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사투' 의료진·가족, 보균자 취급에 '눈물'

'메르스와 사투' 의료진·가족, 보균자 취급에 '눈물'

2015.06.17. 오전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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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르스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의료인들은 감염 우려를 무릅쓰고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료인들의 자녀들이 '보균자' 취급을 당하는 어이없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의료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에 사는 A 씨의 아내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간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방균복을 입고 환자를 돌본다지만, A 씨는 아내가 감염되지 않을까 늘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A 씨의 4살짜리 아들이 갑자기 열이 나고 손과 발에 물집이 돋았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아이가 메르스 보균자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메르스' 관련 진료 거부 피해자]
"저희가 확진 환자 가족들도 아니고, 단순히 (병원) 직원 가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고 괄시를 당하니까 정말 많이 화가 나고…"

메르스 확진 환자를 진료한 뒤 14일 동안 격리됐던 한 병원장도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아들을 학교에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겁니다.

[해당 병원장]
"제가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아이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의학적으로 설명해 드렸는데도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어서 굉장히 억울한 심정입니다."

이처럼 최전선에서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인들의 자녀가 학교나 병원에서 잠재적 감염자 취급을 받고 거부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메르스 의료진과 그 자녀가 차별대우 받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협의가)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 부처 간 협의나 이런 것에 관해서 얘기하거나..."

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이기적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실제 의료진과 가족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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