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김일곤 주머니서 '살생부' 추정 메모지 발견

'트렁크 살인' 김일곤 주머니서 '살생부' 추정 메모지 발견

2015.09.18. 오후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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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준, 前 동두천경찰서 수사과장 / 김경진, 변호사·前 광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 이진곤, 경희대 객원교수 /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앵커]
'트렁크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일곤의 소지품에서 살생부로 추정되는 메모지가 발견됐습니다. 오늘 YTN이 단독 보도한 내용인데요.

검거 당시 김일곤 바지 주머니에서 가로, 세로 약 10cm짜리 메모지 2장이 나왔습니다. 한 장에는 주로 글씨가 적혀 있고요. 다른 한 장에는 윗부분에 조금 적힌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누구의 이름이 적혀 있었을까요? 판사, 형사, 의사, 간호사 등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 28명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10여 개는 이름이 안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김일곤은 이름을 모를 경우, '이름 모름' 이라고 쓴 게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사 혹은 간호사와 남자 1명 이런 식으로 적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쓰다 기억이 안나면 펜으로 글씨를 뭉개버리기도 했답니다.

28명 중 어떤 직업군이 가장 많았을까요?의 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같은 병원 관련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무려 10여 명이나 됐는데요.

김일곤은 왜 이 사람들에게 원한을 가졌을까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답했답니다. 각각의 직업에 대해 이런 말을 덧붙였다고 합니다. 의사는 "교통사고 당해서 아픈데 강제 퇴원시켰다", 간호사는 "불친절 했다", 형사는 "폭행 사건 때 붙잡은 형사" 98년 절도 사건 관련 판결 내린 판사에 대해서는 "징역 5년 선고했다" 이런 말들을 했고 또 다른 말들도 있었습니다.

"난 더 살아야 한다", "잘못한 것 없다" 뻔뻔한 말들로 충격을 준 김일곤, 사이코패스인 걸까요? 아니면, 사회에 대한 증오와 분노 때문인 걸까요? 지금 분석해보겠습니다.

[앵커]
지금 안보라 앵커가 전해드렸습니다만 그 내용, 다 들으셨죠? 진짜 안보라 앵커가 말했던 제일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메모지를 안 뺏기려고 그랬고. 그 메모지에 보니까 이름이 쫙 적혀 있고. 직업 쫙 적혀 있고. 그리고 더 살아야 된다. 이것을 합하면 무시무시한 얘기가 되는 거 아닙니까? 김 박사님.

[인터뷰]
하여튼 병적인 것은 사실인 것 같고요. 이유를 막론하고 일단 구속이 되겠지만 구속이 되면 공주에 있는 국립법무병원에 가서 정신감정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 판단에는. 그런데 수첩에 이름 적힌 것을 보니까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생각이 나기는 하는데요.

우리 형사들이야 당연히 범법자를 잡아서 검문하면 수첩에 검사, 판사, 형사는 나와요. 제 이름도 수도 없이 오르내린 것을 봤는데 특이한 것은 그것이네요. 자기가 교통사고나서 오토바이 사고가 났죠, 배달업체에서. 손가락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그 병원에서 굉장히 난동을 피웠다고 그래요.

그래서 퇴원을 시킨 모양인데 그거에 대한 감정, 우체국에 갔더니 우체국 여직원이 자기한테 불친절하게 했다고 해서 이런 부분들이 있는데요. 이 사람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죽기 위해서 안락사약을 달라고 한 사람이 또 막상 검거가 되니까 나는 살아야 돼라고 하니까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하는데 제 경험적인 측면으로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이 사람은 평생의 반을 교도소에 왔다갔다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1년 이상을 끌지 못했어요. 계속 들어가느라고. 이런 사람들의 공통적인 현상이 있기는 하더라고요, 겪어보니까, 일선에서. 이 사람들은 적개심이 엄청납니다.

[앵커]
사회에 대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인터뷰]
적개심이 많은데 그 이유는 첫 번째 들어갈 때 자기가 억울하게 들어갔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것에 대한 감정이 쌓이고. 그다음에 그 이후에 죄를 짓고 들어가면서 비교를 하게 됩니다, 형량을. 저 사람은 똑같은 죄인데 쟤는 1년인데 나는 1년 반을 받았어. 그것에 대한 감정. 이게 누적이 되면 결국은 가슴 속에 응어리가 돼서 자기만 선이 돼 버려요.

그리고 자기한테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악입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도 여성을 납치해서 저것은 100% 성범죄를 위해서 납치한 것으로 보는 사람인데요. 그런 상태에서 여성이 자기한테 항거하니까 그것은 악인 겁니다.

[앵커]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를 했다.

[인터뷰]
저는 그렇게 단정합니다. 항거하니까 내가 하는 맞는 것인데 내 성적인 행위에 반항하고 항거하는 것은 악인 거예요. 가차없이 응징해서 살해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가 조금 이따가 최 원장님께 여쭙겠습니다. 그런데 현직에 계실 때 협박 좀 당하셨어요?

[인터뷰]
간혹 있죠.

[앵커]
간혹 있다. 우리 김 박사님은 해탈하신 것 같고요.

[인터뷰]
저는 수도없이 당했고요.

[앵커]
그런데 이것을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이런 거, 명단.

[인터뷰]
현직에 있을 때 협박을 당하면 사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들리고 별 염두에 안 두거든요. 왜냐하면 현직 벼슬이 주는 안정감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있는데. 이 사람 같은 경우에 약간 위험하다는 느낌은 좀 있더라고요. 왜냐하면 전체적인 느낌이 굉장히 정신병이랄까, 광기가 심화된 상황이에요. 보면요. 그래서 여성 시신을 그렇게 난도질을 해 놓고 나서 사실은 동물병원에 가서 안락사 약 달라고, 독극물 달라고 또 거기서 난동을 피우고.

[앵커]
죄책감 때문에 피해자를 고향에 묻어주고 싶었다는 이런 소리나 하고.

[인터뷰]
또 그러면서 경찰서 잡혀가는 도중에 기자들 만나니까 나 잘못한 거 없는데 너희들 왜 그래라면서 고개 뻣뻣하게 들고. 저정도면, 정상적인 판단도 안 되는 상태에다가 감정도 오르락 내리락하는 이런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굉장히 위험한 거거든요. 칼도 소지를 했다고 하고요. 그래서 실제 어느 순간에 현실화될 수도 있었던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원장님,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두 가지를 여쭙겠습니다. 제정신입니까, 아닙니까와 또 하나는 아까 우리 김복준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여성에 대한 게 아니라 자기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전부 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여성에 대한 혐오일까요, 자기가 생각할 때의 가상의 악에 대한 증오 때문에 이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인터뷰]
지금은 정상은 아닙니다. 정상이 아닌 이유는 원래 사이코패스라든가 반복적인 범죄자한테 타고 태어나는 기질과 환경을 몇 대 몇으로 하냐하면 5 대 5로 한다고 합니다. 원래 좀 죄책감도 없고 동정심도 없고 그런 것을 타고 태어났고 또 충동적인 것은 있는데 지금 정상이 아닌 이유는 피의자 김일곤도 일주일 정도 계속 쫓겨다닌 거거든요. 이제 공개수사가 된 다음부터는 자기이름이 전부 뜨고요. 그래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지금 제정신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잡혔을 때 그 상황은 정신질환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극도의 긴장과 흥분 때문에. 비유를 들면 전쟁에서 적이 총을 쏴서 자기를 죽이러 오는데 방금 달아난 사람에 해당되는 사람이거든요, 본인의 입장에서. 그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로 여자에 대한 그런 부분은 두 가지가 합쳐져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첫 번째 부분은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기억자체가 왜곡돼 있는 거예요. 자기가 잘못한 것은 조금 약하게 기억하고요. 남의 기억은 크게 기억해요. 모든 인간이 그런 성향은 있거든요. 우리도 누가 나한테 돈 빌려간 건 잘 기억해요. 그런데 꿔준 것은 잊어버려요. 그런데 그게 극대화돼 있는 거죠, 이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이게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 자기가 잘못한 것은 다 잊어버리고 자기한테 피해만 준 것을 기억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악하고 독한 마음을 갖고 있는 건 맞고요.

그런데 최근에 우리가 피의자 조사를 하다가 사진을 보면 걸음걸이가 좀 불분명하잖아요. 손가락도 다치고. 그러면서 스스로 일할 능력이 없어지면서 일종에 절망과 분노는 더 심해졌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여자를 갖다 본인이 과거에는 매춘을 하든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취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지면서 성적인 어떤 그런 부분과 강력한 분노가 합쳐지게 된 겁니다.
그래서 여성 혐오는 아니지만 성범죄이지만 그 밑에는 펑하고 터질 수 있는 증오가 쌓였던 거죠.

[앵커]
그런데 제가 이것을 여쭤본 이유가 왜 그러냐하면 과거에 유영철 같은 경우는 자기가 대단한 사람인냥 어쩌고 저쩌고 떠들었는데 지금 김일곤인가요? 이 사람도 거의 그런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둘이 비교를 했을 때 여성에 대한 혐오도 있다. 이런 분석 가능합니까, 유영철과 비교했을 때?

[인터뷰]
그런데 유영철이랑 김일곤은 급이 다르죠. 유영철은 일단 집단을 느낄 수 있는 리더로서의 능력이라고 표현하면 참 부당하지만 리더로서의 능력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 집단원들한테 금전적인 부분이고 여성의 성적인 것이라든가 그 집단을 끌고 갔었던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언변도 뛰어나고요. 그런 부분도 있어요.

물론 양심은 없죠. 그러나 김일곤은 거기에 비해서는 어떤 사람을 갖다 이렇게 이끈다든가 아니면 충동성을 조절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많이 떨어지죠. 그런데 과연 누가 더 극악한 범죄자냐. 둘 다 나쁜 범죄자입니다.

[인터뷰]
유영철 같은 경우는 제가 박사논문 자체를 그것을 썼기 때문에. 유영철 같은 경우는 여자에 대한 증오가 있는 건 맞습니다. 첫 번째 자기가 결혼했던 부인이 자기가 교도소에 수감했을 때 이혼을 일방적으로 했어요.

그것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첫 번째 부인한테 해를 끼치려다가 그냥 넘어갔어요, 자식 때문에. 그리고 나서 이후에 다시 만난 여성이 안마, 스포츠 하는 여성. 그래서 그 여성하고 비슷한 사람만 대상으로 범행을 했거든요. 그래서 여성 혐오증이 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앵커]
그런데 김 박사님, 제가 또 한 가지 여쭤볼 것이 이게 지금 숫자로 물론 희생자를 숫자로 비교를 한다는 것은 의미는 없지만 극악무도한 것은 똑같기 때문에. 하지만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김일곤이 강원도를 많이 갔다는 거예요, 지금. 그러면 여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닙니까? 여기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뷰]
지금 동선은 분명히 돌아다닌 건 맞는데 이 동선이 맞는지 여부는 경찰에서 확인을 해야 됩니다. CCTV나 이런 거 가지고.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 사람이 2013년 여름에 대전 교도소에서 나와서 지금 범행이 있기 전까지. 일산이 8월 24일이거든요. 그때까지 발견되지 않은 여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 변호사님께 여쭤볼 것이 22범이 관리대상에서도 빠지고. 이것 이렇게 해서 되느냐. 이것 사건 방지책을 앞으로 철저하게 세워야 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일부에서는 그러더라고요.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었기 때문에 그 돈하고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온 60여 만원을 가지고 생활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22범한테도 하느냐. 그것과는 문제가 다르다고 봅니다. 전과자들한테도 당연히 갱생의 기회 또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것을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범죄를 방지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관리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은 이것은 좀 그런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그러니까 교도소에서 이 정도되면 경찰서에다 통보를 해 줘야 되는데. 지금 교도소에서 통보를 안 했던 것 같아요. 그것은 교도소측 잘못인 건 분명한데 문제는 경찰에 통보가 됐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이 고시원이라든지 달방 같은 걸 얻어서 계속해서 조금씩 머물다가 이사 다니고 이사 다니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경찰에 통보했더라도 특별한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이 사람의 경우는 부모와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라든지 사회적인 연계관계가 많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혼자 외톨이로 짧게 짧게 있다 이동을 하다보니까 어쩌면 우리 사회가 이런 사람에 대해서는 뭔가 특수절도라든지 강도범행에 대해서 발찌를 채운다든지 이런 부분을, 발찌 대상을 넓히는 것을 고려해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이게 교도소 자체 내에서 모든 범죄자를 경찰에 통보하는 게 아니고요. 저기에서 나름대로 출소직전에 회의를 합니다. 재범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주거지 관할경찰서에 보내요. 그래서 중점관리대상자라고 그러면 한 달. 한 달에 한 번씩 관리를 하고 첩보관리대상자라고 하면 3개월에 한 번씩하고.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 그 사람들을 간접 감시할 수밖에 없어요. 법규가 뒷받침이 안 돼요. 그래서 어떤 경우는 동향파악을 하러갔다가 신고를 당하기도 해요. 진정을 먹기도 하고요.

[앵커]
어쨌든 저희가 답답해서 재발방지를 철저하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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