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줍던 노인 탓에...놀래 도망가던 꽃사슴 쇼크사

도토리 줍던 노인 탓에...놀래 도망가던 꽃사슴 쇼크사

2016.10.18.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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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성문, 변호사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 김정아, 前 북한군 장교·통일맘연합 대표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꽃사슴 한 마리가 목이 니은 자로 꺾여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인터뷰]
이게 북서울꿈의 숲에서 일어난 사건인데요. 아마 지금 이 가을철이 꽃사슴 발정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발정기 때는 동물들이 굉장히 주변 환경에 민감하잖아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마 꽃사슴이 보이는 곳에 최근에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잖아요. 노인분들이 도토리묵이라든지 해 먹으시려고 아마 도토리를 줍는 과정에서 꽃사슴이 사람을 보고 놀란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꽃사슴의 점핑능력이 한 4~5m 된다고 그래요. 아마 사람을 보고 자기 딴에는 뛰어나가다 쳐져 있는 펜스에 머리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목이 꺾여버린 거죠. 그래서 사망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아마 우리 시청자 여러분은 이 도토리와 꽃사슴이 죽은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거는 우리하고도 관계가 있는 얘기입니다.

어떤 관계가 있는 얘기인지 잠시 후에 제가 말씀을 드리고요. 일단 도토리 채취가 원래는 불법이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지금 북서울꿈의 숲이라는 곳이 서울시가 관리하는 곳이잖아요.

[앵커]
그게 옛날에 드림랜드 아니었나요?

[인터뷰]
맞습니다. 그 안에서 도토리를, 땅에 떨어진 도토리라도 줍는 건 당연히 불법이고 과태료 부과 대상인데 문제는 북서울 꿈의 숲을 관리하는 주체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어른들 도토리 두 개 줍는데 과태료 부과하는 것도 참 그게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도토리를 몇 개 이상 가져가면 과태료를 부과해야 되는지도 애매하고 그러다보니까 실질적으로 단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안타깝게 꽃사슴이 목이 꺾여서 사망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이분들은 이런 걸 해 가지고 묵도 쒀서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용도는 다양하죠. 그런데 뭐냐하면 도토리, 저는 충분히 단속 안 하는 것도 이해하고요.

다 이해하는데 문제는 이렇게 도토리를 많이 줍다 보면 겨울철에 동물들이 먹을 게 없어서 멧돼지가 내려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인터뷰]
이게 단속을 하는 이유가 사람이 가지고 가서 열매 묵 쒀 먹으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적극적으로 단속을 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궁극적으로 사람이 동물의 먹이를 취해버리면 먹이사슬 구조를 흔들어버리는 거예요.

동물들의 먹이사슬 구조를 흔들고 궁극적으로는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겨울 정도 되면 봄, 여름에는 멧돼지 잘 안 내려옵니다, 도심에. 그러면 당장 겨울, 가을철 되니까 먹을 게 없어서 내려와가지고 이런 난리가 나잖아요.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어서 막는 거고 다람쥐 같은 경우도요, 보따리에다 매고 다니면서 도토리 다 주워가면 주변에 있는 다람쥐들 다 굶어죽습니다. 이런 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독일 사람들이 밤을 안 먹어요. 그래서 밤이 널려 있습니다, 산에 가면은. 그래서 옛날에 그거 주웠던 기억도 있는데.

그래서 저는 참 이런 것들이 균형점을 찾아야지 무조건 막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떤 균형점을 좀... 우리가 고수레라는 것 있지 않습니까?

그런 개념을 우리가 조금 생각하면서 줍더라도 줍는 그런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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