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전차·발칸포에 불량 부품...시험성적서 조작

K1 전차·발칸포에 불량 부품...시험성적서 조작

2015.01.12. 오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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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국군의 주력 무기인 K1전차, 발칸포 등에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불량 베어링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험 성적서 원본 확인과 제출을 납품업체에 전적으로 맡기는 허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회전이나 왕복운동을 하는 축을 받쳐주는 베어링입니다.

빠른 운동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해서 마모에 잘 견디는 강철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K1 전차 베어링 등을 납품하는 방산업체 직원들이 시험 성적서를 위조, 변조해 규격에 미달되는 불량품을 납품하다 적발됐습니다.

베어링 납품업체에서 품질관리부장을 하던 49살 A 씨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전차용 베어링류 시험성적서 등 23통을 위·변조한 뒤 국방기술품질원에 제출했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의 기준이 강화되자 함량 미달 불량품을 납품하기 위해 일을 꾸민 것입니다.

해당 업체는 이렇게 조작한 시험 성적서로 모두 29차례 불량품을 납품해 2억 5천680만 원을 받았습니다.

A 씨 후임자인 B 씨도 지난 2012년 10월 한국건설생활 환경시험연구원 명의의 시험 성적서 한 통을 위조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시험 성적서 원본의 확인과 제출을 전적으로 납품업체에 맡기는 정부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행히 이런 불량 부품이 사용된 전차에서 베어링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품보다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더 쉽게 마모돼 부품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검찰은 지적했습니다.

[인터뷰:김영종,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
"장기간 사용하거나 혹한의 날씨라든지 이럴 때에는 장갑차나 전차가 멈추거나 또는 전투력의 극심한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이 알려지자 국방품질 기술품질원은 재고품 전수 검사를 실시해 불량으로 확인된 베어링 202개는 교체했습니다.

검찰은 전직 품질관리부장 A 씨는 죄가 무거워 구속 기소하고, 현직 부장 B 씨는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YTN 정유진[yjq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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