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심증으론 부정행위 확실" vs "쌍둥이는 내신스타일"

[이브닝] "심증으론 부정행위 확실" vs "쌍둥이는 내신스타일"

2018.09.04. 오후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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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전교 1등 사건의 파문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직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문과·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시작됐었죠.

서울시교육청도 유출 정황이 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고,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는데요.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수사 결과에 따라 0점 처리를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심증으로는 부정행위가 확실하지만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유 있게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희연 / 서울시 교육감 : 지금까지 밝혀진 정황만으로는 학생이 그 시험 문제를 받아서 부정행위를 했다고 확정하기가… 심증은 확실하게 있는데. 0점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중략) 저희도 같은 의구심을 가지고 의혹을 가지고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도 적극적이니까 그 지점에서는 조금 여유 있게 봐주시면.]

이런 가운데 새로 부임한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이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청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급상승 한 건 "내신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한 겁니다.

음악, 미술, 체육 등 다른 학생들이 등한시하는 과목에서 점수가 높았다는 겁니다.

또 시험 출제 기간은 아주 분주해서 교사들이 교무실에 자주 오간다며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혼자서 시험지를 검토할 만한 환경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검토하는 동안 시험지를 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인데요.

그런데 이런 학교 측의 반박이 학부모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의 고등학교에서 예체능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검토하는 동안 시험지를 외우는 게 아니라 사진으로 찍었지 않았겠냐며 학생과 학부모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도 감사 결과에 나왔던 "혼자서 시험지를 봤다"는 의미는 설령 학교 측 설명대로 교무실에 사람이 많았다 해도, 교무부장의 자리가 칸막이로 가려져 다른 사람의 시선이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매일 밤, 학부모들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숙명여고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조금만 더 다른 학부모·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어떨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무엇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애쓰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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