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속옷 훔쳐 입으면 로또 1등" 무속인 말 믿은 도둑

"女 속옷 훔쳐 입으면 로또 1등" 무속인 말 믿은 도둑

2016.05.13. 오후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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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준 / 문화일보 논설위원, 양지열 / 변호사, 차재원 / 부산가톨릭대 교수,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가정집에 들어가 여성 속옷만 훔친 50대 가장이 있었습니다. 매주 여성 속옷을 훔쳤는데한 곳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꼬리가 잡힐까 봐전주, 완주, 김제 등 범행 장소도 계속 바꿔서 훔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 남성 '변태 도둑'이었을까요?

경찰의 설명을 들으니조금은 딱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설업 관련 사업체를 운영한 사장님이었답니다. 그런데 사업이 부도가 났고 부인과 이혼을 하고 이후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힘든 생활을 이어가다 답답한 마음에 점집을 찾았는데 무속인이 "여성 속옷을 훔쳐 입어라. 그러면 로또 1등에 당첨돼 재기할 수 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은 남성, 결국 절도범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앵커]
류주현 앵커가 지금 말씀을 드렸는데요. 황 위원님 군쪽에서도 이런 속설들이 있죠?

[인터뷰]
90년대 후반에 소위 말하면 2차 체첸전쟁에 갔더니 난리가 나 있는 거예요, 러시아군이. 어떤 속설이 있느냐 하면 처녀의 팬티를 입고 전쟁에 나가면 총알을 안 맞는다. 그런데 왜 그게 퍼졌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퍼지면서 서로 연락을 해서 여동생 팬티를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주고 그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사들을 하더라고요.

전사를 하는데 이게 좀 재미있다고 하면 너무 가혹한 얘기인데 사실은 현대전에서 전사할 때 소총탄을 맞고 죽을 확률은 15%에서 22%로 잡습니다. 그러니까 이 확률에... 그러니까 죽은 사람을 놓고 이런 해석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꾸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거죠. 이 사람은 소총탄 맞고 죽은 게 아니라 폭탄 맞고 죽었다. 소총탄은 피해가더라. 그리고 심한 얘기는 또 만약에 소총탄을 맞고 죽었으면 처녀 것을 입어야 되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해석을 하면서 끝까지 믿는데요.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리고 그런 걸 한 번 믿으면 그걸 합리화하면서 다른 사실이 나타나도 그걸 끝까지 믿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사실은 팀장님, 이런 사건 보신 적 있으세요? 현직에 있을 때?

[인터뷰]
사실 많죠.

[앵커]
우리나라도 이런 미신이 있죠?

[인터뷰]
있습니다. 도둑을 주로 업으로 하는 사람이 미신을 믿는데. 소위 말하면 그런 잘못된 믿음이죠. 그런데 예를 들어서 여성의 빨간 속옷을 입고 다니면 절대로 붙잡히지 않는다. 그다음에 현장에서 대변을 보고 나오면 잡히지 않는데, 이런 속설,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아까 황 위원님이 말씀을 하셨지만 월남전에서는 20만 발 중 한 발을 쏴야 군인이 사망을 하고 그다음에 일반 그전 전쟁에서는 15만에서 10만발을 쏴야 그중에 한 발이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 속설이 해당이 없는 건데 이 59세 된 남성 같은 경우에는 사실 건설회사 사장으로 일하다가 결국은 부인하고 부도가 나서 이혼을 하고 딸아이를 본인이 맡아서 양육을 하는데 결국은 노동건설현장에 일원으로 일을 하죠.

그리고 이걸 어떻게 재개를 해야 되느냐 했는데 그때 당시에 이 무속인이 당신은 재기할 방법은 딱 하나 있다.여성의 속옷을 훔치게 되면 반드시 로또에 당첨이 된다. 이런 말에 확신을 갖고 하다가 결국은 나중에 20회 훔쳤는데 붙잡히게 된 게, 돈을 훔쳐버립니다. 그런데 20여 명의 이런 피해자들이 속옷을 훔친 것은 전혀 신고를 하지 않았어요.

[앵커]
그래서 안 잡혔군요.

[인터뷰]
돈이 없어진 걸 도난당한 걸 신고를 하는 바람에 잡혔는데 속옷만 훔쳤으면 정말 안 잡혔을 이런 상황이 돈을 훔쳐서 잡힌 것입니다.

[앵커]
결국 무속인은 그러면 범죄를 사주하게 된. 법리적으로 이거 그런 거 아니에요?

[인터뷰]
엄밀히 따지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이는 게 이건 교사범이라고 하죠. 범죄를 저지르라고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을...

[앵커]
속옷을 훔치면 절도가 아니에요?

[인터뷰]
이건 믿은 사람이 잘못이죠. 이걸 들었다고 나가서 속옷을 훔쳤다는 것은 범죄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범죄 의사를 불러일으켰는데 이런 얘기를 듣고 범죄 의사를 가졌다는 건 저는 무속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우리가 인과관계라고 하는데 정말 굿을 해서 사람을 다치게 했다? 사람이 다쳤다고 무속인 처벌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앵커]
이 사람이 구속이 됐나요?

[인터뷰]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다른 전력은 없고 그 행위 자체가 불법 영득의사라기보다는 로또를 맞을 수 있다, 그래서 여성의 속옷을 입으면 맞을 수 있다는 측면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경미한 사안으로 보고 불구속 입건을 했습니다.

[인터뷰]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서 속옷을 훔쳤다는 그 자체가 불확실성이 있으니까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니었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정치인들도 약간 이런 속성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특정색깔의 속옷을 입는다든지 특정 색깔의 넥타이를 매면 다음에 당선된다. 누구를 꼭 찝어서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마는 뭔가 좀 불확실한 걸 하는 사람들은 뭔가 신적 파워를 믿고 싶어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이죠. 서로 비슷비슷하게 통하는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는데 바늘도둑이 소도둑된 케이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상당히 잘못 풀린 케이스 아니에요?

[앵커]
지금 로또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꼭 한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요새 젊은이들이 로또를 굉장히 많이 삽니다. 젊은이들이 로또를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이건 고민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막연한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청년 실업 문제. 희망을 잃고 살 수밖에 없는 젊은세대들. 정말 우리 기성세대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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