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의자' 정형근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

'살인 피의자' 정형근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

2014.12.30.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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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소 아들같이 돌봐줬던 할머니를 살해해 여행가방에 유기한 엽기적 살인사건, 피의자 정형근이 어제 저녁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체포됐습니다.

범인은 잡혔지만 몇 가지 속시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프로파일러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정형근이 잡혔습니다마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세 가지 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미스터리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풀리지 않은 첫 번째 미스터리화면을 함께 보시죠.

도심 속 살인범, 도심 한복판에서 잡혔습니다.

그것도 전단지 속에 있던 옷 그대로 입고 심지어 막걸리를 마시다가 잡혔습니다.

멀리 도망가질 않았어요.

왜 그랬을까요?

[인터뷰]

도심으로 숨어든 이유가 사실 대도시에 들어가면 자기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군중 속에서 익명성, 이런 것들을 조금 기대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요.

실제로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아주 주도면밀하게 치밀하게 모든 것들을 계획하고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를 하고 이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사람 많은 곳에 가서 자기 몸을 숨기면 당분간은 추적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고요.

사실 노숙자들과 어울리면서 노숙자들 속으로 들어가버린다면 수사기관이 추적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더 지능적이었다는 건가요, 그러면?

[인터뷰]

일단 굉장히 당황스럽고 두려운 그런 심리 상태에서 일단 사람 많은 곳에서 자기를 숨기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겠다, 이런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사람들 틈에 자신을 숨기려고 했다, 그런데 술을 사마실 때자신의 아들 명의로 된 체크카드를 썼다고 전해지고 있거든요.

사실 카드내역 같은 경우에는 경찰이 다 수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래서 카드사용, 이런 것에 대한 조심성이 없는 이런 걸로 보면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일단 현금이 부족한 거죠.

실제로 자기 몸에 200원 정도 돈이 남아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쓸 수 있는 현금이 없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일단 자기는 어떻게 수사기관에서 파악을 해서 자기를 추적할지 이런 것에 대한 충분한 사전의 지식 이런 것들이 부족한 그런 상태가 아니었나 그렇게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두 번째 이번 정형근 사건, 두 번째 미스터리 살펴보도록 합니다.

화면 보시죠.

허술했던 9일이라고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아흐레간의 정황들을 살펴보면 사실 허술했던 부분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거든요.

저희가 그래픽으로 그 내용을 준비했는데요. 함께 아흐레간의 행적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주목해야 될 부분이 방치된 여행가방이었습니다.

할머니를 살해한 뒤에 여행가방에 시신을 담아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가는 주택가에 버렸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고등학생들이 시신의 일부를 보고 신고를 했고요.

굉장히 허술하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래서 사실 범인들이 범죄를 지지르는 장소하고 그리고 사체를 유기하는 장소, 이런 것들이 가까운 지역이 있는지, 상당히 분리되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우선 파악해 봐야 되는데요.

일단 범죄를 저지르고 나면 빨리 자기가 범행을 저질러서 남게 된 물적 증거인 사체 이것을 빨리 처리하는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우선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들 눈에 당장은 띄지 않으면서 가능하면 빨리 처분할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일단 큰 여행가방에 넣었던 것 같고.

[앵커]

지퍼도 열려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주차장 이런 곳에 자기 집에서 떨어져 있는 그런 곳에 두면 당장은 자기가 추적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한 건데 이 사람이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수법이나 이런 걸로 보면 상당히 조금 아마추어적이고 미숙한 그런 면이 있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이런 범죄를 많이 저질러 본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당황한 그런 심리상태에서 어떻게 하든지 빨리 사체를 처리하고 자기가 도망을 갈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자기가 생각한 게 여행가방에 사체를 넣고 간 것 같습니다.

[앵커]

당황을 했다면 그거는 처음부터 뭔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도피로까지 확보하고 도피자금을 확보하고 이런 거는 생각을 못하고 그러니까 살인이라는 것 행위 자체가 어쩌면 우발적일 수도 있다, 이렇게 추론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그럴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아 보이는 거죠. 사실 범행을 저지르면서 상당히 감정적으로 흥분한 그런 상태에서 저질러지는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것들은 개인 간 원한이나 분노,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채무관계가 있었다고 그러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빚독촉을 심하게 받는다든지 이런 상황에서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는 상황도 있을 거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동안 이 할머니가 굉장히 가게에 오는 그런 손님으로서, 지인으로서 굉장히 친하게 그렇게 가깝게 대해줬는데 이 사람은 그런 걸 갖다가 오해를 하고 할머니에 대해서 잘못된 마음을 먹거나오해를 하고 무례한 그런 행동을 하다가 할머니로부터 오히려 꾸중을 듣는다든지 결국 자기가 무시나 모멸감을 느꼈을 경우에도 이런 사람을 죽이는 마음을 먹을 수 있거든요.

[앵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미스터리를 보면서 할머니와 정형근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DNA와 피 묻은 바지가 그대로 있었던 것까지 살펴봤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허술했던 부분이 체크카드를 사용했던 부분이죠.

아까 짚어봤는데요.

서울 도심 편의점에서 아들 명의의 체크카드를 사용해서 경찰에 덜미를 잡히는 허술함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그래서 이 부분에서 우리가 조금 더 파악을 해 봐야 될 게 처음에는 서울에 와서 관악구쪽에 돌아다니고 아들과 접촉을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아들이 굉장히 냉혹하게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은 아버지 아니다 이런 식으로 했다고 하는데 아들 명의의 체크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이건 아들하고 만났을그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되죠.

[앵커]

도피 자금.

[인터뷰]

그런 걸 갖다가 했는데 현금이 없다 보니까 결국 체크카드를 갖다가 써야 될 그럴 상황에 간 것 같고요.

자기가 노숙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노숙자들로부터 우호적인 그런 반응을 받아야 되니까 노숙자들에게 자기 나름대로 술을 사면서 그 사람들과 조금 친해지려고 하는 그런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내몰린 걸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면 세 번째 미스터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친밀한 살인범, 정형근과 할머니는 평소에 잘 알던 사이였습니다.

CCTV에 여러 번 나왔습니다마는 손까지 붙잡고 장난도 쳐가면서 갔습니다.

갑자기 이게 살인으로 됐어요.

그 살인이 이어지기 전까지 상황을 보면 도저히 살인까지 이어지기에는 뭔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만큼요.

[인터뷰]

주변 사람들에게는 잔칫집에 간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잔칫집에 간 것 같지 않고 실제로 참석해야 될 잔칫집이 있지 않았다는 거죠.

결국은 정 씨와 만나는 이런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숨기거나 그냥 의도적으로 알리지 않기 위해서 잔칫집에 간 것으로 핑계를 대고 난 게 아닌가, 그렇게 보여지는 거죠.

그렇다면 두 사람이 그렇게 약속을 하고 만날 정도면 굉장히 친밀한 사이고 평소에도 주로 가게에왔다 갔다 하고 아들같이 그렇게 친하게 대했다고 하면 그러면 굉장히 서로간에 개인적인 친밀감이 있는 그런 사이라는 거죠.

그런 사이에서 돈도 빌려줬고 그렇게 됐는데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감정적으로 틀어지는 말다툼이 됐든지 아니면 서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언쟁이 붙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우발적인 범죄로 볼 수 없는 정황도 한 가지 있는데 그게 둔기로 할머니의 시신을 상당히 심하게 훼손했거든요.

다섯 차례 칼에 찔렸고 얼굴 부위도 함몰이 됐고 이런 부분을 보면 반드시 우발적인 범행이다라고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런데 만약에 단순하게 돈을 노린 강도사건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해서 자기한테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게 더 이상 방어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서로간에 알고 있는 면식관계이기 때문에 만약에 자기가 범행을 저지른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고 심지어는 살해를 해야만이 자기의 범행을 당분간 숨기고 추적을 따돌릴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인간에 감정적으로 갈등을 하면서 이런 흉악범죄가 벌어질 경우에는 상당히 심각한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죠.

[앵커]

여러 차례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마는 그 시신이 발견되는 순간 자기는 용의선상에 서는 거거든요.

평소에 가깝에 지냈기 때문에, 그 시신이 일단 자기가 도피할 때까지는 발견되지 않아야 된다, 적어도 시간을 확보해야 된다, 그래서 시신부터 유기를 하고 가방에 넣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한 명의 인물이더 등장을 합니다.

바로 이 할머니의 따님이 계시다는 거예요.

딸을 만났다고 합니다.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요.

글쎄요.

이 할머니와 딸 그리고 범인 정형근 어떤 관계입니까?

[인터뷰]

일단 서로 다 잘 알고 있는 그런 지인관계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수사가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현재는 할머니와 정 씨와의 관계가 드러나 있는데 또 정 씨와 할머니의 따님과는 어떤 관계인지 여기를 파악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교회에 가 있는데 거기에 가서 얘기를 하고.

[앵커]

옆에서 예배보고 있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인터뷰]

그리고 딸이 일하고 있는 그 가게에도 가고 하는 이 시점에서는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 신원이 밝혀지기 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한 것이 현재 경찰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해서 자기에게추적을 하고 있는 그런 게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결국 경찰의 수사에 관련된 정보와 자기가 체포될 가능성에 대한 판단, 이거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기를 원하거든요.

그러면 결국 피해자의 가족들,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 쉽다, 이런 차원에서 접근을 한 거면 상당히 과감한 그런 행동이다, 이렇게 볼 수는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수사가 시작됐는데없어지면 본인이 의심을 받으니까 평소에 하던 대로 하다가 수사상황이 이게 나를 지목하는 것 같으면 그때.

[인터뷰]

그럴 가능성하고 또 딸하고 정 씨와의 관계, 이런 것들이 어떤 거냐, 이것도 파악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만약에 정 씨와 딸이 친한 그런 관계면 어머님 입장에서는 그런 걸 반대했을 수 있거든요.

[앵커]

알겠습니다.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이번 사건, 워낙 엽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마는 범인은 잡혔습니다.

하지만 전단을 뿌린 뒤에 막걸리를 마시고 입던 옷 그대로 그것도 서울 오심 한복판에서 잡혔다는 것은 경찰 수사망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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