가루가...업체는 황당 해명 "쉽게 녹슬어"

분유통에서 녹가루가...업체는 황당 해명 "쉽게 녹슬어"

2019.05.07.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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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유명 업체 분유를 먹은 갓난 아기가 응급실에 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분유통 뚜껑 쪽에 녹이 슬어있었는데요.

업체 측은 제조 공정 문제는 절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대겸 기자!

분유통에서 나온 녹가루가 분유에 섞이면서 아기가 탈이 났다는 건가요?

[기자]
24살 강 모 씨는 지난 2월 말 대형마트에서 한 유명 업체 분유를 샀는데요.

기존에 있던 분유를 다 먹인 뒤에 3월 초에 새로 산 분유를 뜯어서 아기한테 먹였다고 합니다.

당시 생후 30일을 갓 지난 딸에게 먹일 분유이다 보니, 굉장히 신중하게 고르고 골랐는데, 이 분유를 먹은 지 이틀 만에 아기가 탈이 난 겁니다.

평소 건강하던 아기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자, 응급실에 이어 입원까지 하게 됐는데, 대학병원에서는 위장염과 결장염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앵커]
영문을 몰랐을 거 같은데 강 씨가 뒤늦게 분유통에서 녹가루를 발견했다고요?

[기자]
병원을 가도 사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분유를 먹은 이후 아기가 아팠으니, 강 씨는 설마 하는 마음에 분유통을 살펴봤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유통 입구 쪽에서 녹가루를 발견하게 됐는데, 안전캡 주위로 황토색 녹가루가 꽤 번져 나온 상태였다고 합니다.

놀란 마음에 안전캡을 아예 다 뜯어냈더니 캡 아래로는 이미 녹가루가 가득 번진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아기가 얼마나 먹었을지 알 수 없어 더 불안했다고 합니다.

[앵커]
녹가루면 눈에 잘 보이지 않았을까요.

모르고 먹였다는 게 언뜻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요?

[기자]
제보를 받았을 당시에 저희 취재진도 그 부분이 의문점이긴 했습니다.

분유통에 이미 녹이 슬어 있었다면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건데요.

해당 분유통을 직접 보니 의문이 해소됐습니다.

분유통 입구 쪽에 안전캡이 있는데요.

이 안전캡 색깔이 하필이면 황토색이었던 겁니다.

녹이 생긴 지점이 안전캡 아래이다 보니, 처음에는 더 알기 어려웠을 거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녹이 번져 나왔을 때에도 황토색 안전캡 주위로 생기다 보니, 녹가루를 발견하지 못했던 겁니다.

또 아기가 먹는 분유통에서 녹가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의심조차 못 했다는 게 강 씨 측 주장입니다.

[앵커]
일단 녹가루가 있었다는 것 자체는 업체도 인정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업체 측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분유통이 녹슬어 녹가루가 생겼다는 사실은 업체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녹이 왜 슬었는지에 대해서는 강 씨와 업체 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데요.

업체 측은 제조 공정에 문제는 전혀 없다며, 소비자 보관 부주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습기를 튼 상황에서, 젖은 분유 스푼을 분유통 거치대에 둬서 녹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실제로 업체 측은 YTN 취재진에게 관련 실험 결과를 보내왔습니다.

가습기 가동을 전제해 습도를 60%로 설정한 뒤, 분유통 상단에 물 5ml를 뿌려둔 채 뒀더니 3일이 지나자 녹이 슬었다는 겁니다.

이에 강 씨 측은 집에 가습기도 없는 데다, 분유 스푼을 거치대에 걸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원인이 어떻다고 저희가 지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쉽게 녹스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요?

[기자]
현재로써는 제조 공정 혹은 유통 단계 문제인지 보관상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업체 측이 말한 대로 분유통이 쉽게 녹슨다면 이 부분도 조금 황당한데요.

일반적으로 아기 키우는 집에서 대부분 가습기를 사용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쉽게 녹슨다면 해당 제품도 개선해야겠죠.

이 같은 YTN 취재진 지적에 대해 업체 측은 자사 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입니다.

이에 식약처는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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