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CCTV에 딱 걸린 회장님

'경비원 폭행' CCTV에 딱 걸린 회장님

2016.04.05. 오전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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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방글, 변호사

[앵커]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 그룹 정우현 회장이 홧김에 경비원을 때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이 소식 많이 알려졌습니다마는 정 회장은 이번 주 안에 경찰서에 출석하라고 통보받은 상태입니다.

김승환 기자의 보도 내용 먼저 보도록 하시겠습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상가 건물 안입니다.

파란 외투를 입은 남성이 잠겨있는 출입문을 가리키며 주변을 서성입니다.

5분 뒤 경비원이 나와 문을 열고 나서야 남성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고 빠져나갑니다.

이 남성은 미스터피자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굴지의 MPK 그룹 정우현 회장입니다.

정 회장은 건물 안에서 50대 경비원의 얼굴 부위를 두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신이 식당 안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경비원이 건물 셔터를 내려 화가 났다는 겁니다.

[동료 경비원 : 뺨을 맞았는데 볼록하더라고요. 찢어진 건 없고 볼록하고. 신고해달라고…]

경찰은 정 회장이 경비원 58살 황 모 씨의 얼굴을 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하고, 정 회장에게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한상훈 / 서대문서 형사과장 : 이번 주 토요일까지 나와달라고 얘기를 했고, 그쪽에서 이쪽(경찰서)으로 언제 나올지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에 대해 MPK 측은 경찰의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MPK 측 관계자 : 성실히 조사에 응해야죠. (폭행 사실이) 있었다는 건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얼마 전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등의 상습 폭언과 폭행이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상황에서 사회 저명인사의 이른바 '갑질'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앵커]
왜 잊을 만하면 도지는 고질병과도 같은 걸까요? 대기업 회장님들의 갑질. 타산지석으로 삼아 조심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다양한 사회 이슈, 임방글 변호사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앞서 기자가 잠깐 얘기했습니다마는 왜 때렸답니까? 그때 당시 상황을 들어보도록 하죠.

[인터뷰]
우선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내가 빌딩 밖을 나가지 않았는데 문을 잠그다니 하면서 홧김에 때렸다는 겁니다. 자세한 상황을 말씀드리면 지난 4월 2일 밤 10시 20분쯤에 일어난 일인데요. 서대문구의 한 빌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빌딩 내에는 MPK그룹이 운영하는 한 레스토랑이 있었는데요. 이 레스토랑에서 정 회장 일행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데 문이 잠긴 것이죠. 그래서 경비원을 불렀습니다. 한 10분 후에 경비원이 나타나서 문을 열어줬는데 이 정 회장 일행이 경비원을 레스토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이 안에서 폭행이 일어났는데요. 경비원 측 주장에 의하면 내가 그 회장에게 죄송하다, 내가 실수를 했다, 이런 식으로 사죄를 했는데 그런데 순간적으로 정 회장의 주먹이 날아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폐쇄회로 화면을 확인한 결과 정 회장이 경비원의 멱살을 잡은 채로 목과 턱 사이에 있는 부위를 두 차례 정도 가격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요, 그런 상황이 되면 화는 날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나가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느냐. 그러면 경비원분이랑 다투다가 에이, 이러다가 끝나는데. 데리고 와라. 그러면 본인이 데리고 왔겠습니까?

다른 사람 시켜서 데리고 왔겠죠. 다른 비서들은 60대가 아니에요. 더 건장한 사람들이 오라고 해서 끌려가는 사람, 그 순간부터는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그런 관계로 대화도 시작하고, 그게 폭행이라면 폭행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지적하는 부분은 바로 그 지점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이 논란이 벌어진 이후에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또 갑질 논란, 또 특권의식이라는 건데요. 보통 기업들 오너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오너의식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내가 나가지 않았는데 감히 문을 잠그다니라는 마음에서 홧김에 했다라는 것인데요.

보통 경비원 주장에 의하면 자신의 해명도 없이, 자신의 해명을 들어보지도 않고. 이 경비원 말에 의하면 밤 10시가 되면 그 건물의 문을 잠그는 게 수칙에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해명을 들어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주먹부터 나갔다라는 점에서는 갑질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 같고요.

다만 정 회장 측에서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내가 화가 난 건 맞다. 그다음에 멱살을 잡은 것도 맞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말리다가 말리는 과정에서 뺨 부분에 두 차례 정도 가격이 됐다, 이것은 내가 고의적인 폭행이 아니다라고 주장은 하고 있는데 그건 어쨌든 수사 결과나 폐쇄회로 화면을 보면 더 자세하게 나오겠죠. 하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본인은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해명에서 그칠 때가 있고 사과를 해야 될 때가 있고 그리고 국민들한테 사과를 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쯤, 미스터피자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피자 아니겠습니까?

이거 계속 방송되고 계속 얘기 나가면 미스터피자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당장 지금 네티즌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또 주가도 하락을 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스터피자가 사실 그동안 쌓아놓은 이미지는 좋았거든요. 사회적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하고.

하지만 이 오너 한 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서 회장의 본인 이미지는 물론 지금까지 임직원들이 노력해서 쌓아놓은 그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망가졌다는 점과 이것을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또 안타까운 점은 불매운동이 시작됐잖아요. 그런데 이게 실제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오너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데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전국에 미스터피자 운영하는 사장님들, 동네 미스터피자 사장님들은 이것을 보면 아니,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왜 우리집에 손님이 안 옵니까, 이건 회장님의 잘못이지라고 얘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사과의 시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법률적으로 그 정도는 이해합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문이 잠겨 있으면 화가 나겠죠. 누구나 화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걸 1:1로 푸는 것과 데리고 와, 불러다가 때린 것과, 이거는 같은 폭행이라도 다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어쨌든 지금 수사를 받고 있고 고소가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정 회장측에서는 계속해서 합의를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폭행죄로 친다고 하면 합의만 되면 바로 수사가 중단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지금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냐하면 보통 같은 경우에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을 해서 미안하다, 이런 게 우리가 생각하는 합의의 모습일 텐데 피해자, 경비원 측에 의하면 회장이 직접 오는 게 아니라 본부장, 이런 임원들이 계속해서 연락을 한다는 겁니다.

이것 또한 아니, 도대체 저 회사는 가해자 대신에 왜 임원들이 와서 나에게 사과를 하지, 회사가 잘못한 게 아니라 엄연히 회장 개인이 잘못한 것이잖아요. 이런 점에서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만약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죄질이 안 좋죠. 가뜩이나 사회에서 갑질 논란에 대해서 얘기가 많기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물론 폭행죄가 그렇게 큰 실형이나 이런 것은 나오지 않겠지만 벌금 액수에 있어서도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오너의 갑질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잊을만 하면 도지는 고질병과 같은 그런 대기업 회장들의 갑질,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를 해 드리도록 하죠. 연빛나 앵커가 정리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으로 앞선 기업주들의 갑의 횡포도 덩달아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보겠습니다.

국내 굴지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도 지난 3월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죠.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자신과 눈이 마주치지 않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위험천만한 지시를 했고요.

또 뒷자리에서 물병을 던지는 등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식품업계 최장수 기업,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도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운전기사의 중요 부위를 걷어차는가 하면휴대전화로 욕설을 퍼부은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결국, 김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라면 상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2013년, 대기업 계열사 임원이 미국 LA로 가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라면이 짜고 설익었다며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려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쯤 되면 타산지석으로 삼아 조심할 법도한데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갑의 횡포,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계속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앵커]
지금 나온 사례들의 공통점은 개인의 행동이에요. 우리가 문제를 삼는 것은 그 개인의 행동을 문제삼는 것인데 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개인의 잘못으로 넘어가지 않고 본인이 갖고 있는 회사의 힘, 회사의 역량으로 문제를 풀려했을까요? 그게 우리가 제일 싫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갑질 논란의 피해자는 항상 을이지 않습니까? 사회적 약자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비원이었고요. 그 전에도 운전기사라든지 아니면 그 회사내 부하직원이라든지 하청업체라든지 이렇게 사회적으로 약자로 취급되는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공분을 하는 것이죠.

저렇게 힘이 있고 경제적 권력이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다니 하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저 갑을 벌해야겠다는 그런 의식이 많이 발동을 하는 것 같고요. 그게 회사로 가는 거죠.

그래서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며 이런 식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을 오너들이 가장 의식을 해야겠죠. 보통은 오너, 회사의 임원, 한 사람의 행동으로 회사 전체에 피해가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본인이 바뀌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 중요하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갑을 관계에서 갑 1명 대 을 1명은 꼼짝없이 당합니다마는 갑 1명 대 을을을을을. 이 을의 집단화 이거는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도저히 숨길 수도 없는 거고요. 빨리 해결해야 할 갑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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