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 1/4, 20분 넘어야 소방차 도착

고속도로 터널 1/4, 20분 넘어야 소방차 도착

2015.11.20.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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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악지대가 많은 우리나라는 터널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요.

폐쇄된 터널 안에서 불이라도 발생하면, 다른 어떤 화재보다 위험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상당수 터널이, 소방차 출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방재 대피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상주 터널 사고, 천만다행으로 대형 참사는 막았지만, 소방차가 도착한 건 사고가 나고 한참 뒤였습니다.

[김재만, (현장 목격자)]
"끄다가 안 돼서 저도 위험할 것 같아서 터널 밖으로 나왔어요."
(그러고 나서 나중에 소방차가 왔군요.)
"소방차는 그 뒤로 정체가 너무 심하다 보니까 한 30분, 40분 후에 도착을 해가지고 진화를 했습니다."

소방차가 오는데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을까요?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전국 소방서와 터널 간의 거리를 조사했습니다.

이건 전국 1,000여 개 소방서와 1,300여 개 터널의 위치인데요.

각 터널에서 가장 가까운 소방서 간의 거리를 분석해봤습니다. 소방서 관할 구역이 넓은 지방의 터널들은, 대도시 터널보다 소방서와 거리가 2배 가까이가 더 멀었습니다.

예상 이동시간을 볼까요?

고속도로 터널의 1/4, 백 일흔 네 개 터널은, 화재 신고 후 20분이 지나도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상주 터널 사고가 그랬는데요.

교통 정체에다 신고 지연 시간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초동대응의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이 큰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교통정체가 없다고 해도, 소방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35분이 넘어가는 터널들입니다.

가뜩이나 소방서와 먼데, 옥내 소화전과 화재탐지장치뿐 아니라, 비상대피로도 대부분 설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는 고속도로 터널의 2/3, 국도 터널의 3/4은 옆 터널로 이어진, 비상대피로가 없습니다.

살기 위해선 터널 반대편까지 뛰는 것 말고 다른 어떤 방법도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도로의 터널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터널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터널 사고 대비책, 이대로 놔둬도 될까요?

YTN 함형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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