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이번엔 진범 가리나?

'이태원 살인사건' 이번엔 진범 가리나?

2015.11.08.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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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살인사건'의 두 번째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진범을 가려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8년 전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우선 검찰의 공소사실은 에드워드 리가 아더 패터슨에게 칼을 건네며 피해자 조중필 씨를 찌를 수 있느냐며 부추겨 살해한 만큼, 2명이 공범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리는 자신은 부추기지 않았고 화장실로 손을 씻으러 갔는데 뒤따라온 패터슨이 갑자기 조 씨를 찔렀다고 주장합니다.

패터슨은 반대로 리가 무언가 보여준다고 해 화장실로 따라갔는데 리가 갑자기 조 씨를 칼로 찔렀다며 리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리는 조 씨가 지나가면서 패터슨을 쳐다봤고 불쾌해진 패터슨이 범행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밖에 범행 전 상황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며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패터슨 측은 이에 대해 리가 마약에 취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 진술하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 씨가 돌아선 방향은 혈흔, 핏자국 패턴의 검증과 함께 사건 발생 당시 세 사람의 위치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지난 공판에서 리와 패터슨은 범행장면을 재연하며 오른쪽 목을 칼에 찔린 조 씨가 왼쪽, 즉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18년 전 1차 재판 때 오른쪽으로 돌았다는 기록과는 정반대여서 의문입니다.

화장실에 칼을 누가 가져갔는지 또 범행 장소를 누가 먼저 떠났고, 거울을 통해 범행을 목격할 수 있는지도 밝혀내야 할 대목입니다.

또 18년 전과 뒤바뀐 진술이 통역 탓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말 바꾸기인지도 풀어야 할 실타래입니다.

일단 검찰이 핵심 증인인 리의 입에서 만족스러운 답을 끌어내지 못한 만큼 유죄입증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입니다.

오는 11일에는 혈흔분석전문가와 당시 부검의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고, 검찰은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의 소재를 파악해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꼬인 실타래가 풀려 진실에 한 발짝씩 다가설 수 있을지, 아니면 영영 미제로 남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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