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집단 C형 간염' 병원장 자살...감염 경로 미궁 속으로

원주 '집단 C형 간염' 병원장 자살...감염 경로 미궁 속으로

2016.03.04.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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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면서 집단 C형 간염 환자가 발생해 큰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다나 의원이었죠.

그러다 올해 2월 중순에 충북 제천과 강원도 원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강립 /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 10%가 넘는 환자가 C형간염에 걸린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는 C형 간염 감염이 우리나라에서 통상적으로 1% 미만의 감염률을 갖는 것으로 보면 지나치게 높은 상황입니다.]

보건 당국의 확인결과 강원도 원주에 있는 한양정형외과였는데 이 곳을 다녀간 환자는 모두 만 5천 명이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2천여 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240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건 당국의 조사와는 별개로 경찰의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병원장을 불러 이미 한차례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병원장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 '집단 C형 간염' 사태의 진원지인 원주 한양정형외과 병원장 59살 노 모 씨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둔 상태였습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 : 화장실서 발견됐고요. 유서는 없었습니다.]

숨진 노 씨는 집단 C형 간염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말부터 경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경찰은 자가 혈 주사, 이른바 PRP 시술 과정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에 대해 캐물었고 노 씨는 집단 감염에 대해 잘못은 인정했지만, 주사기나 장비 재사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습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 : 아주 착실하게 조사를 받았습니다. 잘 받았고. (주사기) 재사용은 없다고 했습니다. (없다고 주장했습니까?) 네.]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숨진 만큼 정확한 감염 경로 확인이나 간염 치료에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을 쓴 피해자들의 보상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C형 간염 판정자 : 너무 억울해요. 억울하고. 저는 어떻게 해서라도 보상을 받고 싶고요. 천만 원도 넘게 들어갔고 고생은 고생대로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요.]

의료과실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손해배상금 대불 신청이 어렵고 경찰 수사 역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입니다.

원주 한양정형외과에서 주사나 시술을 받은 환자는 확인된 수만 모두 만 5천443명.

지금까지 2천여 명이 검사를 받은 상황에서, 240명이 넘는 C형 간염 환자가 나왔고, 계속해서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C형 간염뿐 아니라 B형 간염과 매독, 그리고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HIV 감염자까지 나왔습니다.

특히 HIV 감염자의 경우 아홉 달 동안 교통사고 치료를 받았던 원주 한양정형외과에서 감염됐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

병원장 노 씨가 숨지며 감염경로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C형 간염뿐 아니라 HIV 감염까지, 파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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