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왜 이렇게 많나" 발언했다 사과

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왜 이렇게 많나" 발언했다 사과

2019.04.04. 오후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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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왜 이렇게 많나" 발언했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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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동호 부산시의원이 "환경미화원 연봉이 왜 이렇게 많냐"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26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276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나왔다. 부산시 남항 관리사업소에서 18년 동안 일한 환경미화원의 연봉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보통 환경미화원이라고 하면 열악한 급여를 받고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일하는 사회적 약자로 인식된다"라며 "환경미화원이 대학을 졸업해야 하거나 치열한 시험을 치르고 경쟁을 뚫고 들어오는 일은 과거에 거의 없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환경미화원은 다 알음알음 들어오고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필요 없는 업종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8년 동안 근무한 환경미화원 한 분의 퇴직금이 월급이 542만 4천 원이고 연봉으로는 6500만 원"이라며 "똑같이 근무한 공무원보다 더 많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환경미화원이 백몇십 만원 받는 줄 알았는데, 연봉 6500만 원을 받는다고 해서 조금 놀랐다"라며 "왜 이렇게 환경미화원의 연봉이 올라갔나, 우리 시의원보다도 월 100만 원이 많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환경미화원은) 대학을 졸업하고, 경쟁을 뚫고 들어오는 다른 공무원들과 입사 조건이 다르다"라며 "무기계약직은 책임감이 없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18년을 근무한 환경미화원의 퇴직금이 2억 원이 넘는다면서 "로또 인사고 로또 자리이자 신의 직장이다. 더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며 "부산시에 있는 1300여 명의 환경미화원이 있기 때문에 환경미화원 계약을 전면 개정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부산시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왜 이렇게 많나" 발언했다 사과

이 의원의 발언은 환경미화원들과 공무직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 의원이 제시한 연봉은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실제 18년 차 환경미화원의 월 급여는 500만 원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부산시 자치단체 노동조합 시청지부 지부장이라고 밝힌 송 모 씨는 부산시의회 이 의원 게시판에 "18년을 근무한 직원 월급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분은 퇴직금을 중간에 정산을 한 번 하셨고 근무 연수는 20년이 훌쩍 넘어 오랜 세월 본인의 소임을 다한 조합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씨는 "의원님이 제시한 월 급여 540여만 원은 지난 2월 지급된 성과 상여금이 합산된 금액이고, 월 실지급액은 400만 원 전후"라며 "30여 년을 길에서 평생 주6일 밤낮, 주말 없이 새벽 근무를 하는 환경미화원분들이 그렇게 세금을 축내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보이시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블로그와 밴드에는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의원이 전국 환경미화원 공무직과 그의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왜 이렇게 많나" 발언했다 사과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환경미화원의 퇴직금과 임금에 대한 질의내용 중 질문 취지와 달리 환경미화원과 공무직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으로 많은 환경미화원과 공무직 가족들에게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대변한다는 의정활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으나 의욕이 너무 과해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반성하겠다"라며 "열심히 응원하면서 살아가겠다"라고 사죄했다. 아울러 예결위에서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부산시의회, 이동호 의원 홈페이지, 이동호 의원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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