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그 후, '인생 역전'에서 '지옥의 로또'로...

[앵커]
역대 최대금액인 1조 9천억 원, 미국 파워볼의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연일 화제입니다.

파워볼 보다는 당첨금이 적지만 우리나라에도 로또복권이 있는데요.

벌써 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됐지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지는 못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판매점.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모두 로또복권을 사기 위한 사람들입니다.

[이창원 / 서울시 공릉동 : 미국에서 당첨된 것이 수십억 원 정도가 아니라 천문학적인 금액이더라고요. 우리나라도 1등만 맞으면 그만큼 제일 큰돈 아니에요.]

지난 1969년 주택복권으로 시작된 국내 복권 사업은 2002년 로또복권이 등장하면서 열풍이 불었습니다.

수많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나왔는데, 지난 2003년 춘천의 한 경찰관이 역대 최대금액인 407억 원에 당첨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모두 4천 명이 넘는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1등 당첨자 모두가 인생역전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3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242억 원에 당첨된 52살 김 모 씨.

무리한 주식투자와 사업실패로 5년 만에 모두 탕진했고 결국 사기범으로 전락했습니다.

2006년 14억 원에 당첨된 20대 청년은 도박에 빠져 돈을 모두 날리고 절도범이 됐고, 18억 원에 당첨된 40대는 투자사기로 빚더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당첨금을 둘러싼 소송도 잇따랐습니다.

2003년 한 당첨자는 가족들과 돈을 분배했다가 형편 어려워지자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했고, 당첨 후 도박에 빠져 이혼당한 아내가 위자료를 더 달라고 송사에 나서는 등 로또를 둘러싼 소송만 수십 건에 이릅니다.

로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기존 직업과 소비구조를 유지하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합니다.

나눔로또 측이 서비스하는 재무 컨설팅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최서혜 / 나눔로또 공익마케팅팀 : 복권 1 등에 당첨되면 단기, 중기, 장기 등 단계별로 자금 운용 계획안을 수립해 자금 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수천, 수만 명의 사람이 종이 한 장에 인생 역전을 소망하고 있지만, 일확천금의 끝에는 장밋빛 인생만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