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사시 존치 vs. 로스쿨 보완"...갑론을박

[중점] "사시 존치 vs. 로스쿨 보완"...갑론을박

2015.08.16. 오전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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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2017년이면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됩니다.

하지만 1차 시험은 내년이 마지막이라 실질적인 폐지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사법시험 존치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희망의 사다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폐지가 결정된 사시를 예정대로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성환 씨.

4년 동안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사법시험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박성환, 사법시험 준비생]
"매일 하루가 마지막이라는 다짐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항상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내후년이면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 등으로 로스쿨이 아닌 사법시험을 택했습니다.

[박성환, 사법시험 준비생]
"지금 현재 로스쿨의 학비라든지 경제적 부담은 경제활동을 한 사람에게조차도 너무 큰 부담이 되고 그 후도 기회비용 등을 장담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이 큰 장벽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내년에 있는 1차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박 씨 같은 고시생이 법조인이 되는 방법은 로스쿨에 진학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거나, 대학 졸업을 못 해 아예 로스쿨 입학 자격조차 가지지 못한 수험생은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갈 곳을 잃게 됩니다.

이렇게 위기에 처한 수험생들이 사법시험 폐지를 막아달라며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천 명이 넘는 수험생들이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국회에 입법청원서도 제출할 예정입니다.

[권민식, '사시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로스쿨은) 학비만 천만 원이라는 뜻이지 결국에 수험비용은 따로 들지 않습니까. 사법시험 같은 경우에는 학비 부담 없이 자기가 비용을 줄이려면 얼마든지 줄여서 공부할 수가 있거든요."

변호사 단체들 역시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로스쿨에 갈 여력이 없는 사람도 법조인이 될 기회를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지난 7년 동안 로스쿨이 불투명한 입학전형과 부실한 학사관리, 비싼 학비, 공직 임용 기준의 비공개 등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국민 여론 역시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모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75%가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국민적 합의가 사법시험 존치 쪽이라면 기왕 시행된 로스쿨과 더불어서 보완책으로서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고…."

하지만 로스쿨 측은 여러 진통을 겪은 끝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내린 결정을 다시 논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견해입니다.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사법시험을 되살리자는 논의보다 로스쿨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로스쿨이 사법시험보다 장학금 등의 기회가 많아 오히려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소수학교 출신에만 몰려있던 사법권력의 집중 문제도 해소되고 있다며 사시 존치론자들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공청회를 열어 직장인을 위한 야간 로스쿨이나 온라인 로스쿨 등 로스쿨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지금은 사법시험 존치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과 변호사시험을 어떻게 더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유지할 것인가, 개선할 것인가를 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여론몰이식의 논의가 아니라 합리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이뤄져야 바람직한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폐지를 코앞에 둔 사법시험!

무엇이 진정한 기회의 균등인지, 서민들의 희망의 사다리가 될 제도는 무엇인지.

사법시험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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