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추락 사건 "다문화 가정 자녀 대상으로 한 폭력"

인천 중학생 추락 사건 "다문화 가정 자녀 대상으로 한 폭력"

2018.11.20.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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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중학생 추락사건 피해자의 패딩을 입은 가해자

또래 중학생들에게 폭행당한 후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인천 중학생 A 군 어머니의 지인 마리아 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에 대해 다문화 가정 아이에 대한 차별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러시아 이주민 커뮤니티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왕따로 인한 폭력 사건에 '다문화 가정'이라는 한국 내 차별이 작동한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아이도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중이다.

마리아 씨는 "가해자 중 한 명은 A군과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라면서 "'피자를 사주면 놀아주겠다'고 이용하는 등 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A 군을 이용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건 부모님들이 애들한테 가르쳐줘야 해요. 학교에서도 가르쳐줘야 해요. 다 사람들이 러시아, 코리아 뭐 다른 나라 사람. 우리 어차피 다 사람이에요. 러시아에서도 애들이 고려인 애들 안 괴롭혀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은 외모나 말투, 출신을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일이 많으며, 대부분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약 78%) 차별을 경험한다. (다문화가족실태조사분석 2015, 여성가족부)

학교폭력을 경험한 자녀의 삼 분의 일에 해당하는 34.1%는 교우 관계에서의 따돌림(왕따)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2015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대응 방법을 조사한 결과, 부모에게 알린 경우가 51.3%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는 학교에 알린 경우가 32.4%,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는 응답이 22.5%,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는 응답은 13.6%, 친구와 선배와 상의한 경우는 9.8%, 117 상담센터를 신고한 경우는 8.3%, 경찰신고는 3.5% 순이었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와 교육을 강화하는 정책 현황에도 불구하고 그냥 참거나 그냥 넘어간 비율이 전체의 약 삼 분의 일을 차지해 여전히 많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교폭력을 묵인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채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문화 가족 실태조사 보고서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또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다문화가족 자녀만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청소년 일반 및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식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문화 가정 커뮤니티 역시 A군의 사례는 단순한 '학교폭력' 처벌로 접근할 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는 차별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일반 학생의 인식 개선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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