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삼성에피스 직원 자택서 '공용서버' 확보...'조직적 증거인멸'

단독 檢, 삼성에피스 직원 자택서 '공용서버' 확보...'조직적 증거인멸'

2019.05.05.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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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빼돌린 회사 공용서버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이 서버를 직원 개인의 자택에서 발견했는데, 지난해 윗선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드러난 결정적 증거인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밝히는 핵심 물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신지원 기자!

검찰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용량 서버를 확보했는데, 어디서 찾아낸 겁니까?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3일 새벽, 수도권 자택에 머무르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자택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재경팀에서 사용하던 회사 '공용서버'가 통째로 발견됐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중요 문서를 작업하거나 저장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그룹웨어'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용량 서버입니다.

콜옵션이나 상장에 관한 자료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천억 원대 분식회계 의혹과 고의성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회사 자산'인 컴퓨터 공용서버가 어떻게 팀장급인 직원 개인의 집에 보관되고 있었는지, 그 배경도 주목되는데요.

검찰은 회사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해당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앵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인데, 이 직원은 언제부터 회사 공용서버를 집에 보관해온 겁니까?

[기자]
검찰은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5~6월쯤, A 씨가 윗선의 지시에 따라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택에 숨겨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가 금융감독원 회계감리를 받은 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 무렵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회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은 지난달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는데요.

구속된 간부들은 그동안 개인적인 판단으로 한 행동이었다며, 그룹 차원의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개별 기기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공용서버'까지 은닉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검찰이 확보한 공용서버에서 앞으로 어떤 자료가 나오느냐에 따라 윗선 개입 여부가 드러나겠군요?

[기자]
검찰은 이번에 발견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재경팀 공용서버를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원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아니라 공용 망이 담긴 서버이기 때문에, 콜옵션이나 상장에 관한 회계 자료가 있을 것으로 보고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습니다.

검찰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과정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 측이 채권평가사 측에도 접근해 원하는 대로 '콜옵션 평가가 어려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주도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JY'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뜻하는 'VIP' 등을 검색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자료를 삭제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이런 증거인멸 과정에 삼성 미래전략실의 후신 격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임원이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검찰은 그룹 차원에서 증거인멸에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 TF 백 모 상무 등 윗선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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