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이 당하셨다면?"...노인요양원 관리 실태

"우리 부모님이 당하셨다면?"...노인요양원 관리 실태

2015.10.26. 오후 6: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이런저런 형편 탓에 몸이 편찮은 부모님을 노인요양원에 모시는 가정이 많습니다.

자식처럼 잘 보살펴 드리는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은데, 이런 소식까지 전해지면 마음이 더욱 무겁죠.

전라북도 남원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직원이 80대 노인을 밀치고 위협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먼저 김승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치매나 중풍 노인 등을 돌보는 요양원입니다.

한 남성이 노인을 밀치고 위협을 하다가 침대 쪽으로 몰아붙입니다.

그러자 노인은 이내 침대 앞에서 그대로 뒤로 넘어집니다.

고령의 환자가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이 남성은 노인을 넘어뜨린 뒤에도 잡아당겨 침대에 앉힐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습니다.

잠시 뒤 들어온 다른 직원도 침대에 앉아있는 노인을 세게 밀칩니다.

이 때문에 환자가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가족들은 하소연합니다.

[노인 환자 가족]
"허리도 아프시고, 거동도 불편하시고 팔꿈치 다쳤던 부분 상처에 그대로 염증이 생겨서 안 낫고 있어요."

요양원 측은 치매 증세가 너무 심해 환자가 계속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제지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합니다.

[요양원 관계자]
"어머님을 계속 찾으시고, 너무 불안정한 상태에 계시니까 아침에 실랑이하다가 팔도 다치셨으니 어머님이 오셔서 아버님을 안정시켜야겠다고 바로 전화를 드렸어요."

이런 해명에도 가족들은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노인 환자 가족]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신 거 자체가 항상 버린 거 같았는데 그걸 보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집에서 못 모신 게 한이 맺혔습니다."

노인 가족들은 요양원과 요양사를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앵커]
요양원 측은 아침 예배 시간에 83살 조 모 할아버지가 계속 나가겠다고 해서 막아서다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조 할아버지의 치매 증세가 너무 심해 감당할 수 없다"며, 평소에도 가족들에게 모셔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런 사건이 처음은 아니죠.

지난 2013년 10월, 대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입니다.

50대 요양보호사가 치매에 걸린 80대 할머니를 때리고 밀치고 질질 끌어당기는 모습입니다.

아예 머리채를 잡고 무자비하게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할머니는 결국 피까지 흘렸는데요.

요양원 측은 그 뒤로도 7시간 넘게 할머니를 방치했습니다.

요양병원에서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걸까요?

[김승환, 사회부 기자]
"2008년도에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됐습니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에서 치매나 노인성 질환을 가진 분들에게 꽤 많은 요양급여를 지급하고 이것이 요양시설에 지급되기 때문에 제도를 시행한 다음에 전국에 있는 요양시설이 급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보호사 수요도 많이 늘어나게 되겠죠.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게 된 만큼 처우가 좋지는 않은데요. 노동 강도가 굉장히 심합니다. 하루에 12시간을 일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고용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 임금은 낮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의 질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겠죠."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2008년 이후, 전국의 노인의료복지시설은 무려 3천 개나 늘었습니다.

그만큼 집을 떠나 요양시설로 옮겨간 어르신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시설과 직원의 전문성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지난해 장성 노인요양병원 화재인데요.

화마에 환자와 직원 20여 명이 숨진 이 날 밤, 병원에는 간호조무사 단 1명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럴듯한 시설과 제도만 갖추었을 뿐 정작 어르신들을 모실 인력 관리나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겁니다.

전국 요양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관리와 점검이 필요할 때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