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쌍둥이 딸, '전교 121등 → 전교 1등' 성적 급상승?

교사 쌍둥이 딸, '전교 121등 → 전교 1등' 성적 급상승?

2018.08.13. 오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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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명문 S 여고에서 현직 교사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한 사건이 최근 수험생과 학부모 커뮤니티를 태풍처럼 휩쓸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교가 황급히 이런 공지사항을 내놓았는데요.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달 중순, 강남 S 여고의 기말고사 채점 결과가 나왔는데, 이 학교 2학년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문과와 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겁니다.

문제는 1년 전인 1학년 1학기 때 쌍둥이 자매의 전교 성적은 각각 121등, 59등이었다는 건데, 1년 사이에 전교 등수를 어떻게 100등씩 올리느냐, 쌍둥이가 동시에 1등을 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라는 의심이 일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학생들의 아버지는 같은 학교에 교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무부장은 시험지를 볼 수 있고 문제의 최종 결재권도 갖고 있죠.

또 기말고사 이후 학교 측이 한 문제에서 출제오류가 있었다며 답을 수정했는데, 이 '전교 1등 쌍둥이'들이 나란히 같은 오답을 적어 냈다는 겁니다.

이에 아버지가 딸들에게 정답을 알려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됐고, 급기야 서울시교육청이 특별장학사를 파견하고 현장조사에 나서기에 이르렀습니다.

학교 측은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 진위가 객관적으로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쌍둥이 딸의 아빠인 교무부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시험지를 미리 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개된 교무실에서 약 1분간 형식적 오류를 잡아낸 것이 전부이고, 1학년 1학기 때는 적응 문제로 잠시 성적이 떨어졌지만 아이가 하루에 4시간도 안 자고 밤샘 공부를 한 결과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11일부터는 의혹을 밝혀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도 올라왔습니다.

부정행위가 있든 없든 간에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딸들의 시험지를 시험 전에 확인하고 감독한 자체가 문제라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이 학교만의 일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부모와 자녀가 교사와 제자로 함께 다니는 고등학교는 560개교에 이릅니다.

전체 고등학교의 23.7% 수준입니다.

또 시험문제 유출 등의 비리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최근 3년간 41명에 이릅니다.

대입 전형에서 내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학생들이 의심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만한 제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네티즌들은 학생 성적이 크게 오르면 축하해주는 게 아니라 의심부터 해야 하는 세태가 씁쓸하다.

내신성적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부모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녀가 재학하는 건 분명 재검토해봐야 할 문제다,

아직 의혹일 뿐인 만큼 학생들이 받을 상처도 생각해 감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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