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어느 가족의 민주주의, 장준하 100년

[人터view] 어느 가족의 민주주의, 장준하 100년

2018.12.22. 오전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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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고 장준하 선생이 탄생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정희 유신 독재에 맞서 '개헌 청원 백만인 서명 운동'을 이끌던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포천시 약사봉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했습니다.

선생이 돌아가신 후 남겨진 가족들은 서슬 퍼런 독재 정권의 감시와 탄압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아내이자 평생의 동지였던 김희숙 여사는 선생의 사상을 지켜오다 지난 7월 2일 별세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목회 활동 중인 선생의 막내아들 장호준 목사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투표로 심판하자는 광고를 미주 한인 신문 등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기소됐고, 여권 반납 명령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6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호준 목사에게 올해 4월 유죄가 선고됐고, 항소를 제기한 장 목사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임종 사흘 전 고 김희숙 여사는 장호준 목사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불의한 정권에 맞선 의로운 투쟁을 멈추지 말아달라"며 항소심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장호준 목사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인이지만, 앞서가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 의로운 싸움을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고 장준하 선생의 가족들과 수많은 민주 열사들이 커다란 희생을 감내해가며 지켜내고자 했던 고귀한 가치인 민주주의.

2018년 세밑, 고 장준하 선생과 장호준 목사의 대를 이은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기가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통해 '민주'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철우 [shichulwoo@ytn.co.kr]

그래픽: 이지희
자료제공: 장준하기념사업회, 서울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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