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돌 한글날...우리말 홀대는 여전

571돌 한글날...우리말 홀대는 여전

2017.10.09.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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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앵커]
오늘 한글날, 훈민정음 반포된 지 571돌입니다. 한글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싶습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이건범입니다.

[앵커]
요즘 한글 사용에 대해서 하실 말씀 많으실 것 같은데요. 답답하신 것들이 있으시죠?

[인터뷰]
그렇죠. 인터넷이나 또는 전화기에서 여러 가지 쪽지들을 주고받고 하면서 우리말 파괴, 또 한글맞춤법 파괴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고 정부에서 이렇게 어려운 말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그런 현상들도 걱정이 됩니다.

[앵커]
제일 걱정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인터뷰]
저는 그중 제일 걱정하는 건 정부에서 사용하는 말 공공언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게 모범이 되는 것이니까, 기준이 되는 것이니까요.

[인터뷰]
그것도 그렇고 국민의 생활에 사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국민의 권리나 의무 또 경제, 생활 이런 것에 다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고 사는 국민들 입장에서 어려운 말이 나오거나 외국어 남용 이런 게 나올 경우에 자칫 그걸 못 알아들으면 손해를 보거나 또는 사고를 당할 위험까지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건 위험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어떤 것들인지 잠시 뒤 여쭤보겠습니다. 줄임말 신조어 그런 건 괜찮습니까?

[인터뷰]
힘들죠. 다들 힘들어하고 어린 청소년들 또 젊은 세대 그쪽에서 줄임말을 많이 쓰는데 자기들끼리는 잘 통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세대 간의 소통 이런 게 옛날과 다르게 인터넷이나 이런 데서 세대 간에도 함께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그럴 경우에 문화적인 단절감 이런 걸 많이 느끼게 되고 또 자칫 하면 그것도 사람들을 왕따시킬 위험 이런 것도 저는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인정, 이응, 지읒 하면 인정. 영고, 영원히 고통받는다. 저는 다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인터뷰]
자세히 잘 모릅니다.

[앵커]
그런데 저것이 주로 젊은이들, 10대죠. 또 때로는 20대. [인터뷰] 지금은 거의 30대, 40대, 50대까지도 사용하는 말은 예를 들면 오케이를 이응 키읔 이렇게 쓰는 것은 50대까지 쓰고 있는데 저도 그걸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알았어 이건 이응 하나로 해결하기도 하고. 그런 건 아마 전화, 문자를 사용하면서 빠른 소통을 서로 알고 있는 말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이야기를 하지 말자, 이런 효율을 따지거나 또는 너무 이렇게 말하고 쓰고 할 게 많다 보니까 아마 그래서 발생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예를 들면 지금 저기에 나온 4개에 나온 예 중에 1년, 2년 후까지 지속되는 게 저중에 있을까 저는 회의적인데...

[인터뷰]
1~2% 정도는 살아 남을 겁니다.

[앵커]
그냥 놔둬도 되는 거 아닙니까?

[인터뷰]
유행어일 현상일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너무 그렇게 어른들이 걱정할 것은 탓만 하다가 오히려 청소년들의 좀더 풍부한 국어생활을 위해서 무엇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노력할 것인가. 이런 부분은 오히려 생각하지 못하는 그런 실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자라나는 세대들이 또 10대, 20대 초반에 저런 용어를쓰다가 이게 꼭 옳은 방향은 아니구나라고 바로 잡거나 그렇게 됩니까, 아니면 저게 예컨대 자기들끼리 쓰는 용어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양이나 그런 걸 보면 새로운 현상이죠, 분명히. 그런데 그중에 어떤 말들은 우리 전 세대에 걸쳐서 사용될 만한 말들도 생겨나거든요.

예를 들면 밀고 당긴다 이걸 줄여서 밀당이라고 부른다든지 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아주 좋다 그러면 가성비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다. 심쿵. 이런 말들은 제가 보기에 생명력이 그래도 제법 오래갈 수 있는...

[앵커]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런 말들은 우리가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찌 보면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조어법 이런 걸 국어 시간에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줄이고 갖다붙이고 하다 보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너무 많이 나타나는 거죠.

[앵커]
그런 부분이 더 문제일 것 같아요. 보여드리고 있는 예를 들어서 야민정음 저는 처음 들어봤는데...

[인터뷰]
야구갤러리라는 인터넷 동호회 모임에서 저런 식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앵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인터뷰]
모양이 비슷한 글자들을 다르게 표기해 버리기 시작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멍멍이를 미음자를 오른쪽 획을 옆으로 붙이면 애가 되니까 댕댕이 이렇게 읽으면서 아예 쓰는 것도 댕댕이 이렇게 써버리는 그런 현상이죠.

[앵커]
이런 건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시는 거죠?

[인터뷰]
저는 저런 현상은 예전에도 있었다고 봐요. 저희 어릴 때도 저런 장난을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재미있게 저런 장난을 옛날에는 그런 장난이 한 교실을 벗어나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전 사회적으로 함께 놀고 있는 양상으로 보여져요. 그런데...

[앵커]
전사회적으로 볼 수 있습니까?

[인터뷰]
제가 말씀드렸던 것은 한 교실을 벗어나서 이제는 또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아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여러 가지 고안해 내고 또 그걸 갖다가 자꾸 퍼뜨리려고 노력하고 이런 현상 때문에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은 영어에서도 새롭게 만들어낸 말, 아주 줄임말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생성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주류 언론들이 많이 쓰기도 하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인공지능 AI라고 하고 조류독감도 우리가 AI라고 부르거든요. 헷갈리지만 그래도 그런 식으로 줄여부르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되게 많죠.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웃기는 말로 자리잡은 게 IMF인데 국제통화기금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에게 IMF는 사실 외환위기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경우도 어쩌면 정부나 언론에서 그런 영어 줄임말을 그대로 사용하던 부작용 같은 것도 볼 수 있겠죠.

[앵커]
언어의 끊임없는 역동성 계속 움직이는 이런 것들을 인정했을 때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하신 가성비라든가 이런 것들은 새롭게 만들어내고 쓰는 데 별 문제가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반향이 있는데 예컨대 한자어 같은 것인데 한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가 엉뚱하게 갖다붙이거나 해서 만들어낸 말 한자를 같이 배우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떤 입장이십니까?

[인터뷰]
한자를 모르면 우리 낱말을 이해할 수 없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물론 배워두면 좋겠지만 한자를 우리가 쓰거나 읽을 수 없다고 해서 한자어, 그 낱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한자어 중에도 예를 들면 비난한다, 이럴 때 비난은 아닐 비에 어려울 난인데 사실 이 글자를 우리가 알아봤자 뜻을 조합해봤자 비난이라는 뜻에 닿지 않는 그런 말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낱말 이해라는 것은 삶의 체험에서 자기가 사용하고 또 그것을 가지고 글도 써보고 남과 대화하고 하는 과정에서 맥락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낱말을 이해하게 되는 건데 한자는 저는 배워두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런데 그것을 너무 강요하고 그래서 사교육을 조장하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고 이런 것들은 문제라고 보죠.

[앵커]
아까 제일 걱정되는 것은 공공 분야에서의 우리말 사용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인데 예컨대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인터뷰]
저희가 매년 , 지금은 부처가 바뀌기는 했지만 중앙정보부처에 석 달치 보도 분석을 다 분석해보거든요. 그러면 보통은 4, 5, 6월 석 달치를 분석을 하는데 한 3000건 정도 됩니다, 평균적으로 볼 때. 거기에서 분석을 해 보면 본문에 원래, 우리 공문서본문에는 외국 문자를 그대로 쓰면 안 되게 돼 있거든요.

그것을 옆에 괄호 속에 넣게끔 하는 그런 법률이 국어 기본법이라는 법률이 있는데 거기에 쓸 수 있는 말도 국민이 알아듣기 쉬운 그런 낱말과 문장을 사용하도록 그렇게 권하고 있는데 이걸 위반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저 우리가 예를 들면 그 낱말 사용하는 것만도 저는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R&D 이런 걸 RND 이렇게 영어로 로마자로 그냥 써버리는 거죠.

그런 정부의 보도 자료에서 나온 말들이 다시 언론을 통해서 국민에게 또다시 전달이 되고 그 가운데 정부가 한글을 갖다가, 한글이 서 있어야 될 자리에 외국 문자를 갖다 넣기 시작하고 또 그러다 보면 외국 낱말을 그대로 쓰기 시작하고 이런 경향들이 생기다 보면 국민들의 외국어 능력에 따라서 알 권리를 차별하게 되는 그런 위험까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예를 몇 가지 들었는데요. 리모델링, 새단장, 프로젝트, 과제, 홈스테이, 가정체험 이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거죠.

[인터뷰]
저는 굳이 우리가 우리말로 쓸 수 있는 예를 들면 지금도 위험 이런 말은 정부에서도 그렇고 언론에서도 리스크라는 말을 너무 많이 사용해요.

사실 위험이라고 사용하면 되는 말인데 마인드, 팩트 이런 말들 너무 많이 쓰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외국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우리 말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말들에서 외국어를 남용하게 되는 그런 말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협할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거죠.

[앵커]
리스크를 위험으로 쓰는 것은 대부분 아마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조금 전 예를 들었던 것에서 나온 게 리모델링이라든가 다시 한 번 볼까요.

리모델링이라는 말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굉장히 많이 쓰는 거니까 이걸 새단장으로 쓰면 오히려 생소하게 느껴지는 그런 측면이 있을 것 같고. 예컨대 기프티콘 상품권은 조금 의미도 다른 것 같고요. 홈스테이를 가정체험 한다 이렇게 하면 이것도 이게 무슨 뜻이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요.

[인터뷰]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저런 말들을 만들어내는 게 일단은 리모델링 같은 경우 새단장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새단장이라는 말 대신 리모델링의 너무 많이 써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일인데 우리가 어떤 새로운 문물이나 개념이 들어올 때 그것을 우리 생활에 맞게 어떻게 바꿀 건가 이건 참 많이 고민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바꿨다고 해서 그 시점에서 그 맥락에서 맞는 말인데 이걸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특히 어떤 문제가 있냐면 모호하게 아주 여러 군데에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콘텐츠라는 말을 쓰는데 여기에도 콘텐츠, 저기에도 콘텐츠. 그러다 보면 도대체 콘텐츠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럴 때가 되게 많습니다.

[앵커]
콘텐츠 어떻게 대체하면 됩니까?

[인터뷰]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콘텐츠라는 말은 어떤 때는 목차라는 말을 콘텐츠로 대체하고 있고, 지금. 그다음에 내용이라고 할 것을 콘텐츠라고 쓰고 있고, 원래 내용이라고 하던 말을 역시 형식보다는 내용이야라고 하는 말을 역시 형식보다는 콘텐츠야라고 쓰는 것이죠.

그다음에 영상 또는 글 이렇게 했던 것들을 영상콘텐츠, 기사콘텐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쓸데없이 붙이는 경우가 있고 제가 보기에 콘텐츠가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은 우리가 그런 문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디지털 분야에서, 컴퓨터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콘텐츠라고 흔히 부르는 그런 것들이 들어온 경우에는 우리가 그말을 또 적절하게 만들어내지 못하고 정부도시 혁명이 빵 터지면서 그 말을 급속도로 다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됐었어요. 그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해요.

[앵커]
마지막으로 조금 전 저희가 그래픽으로 보여드렸으니까요. 이게 재난 관련 용어라고 하는데 공감대는 부분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저희가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행동 요령이나 또 문자 보내는 것 이런 것도 분석하고 또 국민들의 제보를 받아 가지고 꼭 바꿔야 된다, 위험한 안전용어들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에 관계가 돼 있기 때문에 그런 말들을 바꿔야 된다고 해서 조사를 해 보았더니 대략 한 50개 정도가 정말 빨리 바꿔야 할 긴급한 말들이고 그중에서 이제 16개 정도를 뽑아서 오늘도 한글날 광화문광장에서 지금 시민투표를 하고 있는데 어느 걸 가장 먼저 바꿔야 되느냐, 정말...

[앵커]
저 같으면 자동제세동기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사람을 빨리 심장에 충격을 줘서 빨리 깨어나도록 해야 되는데 저 말 뜻을 모르기 때문에 저 기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은 거죠.

[앵커]
어떻게 고쳐야 되는 겁니까?

[인터뷰]
심장충격기라고 고쳐달라고 저희가 옛날부터 이야기를 계속했고 최근에 행정안전부에서 심장충격기로 고치자라고 결정을 내렸죠. 그런데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곳에 퍼져 있고 또 만드는 업체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 번에 바로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키스 앤 라이드 저건 뭡니까?

[인터뷰]
저건 저도 참 이번에 신고를 받고 알게 되었는데 차에서 내린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서 나간 사람이 마중 나간 사람이 잠깐 차를 세워두는 곳 이런 데를 저렇게 표기해놓은 거죠. 아마 동천역이라고 제가 알고 있는데 외국에서 쓰던 그런 말 갖다가 그대로 들여와서 그것도 로마자 그대로 키스 앤 라이드라고 붙여놓은 경우들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한글날 다시 한 번 한글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이건범 한국문화연대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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