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등졌던 토착민들...'농업기업가'로 거듭나다

문명 등졌던 토착민들...'농업기업가'로 거듭나다

2019.03.23. 오전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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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이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가 진행 중인 공적개발원조사업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첫 순서는 필리핀 파나이 섬의 열악한 산간지역에서 소득도 없이 힘들게 살아가던 토착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일환인 농촌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농업기업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다시 차량으로 비포장도로를 두 시간 가까이 달려야 도착하는 파나이 섬의 산간지역 알리모디안.

토착민들이 해발 700m 고지대에 작은 마을을 이뤄 살고 있습니다.

자급자족 수준의 농사를 빼고는 경제활동이 없어 제대로 된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주거환경 역시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낡고 오래된 지붕으로 덮인 집들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태풍 같은 자연재해나 산사태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리고 안쪽에 있는 화장실을 보면 천막으로 덮어둔 수준이라 위생문제 역시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 문명을 등지고 살던 그들의 삶에 변화가 온 건 지난 2015년.

농촌 개발을 위한 코이카의 공적개발원조, ODA 사업이 시작된 겁니다.

[로헬리오 까굿 / 필리핀 토착민 : 처음에는 코이카가 이 지역에 무엇을 하러 온 건지 전혀 목적을 몰랐었습니다.]

사업의 첫 단계로 식수개발과 주택 수리 등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이어 기술 지원을 통해 콜리플라워 등 수익이 큰 작물을 기르기 시작했고, 생산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대니 칼리바라 / 필리핀 토착민 : 늘어난 소득은 자녀를 교육하고, 또 낡은 집을 고치고,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사는 데에 쓰고 있습니다.]

4년에 걸친 사업의 마지막 단계는 땀 흘려 기른 농산물을 도심으로 원활히 유통하도록 돕는 것.

파나이 섬 10개 지역에 집하장이 세워졌고,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도 말끔히 정비됐습니다.

도움을 받은 주민의 숫자는 토착민을 포함해 모두 2만 명이 넘습니다.

[ 엠마누엘 피뇰 / 필리핀 농업부장관 : 이 사업은 현대적인 농업 개념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농민들은 상품을 홍보하고, 더 생산적으로 일해 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사람과 평화, 번영을 기치로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진행 중인 ODA 사업.

이를 통해 오지에서 사회와 동떨어져 살던 토착민들은 지역경제를 이끌 농업기업가들로 거듭났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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