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플러스] 잇단 가짜 양주에 '캡틴 큐' 생산 중단

[큐플러스] 잇단 가짜 양주에 '캡틴 큐' 생산 중단

2015.09.22.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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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점곤, YTN 사회·문화 전문기자

[앵커]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가짜 양주는 독버섯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기승을 부린다고 하는데, 가짜 양주를 마시고 숨진 경우도 있습니다.

가짜 양주를 만드는 데 악용된다는 오명 때문에 국내 최초의 양주 '캡틴 큐'는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국민 건강을 해치고 지하경제의 한 축인 가짜 양주, 영상을 통해 먼저 보시겠습니다.

가짜 양주 제조 일당 검거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볼 텐데요. 먼저 최아영 기자의 리포트 보고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경찰이 지하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물병들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병에 담긴 것은 다름 아닌 양주.

유흥주점에서 손님이 먹다 남긴 것을 모아 놓은 겁니다.

이를 섞어 가짜 양주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만든 재탕 양주는 만 4천여 병.

시가로 55억 원어치입니다.

게다가 유흥주점에 있는 진품과 바꿔치기한 뒤 진짜 양주는 도매상에 팔아치웠습니다.

손님이 가짜 양주를 마시는 동안받아 챙긴 돈만 4억 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유통한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임 모 씨, 피의자]
"일자리가 없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불법 주류를 막기 위해 진품 양주에 부착된 전자라벨까지 위조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가짜 양주를 제조해 유통한 혐의로 유흥주점 종업원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앵커]
그러면 오점곤 YTN 사회문화 전문기자와 함께 가짜 양주에 대한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보니까 이제 유흥주점에서 마시다 남긴 양주를 섞어서 가짜 양주를 만들었군요.

[기자]
지금 보도에도 보셨지만 1만4000여 병 가량. 시가로는 55억 원정도입니다. 계산을 해 보니까 좀 부풀려지지 않았나 해서 봤는데요. 이게 17년산을 이번에 주로 가짜 양조로 위조했고요.

술집 가격으로 한 병이 35만원에서 45만원 정도로 해서 그러니까 1만 4000병 해서 55억원이고요.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게 가짜기는 가짜인데 가짜라기보다는 재생양주, 재탕양주라고 표현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비슷한 양주를 섞어놓거나 같은 술을 계속 모아놨기 때문에 맛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는 이런 얘기를 수사 관계자들이 하더라고요.

[앵커]
그러니까 반찬 재활용처럼 남은 양주 재활용으로 보면 되겠군요.

[기자]
예를 들면 장례식장에서 국화꽃도 그런 경우도 가끔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식으로 보면 되는데요. 어쨌든 가짜입니다.

[앵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기자]
첩보를 입수해서요. 그러니까 강남 일대에 그런 가짜 양주. 그러니까 완전 가짜는 아니지만 이렇게 먹다 남은 술을 재활용한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수서경찰서에서 진행했고요.

[앵커]
명백하게 가짜 양주 이야기인데 이것보다 더 악랄한 수법의 가짜 양주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예전에 많이 있었는데요. 조금 전에 앵커께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그러니까 캡틴 큐 같은 거요. 양주를 섞어서 여기에 에탄올도 섞고 그래서 양주를 만들어서 파는데 그거는 예전 수법이고요.

요즘에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은 소비자들이 금방 알아서 그 알코올냄새가 강하거든요. 그 술에서는요. 많이 적발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거는 많이 사라졌고 오늘 걸린, 오늘 수서경찰서에 적발된 방식으로 많이 한다고 합니다.

[앵커]
요즘은 그런 수법을 많이 쓰는군요.

[기자]
네.

[앵커]
앞서서 맛으로는 큰 차이를 못 느낀다고 하셨는데요. 병의 라벨이 뜯겨있다거나 아니면 또 전자라벨도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것은 소용이 없었던 겁니까?

[기자]
제조과정을 화면으로 보시면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양주를 저희가 술집에 가서 남기지 않습니까. 남긴 양주를 빈 생수병에 모읍니다. 많이 남겨 놓으면 그렇게 하고요. 이게 조금 전에 나왔던 장면입니다.

빈 병이 있죠. 여기에서는 석수라고 그럽니다. 석수가 브랜드인데 그 석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말하는 은어. 석수를 양주를 넣은 다음에 지금 똑같이 여기, RFID라는 전자라벨입니다.

이것도 그대로 위조를 하고요. 조금 있으면 여기에 가열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위를 포장까지 합니다, 비닐로요. 거의 완벽하게 해서 배달하는 방식인데요.

RFID 그러니까 전자라벨이 2012년부터 국세청에서 도입을 해서 각 술집에서 전자라벨을 읽을 수 있는 그러니까 리더기라고 하죠. 그 인식기를 보급을 했고요.

그래서 의무적으로 당연히 그렇게 하고 또 그렇게 해야 되는데. 솔직히 경찰 관계자들이나 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전자라벨 인식기, 리더기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혹시 그걸 찾는 손님이 있다고 그러면 그것은 국세청 직원 아니냐며 이미 그렇게 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인터넷에도 가짜 양주 구별법 중하나가 이런 리더기를 의무적으로 배치를 해야 되니까 술 마시기 전에 업소에 달라고 해서 확인하라, 이렇게 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 꼼꼼한 주당들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실질적으로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경찰이나 업소 관계자들한테 물어보면 그것을 찾는 분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RFID는 한번 술병을, 그러니까 개봉. 일반적인 얘기로 술병을 따게 되면 그것도 같이 훼손이 됩니다.

그래서 따고 난 이후에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따기 전에, 술병을 개봉하기 전에만 이걸 리더기로 읽혀봐야 진짜 술인지 가짜 술인지. 그 안에 칩이 들어가 있습니다.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그 이력이 그대로 담겨있는 아주 작은 IC칩이 들어가 있는데 그대로 읽혀야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게 되는데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제가 국세청에서 주류 분석을 하는 그 업무만 하는 데도 있거든요.

그쪽에도 문의를 했으면 RFID가 아니면 지금 사실상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똑같은 양주를 섞어 놓기 때문에 맛과 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짜 양주를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특수용기를 만들어서 가짜 양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런 경우도 가끔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구별법도 흔치는 않죠?

[기자]
없다고 봐야 되죠.

[앵커]
본인의 감 같은 것으로 알 수밖에 없는데 수법이 그렇지 않습니까. 조금 술취한 손님들에게만 준다든지.

[기자]
저희가 가보면 술을 보통 1차, 2차, 3차 가게 되면 양주를 먹으러 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미 어느 정도 술에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요.

그래서 종업원들도 어떤 데 보면 본인이 직접 병마개를 열거든요, 딴다고 그러죠. 따거나 아니면 밖에서 아예 따고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이게 가짜 양주 아니냐고 이렇게 의심해 봐야 될 것 같고요.

[앵커]
이런 가짜 양주 때문에 그동안 가짜양주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는 오명을 썼던 캡틴 큐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하는데 정말 그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캡틴 큐 하면 1980년 그러니까 35년 전에 처음 등장했고요.

그 이름이 저가양주의 대명사라고 해서 저희가 양주를 쉽게 먹지 못 할 때, 캡틴 큐 광고가 화면에서 나오고 있는데 애꾸눈 선장 광고로 유명한 거죠. 국내 최초의 럼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당시에는 비싸서 아무나 양주를 못 먹었는데요. 이게 나오고 난 후에 나도 양주 먹는다고 하면서 많이 먹었고요. 저 같은 경우에도 기차에서 대학시절에 가끔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톡 쏘는 강한 맛이 있는데요.

이거와 같이 쌍벽을 이루는 게 나플레옹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 지난 7월에 적발이 되었지만 캡틴 큐를 섞어서 가짜 양주를 만든다는 이런 경찰 발표도 있고 보도가 있으니까 이게 사실은 롯데 주류에서 만든 겁니다.

여기에서 이번에 경영권 분쟁 그런 것도 있고 해서 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 않을까 했고요. 그다음에 지금 보면 캡틴 큐 판매량이 나오는데 꾸준하기는 합니다. 5억원 정도인데요.

기업의 입장에서 1년에 5억원이면 사실상 이익이 남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 있어서 이번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미지도 없애고 할 겸 해서 없애기로, 제조 중단하기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앵커]
양주가 비싼 술이라서 마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가짜 양주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오점곤 YTN 사회문화 전문기자와 함께 가짜 양주 문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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