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지워지지 않는 이름, 전두환

[취재N팩트] 지워지지 않는 이름, 전두환

2018.11.26.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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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김정아 앵커
■ 출연 : 한동오 / 기획이슈팀 기자

[앵커]
전두환 회고록을 함께 취재한 기획이슈팀 한동오 기자 지금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두환 회고록 기획 취재를 했는데 어떻게 처음에 취재를 하게 된 겁니까?

[기자]
보통 저희 언론에서는 이슈가 터지게 되면 많은 기사를 쏟아내게 마련인데 사실 이게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지나면 좀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앵커]
잊혀지는 경우가 많죠.

[기자]
이 같은 경우도 똑같은데 두 달 전에 광주지법에서 판결이 났는데 지금은 전두환 회고록이 우리 주변에 없을까, 배포 금지된 게 맞을까, 그런 의문에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오늘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올라왔는데 보니까 이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줘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글이 올라왔던데 이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원에서는 이 부분을 고민하고 판결을 했을 거예요. 아마 최종 확정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배포 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인데 한번 법원의 판결 취지를 그래픽으로 보겠습니다. 판결 내용을 보시면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서 표현의 자유를 초과해서 허위사실을 적어놨다, 이렇게 하면서 거짓말이 적혀 있고 그걸 고치거나 예방할 의지도 행위도 없었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배포금지 명령을 내린 거거든요.

그래서 허위사실 유포 때문에 피해자를 두 번 울리게 되니까 출판 배포 금지를 결정한 건데 5.18 재단 관계자의 말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차종수 / 5·18기념재단 조사관 : 전두환 회고록은 5·18 민주화운동 왜곡 총서입니다. 이것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 폄훼하는 (내용으로), 대한민국 재판부에서 확정 판결받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는 구입해서는 안 되고 가지고 있다고 하면 반납, 반품해주시고….]

쉽게 제가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제가 YTN을 다니고 있는데 술 먹고 회사 상사를 들이받았어요. 그런데 그 상사분이 저한테 앙심을 품고 한동오 저 기자는 사장 백 믿고 들어왔다. 구리구리하게 들어왔다 이렇게 말했는데 저는 그냥 듣고 넘겼는데 이분이 나중에 회고록을 낸다고 가정을 하는 거예요. 회사 생활 30년 나의 회사 생활 일대기를 내면서 제 실명을 그 책에다 적고 한동오 기자는.

[앵커]
사장 백으로 들어왔다, 이런 허위 사실을 넣으면 이건 명백히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다 이런 얘기가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법원도 지금 이 회고록에 들어 있는 내용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는 건데 그런데 앞서 기획이슈팀에서 취재한 내용을 보면 국립중앙도서관이라든가 대형 도서관에 이 책이 버젓이 있고 또 빌려준다 이렇게 돼 있지 않습니까? 우리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 이 도서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는 이 책들을 다 모두 거두어들였습니다. 그전까지는 1판과 2판이 있는데요. 1판 같은 경우에는 열람 금지를 했는데 2판은 열람 금지가 된지 몰랐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저도 대출할 수 있었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었고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해 놨었던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시작하고 나니까 이제 부랴부랴 열람제한 조치를 걸고 이 책들을 폐기하겠다고 말한 도서관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YTN 보도 이후에는 대출과 열람이 다 안 되는 이런 상황인 거죠?

[기자]
현재는 모두 다 금지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회고록만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전두환 역사 왜곡 부분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 취재 결과 확인이 됐다면서요?

[기자]
저도 전두환의 흔적을 찾다 보니까 경남 합천에 전두환이 태어난 생가가 있습니다. 이게 거의 유적지나 관광지처럼 보존이 돼 있었는데요. 이 집 안내판에는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수습하는 데 역할을 했고 대통령에 추대됐다는 허위사실이 적혀 있었는데요.

안내판 내용 직접 보겠습니다.

"유능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장교로 두각을 나타냈다.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수습'하는 데 지도적 역량을 발휘했으며 이를 계기로 11대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퇴임하자마자 '정치적 공격'을 받아 4년 넘게 유폐 생활과 옥고를 치렀으나 평화적 정권 이양의 전통을 세워나가기 위한 진통으로 여겨 모든 '어려움을 감내'했다."

[앵커]
지금 전두환 생가 안내판에 저런 글이 적혀 있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졸업한 대구공고라든지 대통령 별장 청남대, 이런 곳에도 혹시 기념물품 같은 것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수요일날 생가를 갔다가 목요일날 대구공고를 직접 갔는데요. 정문을 딱 들어서면 사람 키보다도 훨씬 큰 크기의 표지석이 2개가 있습니다. 전두환이 쓴 휘호를 적은 기념석이고요. 그 안쪽으로 들어가보시면 전두환 기념수, 나무도 있고 기념석도 있고 본관 뒤편으로 보시면 전두환의 호가 일해입니다.

일해정이라고 정자까지 마련이 돼 있는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전두환을 다 미화한다는 것이고 학생들, 대구공고를 다니는 학생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건데 학생들의 말도 한번 직접 들어봤습니다.

[대구공고 학생 : (학교에서는 전두환 좋게 얘기하고 이런 건 없어요?) 있어요. 장점 말하면 전두환 얘기하고 그래요. (어떻게 장점을 얘기해요?) 학교 좋은 점, 취업 잘 되고, 전두환 졸업했고 이런 얘기….]

저런 말 외에도 전두환이 별장을 지은 충북 청남대라고 있습니다. 대학교가 아니라 대통령 별장인데요. 이곳에 가면 전두환 대통령 길이 있습니다. 1.5km 정도 전두환 대통령 길이 있는데 이 길뿐만 아니라 전두환이 테니스를 치는 사진, 정원을 거니는 사진 그리고 마작, 장기말, 전두환이 썼던 이런 신변잡기까지 모두 다 보존이 돼 있는 모습이었고요.

거기 가면 전두환 동상이 커다랗게 있는데 그 밑에 위민위향, 국민을 위하고 고향을 위한다라는 허무맹랑한 말이 적혀 있기도 했고 기념관에 보시면 정론직필, 바르게 논하고 똑바로 쓴다는 글까지 전두환이 직접 쓴 글까지 남아 있어서 전두환과는 어울리지 않는 글들을 대표적으로 보존을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아직도 이런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군요. 그런데 이런 기념물이나 시설들을 보존하려고 하면 돈이 들잖아요. 이게 다 세금으로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예를 들어서 경남 합천에 있는 생가만 해도 1년에 800만 원 듭니다. 이게 모두 다 합천군의 예산이고요. 전두환 대통령길을 만드는 것, 그리고 안내판을 만드는 것 그리고 거기에 있는 길을 만드는 것도 5억이 넘는 세금이 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반면 전두환은 지금 3년째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지방소득세 등 8억 8000만 원을 아직 안 냈습니다. 이게 대통령 예우까지 박탈당한 사람이 세금도 안 내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우리 세금을 들여서 전두환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다는 건 좀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사라지지 않는 전두환의 흔적, 기획이슈팀 한동오 기자와 함께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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