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아픈 두 살배기 위해 직접 운전대 잡은 경찰관

[취재N팩트] 아픈 두 살배기 위해 직접 운전대 잡은 경찰관

2017.09.01.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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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서 위기 상황에 빠진 두 살배기 아이가 경찰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습니다.

경찰이 직접 차를 몰고 아이와 엄마를 안심시키며 45km를 달린 끝에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 있었던 일인가요?

[기자]
지난달 29일 저녁에 서울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생긴 일입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22개월 박 모 군이 심한 호흡곤란과 발열 증상을 보였습니다.

울음까지 터뜨린 아이를 달래면서 더는 운전을 할 수 없었던 어머니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어머니 38살 천 모 씨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천 모 씨 / 아이 어머니 : 열이 39도까지 열이 올라갔고, 발진 같은 게 일어나 있었고…. 가다가 호흡을 2번 정도 멈췄어요.]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가까운 오산 졸음 쉼터에서 만나 어머니 대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다른 경찰은 순찰차로 길을 터주며 병원까지 45km 거리를 달렸는데요.

퇴근길 차들로 꽉 찬 도로였지만, 경찰의 발 빠른 도움으로 30여 분 만에 병원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아이 건강은 좀 괜찮아졌나요?

[기자]
경찰관의 기지로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한 덕분에 아이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해당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사실 아이가 원래 사는 곳은 경남 통영입니다.

왜 서울까지 올라올 수밖에 없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당시 차를 운전한 어머니 천 씨는 뇌하수체 종양으로 투병생활 중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첫째 딸 역시 뇌하수체 장애를 앓고 있고, 둘째 박 군도 의료진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 군의 건강과 관련한 모든 진료기록이 서울의 종합병원에 있어서 먼 길을 달려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지난 29일에도 어머니는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갑자기 아프자, 통영에서부터 박 군의 아버지가 박 군을 데리고 올라왔고, 중간에서 어머니가 아이를 태워 다시 서울로 향한 겁니다.

[앵커]
무엇보다 아이에게 건강한 웃음을 되찾아준 경찰관들 소식 궁금한데요

[기자]
엄마 대신 운전대를 잡았던 경찰관은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소속 김영복 경장입니다.

김 경장은 당시 아이와 어머니를 만나자마자 심각함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고열을 앓으면서 울고 있었고 어머니도 울먹이고 있었다고 기억했는데요.

김 경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아이와 엄마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복 /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경장 : 어느 경찰관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병원으로 같이 이동했을 것으로 생각하고요. (아이가) 치료 이번에 잘 받아서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찰관은 당연한 일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고속도로 위에서 응급상황이 생길 경우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어머니 천 씨는 먼 길을 달리면서도 아이와 엄마를 다독여준 경찰관의 배려에 또 한 번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천 모 씨 / 아이 어머니 : 운전하시면서도 끊임없이 저희한테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시고…. 아기가 다 나으면 한번 찾아뵙고 싶을 정도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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