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분서주] 고가 자전거 느는 만큼 절도도 급증

[동분서주] 고가 자전거 느는 만큼 절도도 급증

2016.03.08. 오전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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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호, 사회부 기자

[앵커]
요즘 날이 풀리면서 자전거 타고 한강에 나오는 시민들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이제 날이 더 따뜻해지면 더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가격이 요즘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만만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어떤 것은 거의 1000만원이 넘는 그런 자전거도 있습니다, 1000만원. 자동차 가격에 거의 맞먹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문제는 절도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4년 사이에 자전거를 노린 범죄가 무려 6배로 증가했습니다. 자전거, 자전거 도둑, 영화에 나오는 낭만적인 도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부 조성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자전거가 일단 비싸다고요? 실제로 취재를 해 보셨는데 대체 가격이 어느 정도나 합니까?

[기자]
최고 상급 자전거는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전거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다 보니까 동호인들이 좋은 장비를 찾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자전거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자전거 가격은 말씀드린 대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한 자전거 판매장을 찾아 가격을 문의해 봤습니다. 그 결과를 보니 갓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동호인들이 타는 입문용 자전거는 6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앵커]
200만원짜리 자전거가 입문용이에요?

[기자]
이보다 숙련된 중급자들이 사용하는 자전거는 200~500만원대 가격이었고요. 최상급 자전거는 말씀드린 대로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 심지어는 2000만원을 넘는 자전거도 더러 있었습니다.

[앵커]
저희 집에 있는 20만원짜리 자전거는 그러면 무슨 용입니까. 나들이용입니까? 그런 자전거도 많이 있는데 비싼 자전거도 많은가봐요.

[기자]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자전거는 상당히 고가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비싼 자전거는 자동차 한 대 값에 견줄 수 있는 가격이었는데요. 취재진이 방문한 자전거 판매장에도 1000만원이 넘는 자전거가 진열되어 있었고 또 이런 자전거를 이용하는 애호가들의 발길도 줄을 잇는 모습도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조 기자가 취재한 자전거 중에 제일 비싼 자전거는 얼마짜리까지 있었습니까?

[기자]
제가 눈으로 확인한 자전거는 1800만원짜리 자전거가 있었고요. 그리고 2700만원, 이렇게 하는 자전거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2000만원이 넘는 자전거까지. 이렇게 자전거가 비싸지고 인기를 끌다 보니까 이것을 노리는 범죄가 지금 늘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들어 자전거 절도 범죄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난을 걱정하는 자전거 동호인을 취재과정에서 만났는데요.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시죠.

[김동우 / 서울 남현동 : 잠금장치를 해놓아도 분실하고 도난당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식당을 가든지 커피숍을 가든지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둬야 하는 그런 것들이 제일 걱정이고…]

[기자]
자전거를 노리는 범죄가 얼마나 늘었는지 경찰청이 집계한 자전거 절도 범죄 현황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고 계신 내용인데요. 지난 2010년 3500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1만 건을 넘어서더니 지난 2014년에는 2만 2000건을 넘었습니다. 불과 4년 사이에 6배가 넘게 늘어간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6배.

[기자]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지난달에만 자전거 절도범 4명이 붙잡혔고요. 비싼 자전거의 바퀴만 훔친 뒤 다시 조립해서 중고거래사이트를 통해 되파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훔친 자전거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자전거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중고품으로 팔아도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범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죠. 1000만원짜리 자전거 중고로 팔아도 몇 백만원은 받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저도 실은 저희 아이가 자전거를 한번 학교 근처로 가져갔다가 잃어버린 적이 있어요. 물론 잠금장치를 제대로 안 한 잘못도 있겠지만. 그런데 신고할 때 포기합니다. 자전거 이거 찾겠어. 그만큼 한번 잃어버리면 자전거 도둑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자전거 도난을 막기 위해 행정자치부에서 내년부터 자전거등록제라는 것을 전면 시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일부 경찰서 등에서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자전거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자전거 소유자가 가까운 지방자치단체에 자전거 등록을 신청하면 자전거등록번호를 부여하고 이에 따른 식별 장치를 자전거에 부착하는 겁니다. 이 정보를 지자체와 경찰서가 공유해 자전거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렸을 때 찾기 쉽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자전거 절도를 예방하는 효과도 일부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앵커]
그런데 자전거에 GPS가 달린 것도 아니고 잃어버린 자전거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르지 않습니까. 결국은 개인이 요즘 나온 자전거, 아까 말씀하신 동호인들 탄다는 고가 자전거는 지지대라고 하나요? 발로 탁 해서 세우는 것, 그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아무 데나 둘 수도 없고 식당으로 가지고 들어오시는 분도 있는데 결국은 개인이 관리를 잘 해야겠죠?

[기자]
물론 관리가 어렵습니다. 경찰도 이런 부분 때문에 자전거가 절도에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등록제를 시행해서 아무리 일련번호를 메긴다고 해도 자동차처럼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기가 어렵고 또 주인 눈에서 벗어나면 얼마든지 절도 위험에 노출되는 게 자전거이기 때문인데요. 경찰 관계자가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분실이나 절도를 막기 위해 당부한 내용을 함께 들어보시죠.

[서한겨레 / 경찰청 생활안전과 경위 : 약한 잠금장치를 사용하거나 사람들이 가져가기 좋은 위치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튼튼한 잠금장치를 하고, 집 안과 같이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
아무래도 철저한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였고요. 봄철 사이클 복장을 갖추고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을 보면 건강하고 멋진 취미생활을 즐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앵커]
저렇게 줄서서 가면 참 멋있어 보여요.

[기자]
하지만 고가의 자전거일수록 절도범들의 표적이 될 그럴 소지가 크다라는 점, 반드시 인식을 하시고요. 그리고 기분 상하는 일 없이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서 자전거를 관리해야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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