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5번 시험에서 유출...전교 1등 땐 전 과목"

"1년간 5번 시험에서 유출...전교 1등 땐 전 과목"

2018.11.12.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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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와 교무부장 아버지가 1년간 5번의 시험에서 문제와 답안을 유출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특히, 전교 1등을 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땐 모든 과목의 시험지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듣겠습니다. 차유정 기자!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어떤 내용이 새롭게 드러났습니까?

[기자]
경찰은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을 마무리하고 전직 교무부장 A 씨와 쌍둥이 딸 둘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오늘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먼저 문제 유출 기간이 알려진 것보다 확대됐습니다.

처음 의심받았던 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였는데, 수사 결과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문제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도 갈수록 대담해졌습니다.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때만 해도 각각 한 과목에서만 문제를 유출했지만,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땐 세 과목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더니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땐 12과목, 전 과목의 시험지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는 쌍둥이 자매가 문과와 이과에서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한 시험입니다.

경찰은 관리·감독 소홀 혐의를 두고 조사했던 전직 교장과 전직 교감, 고사총괄 교사 등 3명은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앵커]
문제 유출과 부정행위는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기자]
경찰이 오늘 압수품을 대부분 공개했습니다.

쌍둥이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정황 증거만 20여 개에 달합니다.

핵심은 쌍둥이 집에서 찾아낸 손글씨 메모와 정답이 기재된 시험지입니다.

손글씨 메모에선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이 발견됐고, 시험지에선 정답들이 깨알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가 정답을 미리 외운 뒤 시험지를 받자마자 암기한 정답을 적어놓고, 이것을 OMR 카드에 옮겨적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독관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시험지에 깨알처럼 정답 메모를 적었다는 겁니다.

쌍둥이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찾은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도 핵심 증거입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 결과 해당 메모는 시험 전에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아버지 A 씨는 경찰에서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고, 쌍둥이 자매는 시험지 정답 메모는 채점을 위해 쓴 거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앵커]
이제 경찰에 이어 검찰 수사가 시작될 텐데요, 이와 별개로 쌍둥이 자매의 퇴학 문제가 관심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법 당국의 수사와 별개로 숙명여고가 앞으로 내릴 결정도 관심 사안입니다.

최근 쌍둥이 자매는 학교에 자퇴서를 냈습니다.

자퇴 처리가 되면 기존의 성적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자매의 자퇴 신청서가 꼼수라며 자매를 0점 처리하고 퇴학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성적과 우수 교과상을 도둑맞은 2학년 학생들을 위해 성적 재산정에 착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학교 측은 아직 자퇴서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기다리지 않고 변호사 자문을 받아 다수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쌍둥이 징계와 성적처리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습니다.

오늘 쌍둥이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만큼 앞으로 학교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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