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로 '호랑이 굴' 찾아간 만취 운전자

제 발로 '호랑이 굴' 찾아간 만취 운전자

2016.01.28.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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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앵커]
지구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가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다소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40대 남성이 술에 취해 경찰 지구대 주차장과 공터를 구분하지 못해 일어났습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 한 대가 교차로를 건너 지구대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이 차량은 망설임 없이 순찰차 전용 주차 구역에 차를 세웁니다.

한동안 운전자가 내리지 않자 이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관이 차량을 주차 구역에서 빼달라고 말하기 위해 다가갑니다.

조수석에 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던 경찰은 술 냄새를 확인하고 운전자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합니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9%로 운전면허 취소 수치입니다.

이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을 지구대 순찰차 전용구역에 주차했다 음주 사실이 들통 났습니다.

음주 운전 혐의로 붙잡힌 사람은 48살 정 모 씨.

지구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정 씨는 술에 취해 지구대 주차장을 공터로 착각하고 주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혁 / 청주 상당경찰서 분평지구대 : 신호대기 중이나 중앙선을 침범해서 음주 단속을 한 경우는 있는데 지구대 주차장이나 관공서에서 음주 운전을 했다 단속되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경찰은 정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앵커]
제가 더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것 같고요. 더 추가로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인터뷰]
저분이 인근에서 지인과 술을 먹고서 다른 일행과 헤어지고 지인은 조수석에 태우고 본인이 왜 여기로 왔느냐면 바로 저 지구대, 청주에서 일어난 일이거든요. 이 지구대에서 불과 1km 이내 떨어진 곳이 자기 집입니다. 그런데 평상시에 공터 주차장이 저곳에 널려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정도 가면 우리 집이겠다, 근방이 공터주차장이겠다고 생각을 하고 바로 신호를 받고 직진을 하면서 좌회전해서 들어온 곳이 하필 관찰 지구대 주차장이 된 겁니다. 보셨듯이 순찰차가 들어와서 보니까 경찰차 출동 대기 주차선이기 때문에 일반 차는 못 대거든요. 그래서 가서 차를 빼주십시오 하니까 문을 열고 태연히 왜 그러시냐고 하는데 냄새가 확 풍기니까 그래서 결국 음주단속을 하게 됐는데 굉장히 황당한 단속이 돼버린 거죠.

[앵커]
술이 원수죠.

[인터뷰]
술이 원수죠. 아니, 왜 남성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 술을 마시면 세상 여자가 다 예뻐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데 이게 결국 술을 마시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되느냐면 일반 평상시보다 판단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전두엽 자체가 약간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가 늘 평상시에 정상적으로 하던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게 술이 주는 영향인데 이번에는 술이 주는 영향이 과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네요.

[앵커]
이거 완전 현행범인데, 수사할 것도 없을 것 같아요.

[인터뷰]
사실 이거는 본인이 옆에 지인도 있지만 본인이 바로 시인을 했습니다. 음주운전을 했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고. 여기에서 한 가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잘못하면 요즘 옆 동승자도 음주운전, 도로교통법 방조범으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요. 실제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술집에서 부하직원하고 술을 먹다가 상사가 내가 술을 많이 먹었는데 너 술을 좀 적게 먹었지, 너가 운전 좀 해. 키를 줬는데 가다가 음주운전에 적발이 됩니다. 당신 차가 나중에 조회를 해 보니까 이 운전자의 차가 아니거든요. 어떻게 운전하게 된 경위를 진술을 하세요라고 하거든요. 사실은 사장님이 제가 술을 적게 먹은 것 같아서 음주수치가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키를 주셔서 결국 운전을 하게 됐습니다라고 해서 결국은 관리하는 밑에 부하직원에게 음주운전을 하게 돼서 결국 같이 입건된 그런 사례가 있는데 동승자도 상당히 주의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음주운전을 하다가 지구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사람도 있습니다마는 저희 자막으로도 몇 번 나갔습니다. 갑자기 자유로 한복판에다가 차를 세우고 거기서 그냥 잠을 자신 분도 있었고요. 과거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또 남의 차를 몰고간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많이 있죠?

[인터뷰]
춘천에서도 지난 13일에 발생한 건데 50대 남성이 술에 만취된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경찰 조사에서는 소주 3병을 마셨다, 이렇게 진술을 했는데 바로 편의점 앞에 다른 사람이 일시적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서 잠깐 시동을 켜놓은 상태로 들어갔거든요. 굉장히 조심해야 됩니다, 이런 부분은. 그런데 지나가다가 날씨가 춥고 그러니까 바로 올라타니까 키가 꽂혀있는 거예요. 그걸 그대로 운전하고 갔는데 112 신고를 해서 결국 2km 정도에서 체포가 됐죠. 결국 이 사람은 자동차불법사용, 또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 이걸로 처벌을 받은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운전자가 아닌데 술이 취한 김에 남의 차에 탔다가 운전까지.

[인터뷰]
키가 꽂혀있으니까.

[앵커]
꽂혀있는 게 정말 위험하죠.

[인터뷰]
그런 경우에는 자동차 도난 신고도 굉장히 많습니다. 나중에 민사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 관리를 잘못해서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때 피해자들이 보험으로부터 보상을 받고 그다음에 보험회사가 차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이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관리, 특히 잠시라도 이동을 하실 때는 반드시 키를 빼고, 시동을 끄신 다음에 용무를 보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앵커]
그런데 시동을 자유로 한복판에서 끄신 분도 있어요. 이건 뭡니까?

[인터뷰]
무쏘 차량을, 5차로입니다. 자유로가 시속 100km 내외로 달리는 무서운 곳이죠. 그런데 운전을 하고 가다가 술에 만취된 상황이니까 가다가 졸리니까 바로 거기서 정지를 하고 잠을 자 버린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뒤에서 빵빵 거려도 얼마나 만취를 했는지 자버려서 신고가 돼서 경찰이 왔는데도 문을 안 열어주는 거예요. 결국은 렉카차 불러서 문을 강제로 열고 체포를 했는데 이 사람이 하는 얘기가 더 웃깁니다. 내가 나는 우리 집에서 자는 줄 알았는데 왜 나를 붙잡느냐. 그런 정도로 만취가 됐는데 결국은 면허가 취소되고 벌금 5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무는 그런 형태, 웃지 못할 그런 상황도 일어난 일이 있었죠.

[앵커]
알겠습니다. 음주운전을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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