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실습 나간 딸의 죽음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실습 나간 딸의 죽음

2017.03.08.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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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손정혜, 변호사 /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요. 대기업 통신회사 콜센터에 현장 실습 나갔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건 개요 잠깐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전북 전주에 있는 한 여고, 특성화 고등학교 3학년 지금 17세죠. 홍 모 양이라고. 작년 9월부터 큰 통신센터. 세이브팀이라고 해서 계약해지방어부서입니다.

굉장히 욕 먹고 감정노동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곳으로 알고 있죠. 그런데 여기에 근무했던 홍 모 양이 결국은 1월 22일날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죽어버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후에 집에서 신고를 하고 경찰이 수색을 해 보니까 23일날 전주시내에 있는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이 된 그런 상태인데.

수사를 해 보니까 바로 이 감정노동이라든가 엄청난 스트레스, 그다음에 해지 방어. 이런 것을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굉장히 요동치는 그런 뉴스로 지금 뜨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팀장님이 말씀해 주신 건 주로 홍 양의 부모들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노동계도 역시 주장을 하는 거죠. 근무 과정에 실적 압박, 너무 심하게 준 것 아니냐. 하지만 사측은 그런 것이 없다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관련 영상 보고 이야기 계속 나누어 보죠.

[홍순성 / 숨진 여고생 아버지 : 거기(해지 방어 부서)는 경력자 아니면 못 가는 덴데 고등학교 졸업도 안 한 애를 그런 데다 투입했다는 건 회사 자체도 문제가있는 거고... 자기 기수가 20명, 30명 들어오면 거기서 남는 숫자는 1/3도 안 된다고, 나머지는 소모품이라는 소리를 듣는대요, 위의 상관한테….]

[앵커]
그런데 사측의 입장은 뭐냐하면 면담 과정이 수차례 있었고. 그 면담에서 숨진 여학생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다. 지금 이런 논리거든요.

[인터뷰]
그러니까요. 사측에서는 그렇게 주장을 하는데. 또 한 가지 우리가 봐야 할 건 2년 전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30대 직원이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어요.

[앵커]
그러니까 그때 당시도 인과관계를 못 밝힌 것 같아요.

[인터뷰]
그랬죠, 못 밝혔죠. 그때 당시에 부당한 노동행위나 수당 미지급이 있었다고 하는 유서를 남겨놓고 자살을 했는데. 물론 인과관계를 못 밝힌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일이 계속 같은 회사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것은 뭔가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회사 입장에서 그러면 직원들을 상담했는데 직원이 나 못해 먹겠습니다.

나 콜 수 다 못 채워서 자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면 회사에서 당연히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상담을 했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상담은 결국 회사 측의 주장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은 상담이라고밖에 볼 수 없어요.

예를 들면 제3의 중립적인 누군가가 상담을 했다고 하면 상담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회사에 소속된 누가 상담을 했다고 하는 것이 그 상담 내용이 100% 진실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인터뷰]
이런 사건이 소송으로 가면 굉장히 안타까운 게 이 피해 여고생의 유가족이 이 인과관계를 모두 다 입증을 해야 됩니다.

왜 자살에 이르게 됐는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부당한 업무, 학대라든지, 가혹행위라든지 모욕행위라든지 업무에 대해서 강요한 부분이라든지 이런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소송에서 패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럼 마지막에 사측에서 제시하는 소정의 합의금만 받고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인데. 그럴수록 시민단체나 노동단체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주변 직원들의 진술을 통해서 그동안에 어떻게 근무했었는지. 그리고 부당한 대우가 있었는지, 이런 증언들을 취합을 해서 소송에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아주 어린 여학생의 죽음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가슴 아픈 만큼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도 저희가 사회적인 관심을 쏟고 이런 젊은 학생들이 또 다른 이런 죽음을 맞지 않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우리 기성세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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