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YTN] "미국 첫 대선 토론, 언론의 팩트체크 기능"

[열린라디오YTN] "미국 첫 대선 토론, 언론의 팩트체크 기능"

2016.10.03. 오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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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대선 토론, 언론의 팩트체크 기능"

YTN라디오(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6년 10월2일(일요일)
□ 진행 : 장원석 아나운서
□ 출연자 : 백병규 시사평론가

장원석: 오늘은 어떤 미디어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백병규: 미국 대선 첫 TV 토론과 언론의 팩트 체크, 즉 사실 검증 작업에 대해 이야기해볼까합니다.

장원석: 이번 미국 대선 말 그대로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대선이, 대선 후보 TV토론이 이처럼 지구적인 관심사가 된 것도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백병규: 한국 시각으로 지난 27일 오전 10시. 미국 언론들 역대 대선 TV 토론 가운데 최대인 1억여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같은 시청 열기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미 프로풋볼 결승전인 수퍼볼 시청률과 엇비슷한 것. 그만큼 이번 대선에 대한 미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반증. 비단 미국뿐만이 아냐. 지구촌 전체의 주요 관심사가 돼. 왜냐하면 미국의 대회관계 등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는 트럼프 후보의 등장으로 미국 대선 판도가 세계 정치와 경제, 군사, 외교에서 큰 영향을 미칠 구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 그런 만큼 이번 대선 후보 TV토론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는데 이번에 특히 주목된 것이 바로 미국 언론들의 팩트 체크, 즉 후보자 발언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한 검증.

장원석: CNN 같은 경우는 대선 후보 TV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거의 리얼타임으로 후보 발언의 사실 여부를 TV토론 중계화면에 띄우기도 했었죠.

백병규: 그렇다. 가령 후보들의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직전에 발언했던 내용 가운데 명백하게 사실과 다른 발언이 있을 때 화면에 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실제 내용은 어떻다 이런 식으로 발언 내용이 잘못됐음을 지적. 가령 트럼프 후보가 자신은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지 않았다고 하자 곧바로 트럼프 후보가 이라크 전을 지지했던 발언 내용과 화면을 띄우는 식.

장원석: 팩트 체크 결과는 역시 트럼프 후보 쪽의 거짓말이 많았다. 이렇게 나왔죠.

백병규: 워싱턴 포스트가 두 후보가 펼친 23개의 주요 주장의 진위 여부를 따져본 결과 일자리, IS관련 발언, 자유무역협정으로 무역적자가 8천억 달러나 발생했다는 발언 등 16개의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거짓,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됐거나 다른 사실을 잘못 인용하고, 무책임한 주장을 했다고 분석. 클린턴 후보도 트럼프 후보가 트럼프 후보가 세금을 낸 것은 1970년대 두세 번뿐이라는 주장 등 6개 주장에서 사실과 달리 과장했거나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펴고, 사실을 오도했다고 분석. 두 후보가 서로 충돌한 5개 사안에서는 두 후보 모두 사실을 과장하거나 부당하게 상대를 공격했다고 분석하기도. 전반적으로 트럼프 쪽이 잘못된 주장을 많이 했다는 결과. 뉴욕타임스나 CNN 등의 평가도 마찬가지. 워싱턴 포스트는 팩트 체크 결과 명백한 거짓말이나 잘못된 주장에 대해서는 이른바 피노키오 점수를 매기고 있는 데 클린턴 후보는 피노키오 2점, 트럼프 후보는 피노키오 4점까지 받아.

장원석: 어떤 발언들이 그런 점수를 받았나요?

백병규: 트럼프 후보가 피노키오 4점을 받은 주장은 자신이 이라크공격,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 사실 이는 이미 명백한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TV토론에서 또 다시 그런 주장을 했는데, 워싱턴 포스트는 2003년 3월 이라크전 개전 이전에 트럼프가 이라크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2002년 방송에 나와 그런 주장을 했던 영상기록까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거짓으로 보고 피노키오 4점을 부과.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2004년 이후엔 이라크 공격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 때는 이미 다수의 미국인들이 이라크전 찬성에서 반대쪽으로 입장을 바꾼 상태여서 그것을 이라크전에 반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적시.

장원석: 클린턴은 어떤 주장이 피노키오 2점을 받았나요?

백병규: 클린턴이 피노키오 2점을 받은 발언은 테러 가능성 때문에 항공기를 타기가 겁난다면 테러리스트가 아무런 제약 없이 무기를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걱정해야 한다는 주장. 자유롭게 총기를 살 수 있도록 한 총기거래법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인데,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이 국회에 제안한 총기거래규제법에도 테러리스트 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총기를 구매하는 것을 자동, 원천적으로 금지시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 주장은 맥락 없는 주장, 즉 실제 행동, 법제화는 그렇게 추진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그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노키오 2점을 부과.

장원석: 클린턴 언급에 대한 주장을 보면 단순히 진실 혹은 거짓의 2분법적인 판단만은 아닌 것 같네요.

백병규: 사실 그런 점에 주목돼. 단순히 사실 혹은 거짓을 말한 것이냐 이런 차원을 넘어 맥락상 이들 후보의 발언이 합당한 것이냐,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 것이냐 이런 점을 명확하게 짚어준다는 점에서 팩트 체크 하나하나가 사실은 하나의 훌륭한 기사라고 볼 수도. 가령 트럼프의 경우 세금 문제가 주요 논란거리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 TV토론에서 이를 의식해 자신의 세금환급내역(소득세 납세내역)을 공개하라고 하는 데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를 통해 알 수 정보는 거의 없다며 자신의 세금환급 내역 공개 거부를 합리화하려 해.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세금환급내역을 보면 트럼프 후보의 재정상황, 연간 소득, 얼마나 기부했는지, 트럼프 후보가 어떻게 절세를 했는지, 절세하는 데 얼마나 집착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서 세금 문제는 흑백으로 구분할 문제는 아니지만 대통령으로서의 자격 검증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별 의미가 없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

장원석: 미국 언론들의 팩트 체크,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 않나요. 미국 언론의 대선 보도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바로 팩트 체크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백병규: 팩트 체크, 미국 언론들이 평소에도 일상적으로 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 원래는 자신들의 보도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 작업을 하는 데서 출발. 별도의 팩트 체크 담당 부서를 두고 자신들의 주요 기사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어. 미국 뉴욕타임스, 이라크전에 관한 기사,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라크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 기사 등이 모두 허위로 판명났다며 이같은 사실을 1면 머리 기사 등으로 보도하고 전면 취소한 것 유명.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한 팩트 체크와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한 팩트 체크도 병행. 대선 때는 별도의 팀을 꾸려 후보들의 발언과 주장에 대한 시살 검증 작업을 철저하게 진행.

장원석: 후보들의 공약, 발언 그것의 사실 여부를 가려주는 것이 유권자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백병규: 공정한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원칙. 선거철이면 사실 정치인들 공식적으로 거짓말하는 때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경우에도 온갖 장밋빛 공약, 혹은 허위 주장, 비방 난무. 이런 것들을 언론이 검증해 사실 여부를 따져주고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과거의 주장이나 태도는 어땠는지 즉 일관성과 진정성이 있는 주장이고 공약인지를 따지고 가려보겠다는 것.

장원석: 그런 점에서 우리 언론의 팩트 체크, 특히 선거보도 때의 팩트 체크 어떨까 싶기도 한데요.

백병규: 미국 언론의 후보들에 이런 철저한 팩트 체크, 우리도 본받을 점 많아. 지난 대선 때만 하더라도 복지와 관련한 많은 공약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논란 등 일반 시민들로서는 그 실현성 여부, 일관성 여부, 진위 여부를 가리기 힘든 공약과 정치적 논란이 많았는데, 이를 미국 언론처럼 냉철하게 검증해주었다고 한다면 유권자들의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내년이면 우리도 대선 국면에 들어가게 되는 데 이런 팩트 체크 역할 언론이 제대로 해야.

장원석: 우리 언론도 언론 보도의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이런 팩트 체크 노력 더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금까지 백병규 시사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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