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반, 경찰 반...' 조폭 형님 결혼 하던 날

'하객 반, 경찰 반...' 조폭 형님 결혼 하던 날

2015.11.03. 오전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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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정찬배 앵커
■ 임방글, 변호사

[앵커]
서울의 한 결혼식장 앞입니다.

경찰차도 보이고요.

검은 정장을 입은 체격 좋은 남성들도 있습니다.

영화 '친구'의 소재였던 부산 폭력조직 칠성파 핵심인물의 결혼식이었는데요.

돌발상황을 우려해 2백여명의 경찰이 나선겁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텔 앞에 줄지어 세워진 검은 차량들.

차 문이 열리자 정장 차림의 건장한 남성들이 90도로 허리를 꺾고, 남성 한 명을 대여섯 명이 따라붙어 호위하기도 합니다.

부산의 폭력조직 칠성파의 행동대장 56살 권 모 씨의 결혼식장 풍경입니다.

그런데 조폭들 사이로 이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는 경찰들도 눈에 띕니다.

권 씨의 결혼식으로 칠성파의 세 규합과 조직간 충돌이 우려되자 대비에 나선 겁니다.

영화 '친구'의 소재이기도 했던 부산 칠성파는 한때 국내에서 손꼽히던 폭력조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두목 이강환에 이어 최근 부두목도 검거되며 세가 위축됐습니다.

그럼에도 권 씨의 결혼식은 25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호화롭게 치러졌습니다.

하객 1인당 10만 원이 넘는 식사가 제공됐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입니다.

결혼식 사회와 축가도 유명 연예인들이 담당했고, 식장 입구에는 건설업체 등에서 보내온 화환들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경찰은 하객 수와 맞먹는 230여 명의 경찰을 예식장 안팎에 배치했고, 예식은 다른 조직과의 충돌이나 불상사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YTN 조용성입니다.

[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서울 도심에서 부산의 최대 폭력조직이라고 하는 칠성파의 간부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변호사님, 아무리 조직폭력배라고 하더라도 결혼식 올린 거는 불법 아니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과거에는 이렇게 조직폭력배들이 경조사나 결혼식에 이렇게 모여서 세를 과시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을 때 이것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우리가 수사를 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 사람들에게 어떤 위세를 과시하면서 위화감을 준다.

이러면서 조직이 또 모이면서 조직을 결속하는 그런 의미도 있잖아요.

이랬는데 대법원에서 이렇게 경조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범죄단체들의 행동으로 볼 수 없다, 이런 판결이 나온 이후에는요, 만약에 저렇게 경조사나 결혼식에 저렇게 많이 모였다고 해도 특별히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위해를 가했다라는 증거가 없으면 따로 처벌은 하지 않습니다.

[앵커]
분위기가 무섭다, 지금 결혼식 장면인데 결혼식 때 이른바 덩치 좋고, 그런 사람이 왔다고 하더라도 그게 큰 죄는 아니라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것만으로는 죄라고 할 수 없죠. 우선 누가 만약에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건장한 사람들이 와서 90도로 인사하고 한 명의 사람을 5~6명이 건장한 남성이 호위를 하면서 간다. 물론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이 그 모습을 본다면 저 사람들 뭐지, 약간 무서운데라고 느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들을 처벌을 할 수 없죠.

[앵커]
그리고 초호화 결혼식이었다고 하는데 칠성파라고 하는 게 영화에 나왔던 친구 배경이죠?

[인터뷰]
그렇죠, 영화 친구에 나왔던 그 배경이 되는 그 조직이고요.

부산에서 유명한 폭력조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결혼식도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잠실에 있는 특급호텔에서 이루어졌고요.

식대도 굉장히 비쌌을 것이고 또 사회자나 축가를 부른 사람도 유명 연예인이었다고 하니까 호화로운 결혼식이었다고 할 수 있죠.

[앵커]
하지만 뭐 반 뭐 반이라고 하는데요. 하객 250명에 경찰 병력 230명이었답니다.

[인터뷰]
경찰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굉장히 큰 규모의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이 결혼한 데다가 또 다른 간부들도 모두 참석을 했거든요.

하객이 250명인데 출동한 경찰도 230명이었으니까.

[앵커]
그 주변에 다닌 분들은...

[인터뷰]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보셨겠죠.

[앵커]
겁났을 것 같아요. 도대체 누가 결혼을 하길래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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