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상화원에서 있었던 일'...안희정 사건의 핵심일까?

'그날 상화원에서 있었던 일'...안희정 사건의 핵심일까?

2019.02.15.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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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가 SNS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면서 사건이 다시 집중 조명받고 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아내 민 씨는 이번 사건이 '미투'가 아닌 불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 씨는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과 자녀들이라고 밝히며 김지은 씨가 적극적으로 남편을 유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2심에서 김 씨의 진술을 믿어준 '상화원 사건'에 대해 당시 방의 구조와 목격 사실을 들어 재판부의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민주원 씨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사건은 2017년 충남 보령의 '상화원' 리조트에서 안 전 지사 부부가 중국 대사를 접견할 때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로 돌아가 볼까요?

[김광삼 / 변호사 (어제, 뉴스 나이트) : 상화원에서 그날 행사가 있었어요. 시작은 17년 8월인데 그래서 민주원 씨하고 안희정 전 지사하고 잠을 자고 있는데 거기에 김지은 씨가 들어와서 침대 먼 발치에서 쳐다보고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안희정 씨가 깨서 지은아, 웬일이냐 이런 얘기를 하는 도중에 나갔다고 하는 것이 민주원 씨의 주장이고 사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할 때 이 주장이 받아들여졌어요.

그러니까 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이곳에 와서 바라볼 수 있겠느냐 이렇게 1심에서 결론을 내렸는데,

민주원 씨는 그러면서 당시 '상화원 침실'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사진을 보면 침실과 문의 불투명한 유리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이를 근거로 민주원 씨는 김지은 씨의 진술이 거짓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승원 / 시사 평론가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문을 열면 조금 더 길게 들어와서 오른쪽에 침대가 있는 구조인데 어쨌든 요점만 말씀드리면 방 밖에 있을 경우에 침실 쪽을 바라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김지은 씨의 주장이랑 당시 상황을 묘사하는 주장과 어긋난다는 것인데요. 기본적으로 김지은 씨 같은 경우는 다른 여성과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침실 앞에서 쪼그리고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부인 민 씨의 경우는 김지은 씨가 방에 들어와서 침실 쪽으로 향해서 부부를 보고 있었다고 하며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설명을 서로 하고있는 것입니다.]

같은 날을 두고 민주원 씨와 김지은 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민 씨는 방에 들어와 자신들을 봤다는 것이고, 김 씨는 방 앞에서 잠이 들었다가 불투명 창으로 실루엣을 본 것 같아 1층 자신의 숙소로 내려갔다.

즉, 방에 들어간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1심과 2심의 재판부도 이 부분을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김지은 씨 측은 민 씨의 모든 주장은 이미 재판에서 다뤄졌던 내용이며 2심 재판부는 오히려 방문 상단 부분이 반투명한 점을 고려해 김 씨의 말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 가해자 가족에 의한 이 같은 행위는 2차 가해라며 성토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실제 재판에서도 중요한 요소였을까요?

[손정혜 / 변호사 (뉴스 940) : 전체 성범죄 관련해서 사실 관계 중에 상화원 사건은 사실은 지엽적인 부분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장소에서 성폭력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실제로 성폭력 관련 사실 관계 중에 핵심 사실이 아니라 김지은 씨의 말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정황증거에 불과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2심 재판부는 뭐라고 했냐면 민주원 씨 말만 가지고 이런 사실이 있다라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서로 그런 사실이 있다. 민주원 씨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말만을 가지고 김지은 씨의 말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이런 판단을 했거든요.]

정리하면, '상화원 침실 사건'이 전체 성범죄 사건의 핵심 사안은 아니라고 2심 재판부는 판단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에서는 중요한 주장으로 다룰 수밖에 없겠지요.

이제 대법원의 판단만 남았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장외 공방도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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