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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월 경기도 교육청이 첫 시행한 '9시 등교'.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내년부터 9시 등교가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별로 대토론을 거쳐 9시 등교를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일선 교육 현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논란이 되는 9시 등교에 대한 대토론을 제안했습니다.
'9시 등교' 시행이 교육청의 기본 방침이지만 일방적으로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자율적으로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또 9시로 늦추지 않는 결정도 할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현재 등교시간이 8시 40분인 초등학교는 9시 등교에 큰 걸림돌이 없어 보이지만, 중고등학교는 학교의 자율적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단,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토론'은 강제한다는 방침입니다.
가장 먼저 '9시 등교'를 시행한 경기도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아 혼란을 불러왔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인터뷰:이용환, 서울시 교육청 초등교육과장]
"처음 시행할 때 의견 수렴 없이 시작했다는 것, 이게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고요. 시행해 보니까 그렇게 큰 문제는 없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서요. 저희는 좀 더 보완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자율에 맡긴다고 하지만, 9시 등교를 추진하는 교육청의 기본 방침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9시 등교' 시행 두 달 째인 경기도는 사실상 대부분의 학교에서 '9시 등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은 '9시 등교'에 찬성하고 있어 새 학기가 시작되면 경기와 서울에 이어 9시에 등교하는 학교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앵커]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 중 학교와 학생 수에서 1위인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까지 동참하면 파급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찬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취임 2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9시 등교를 추진했던 이재정 교육감은 9시 등교를 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지난 9월 2일)]
"아이들의 정신건강이나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침잠을 잘 자고 아침밥을 제대로 먹고.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식탁에 앉아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고 학교를 가고 직장엘 나가고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인성교육의 첫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0교시 수업을 강요해왔는데 0교시 수업은 정말 실효성도 없을 뿐 아니라 학생들은 굉장히 부담이 되고 오히려 그 시간에 와서 거의 다 잠만 자는 그런 아주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니까 이러지 말고 오히려 교육을 정상화 한다는 의미에서…."
이재정 경기 교육감이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불도저처럼 '9시 등교'를 밀어붙인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만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학교라는 민주주의적 공간에서 9시 등교를 대토론을 시작하면…. 토론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등교를)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또, 9시로 늦추지 않는 결정도 할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학생들 의견은 엇갈립니다.
지난 9월 처음 9시 등교를 시작한 경기도 고등학생 2명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정민구, 고2 학생 (지난 9월)]
"아침을 원래 못 먹었는데 아침 먹을 수 있는 것 같고 매일 버스 타거나 택시 타고 그랬는데 지금 친구랑 걸어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고2 학생(지난 9월)]
"너무 늦게 끝나서 (안 좋아요), 너무 늦게 끝나서."
(늦게 끝나면 어떤 게 안 좋아요?)
"학원 갈 시간이 촉박해지니까 싫어요."
학부모 입장은 맞벌이냐, 외벌이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외벌이 가정은 9시 등교 찬성이 49.3%로 더 많았고, 맞벌이 가정은 60.6%가 반대했습니다.
[인터뷰:임윤이, 경기도 안산시 이동 (지난 8월)]
"무조건 9시 등교한다고 하면 그 아이들은 집에 몇 시에 온다는 얘기입니까. 학부모님들은 출근을 어떻게 합니까. 경기도 안에 외지어있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거기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등하교시킵니다."
교사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과 한국 교원 단체 총연합회의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유성희, 전국교직원노조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 (지난 8월)]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추진은 일단 학생들의 휴식권이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환영하고요."
[인터뷰: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지난 8월)]
"아침 조식권과 수면권 부분의 보장이라고 하지만 결국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침의 여유로움이 저녁에 오히려 그 시간 부분에 대한 부담을 더해서 더 늦게까지 공부를 하거나..."
등교 시간을 늦추는 문제는 지난 2~3년 동안 미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현재 미국 고등학교의 40%가 오전 8시 이전에, 중학교의 20%는 7시 45분이나 그 이전에 첫 수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만성 수면 부족이 신체·정신 건강은 물론 학업 성취도까지 낮춘다는 미국 소아과 학회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등교 시간을 늦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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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기도 교육청이 첫 시행한 '9시 등교'.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내년부터 9시 등교가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별로 대토론을 거쳐 9시 등교를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일선 교육 현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논란이 되는 9시 등교에 대한 대토론을 제안했습니다.
'9시 등교' 시행이 교육청의 기본 방침이지만 일방적으로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자율적으로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또 9시로 늦추지 않는 결정도 할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현재 등교시간이 8시 40분인 초등학교는 9시 등교에 큰 걸림돌이 없어 보이지만, 중고등학교는 학교의 자율적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단,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토론'은 강제한다는 방침입니다.
가장 먼저 '9시 등교'를 시행한 경기도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아 혼란을 불러왔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인터뷰:이용환, 서울시 교육청 초등교육과장]
"처음 시행할 때 의견 수렴 없이 시작했다는 것, 이게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고요. 시행해 보니까 그렇게 큰 문제는 없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서요. 저희는 좀 더 보완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자율에 맡긴다고 하지만, 9시 등교를 추진하는 교육청의 기본 방침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9시 등교' 시행 두 달 째인 경기도는 사실상 대부분의 학교에서 '9시 등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은 '9시 등교'에 찬성하고 있어 새 학기가 시작되면 경기와 서울에 이어 9시에 등교하는 학교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앵커]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 중 학교와 학생 수에서 1위인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까지 동참하면 파급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찬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취임 2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9시 등교를 추진했던 이재정 교육감은 9시 등교를 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지난 9월 2일)]
"아이들의 정신건강이나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침잠을 잘 자고 아침밥을 제대로 먹고.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식탁에 앉아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고 학교를 가고 직장엘 나가고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인성교육의 첫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0교시 수업을 강요해왔는데 0교시 수업은 정말 실효성도 없을 뿐 아니라 학생들은 굉장히 부담이 되고 오히려 그 시간에 와서 거의 다 잠만 자는 그런 아주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니까 이러지 말고 오히려 교육을 정상화 한다는 의미에서…."
이재정 경기 교육감이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불도저처럼 '9시 등교'를 밀어붙인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만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학교라는 민주주의적 공간에서 9시 등교를 대토론을 시작하면…. 토론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등교를)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또, 9시로 늦추지 않는 결정도 할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학생들 의견은 엇갈립니다.
지난 9월 처음 9시 등교를 시작한 경기도 고등학생 2명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정민구, 고2 학생 (지난 9월)]
"아침을 원래 못 먹었는데 아침 먹을 수 있는 것 같고 매일 버스 타거나 택시 타고 그랬는데 지금 친구랑 걸어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고2 학생(지난 9월)]
"너무 늦게 끝나서 (안 좋아요), 너무 늦게 끝나서."
(늦게 끝나면 어떤 게 안 좋아요?)
"학원 갈 시간이 촉박해지니까 싫어요."
학부모 입장은 맞벌이냐, 외벌이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외벌이 가정은 9시 등교 찬성이 49.3%로 더 많았고, 맞벌이 가정은 60.6%가 반대했습니다.
[인터뷰:임윤이, 경기도 안산시 이동 (지난 8월)]
"무조건 9시 등교한다고 하면 그 아이들은 집에 몇 시에 온다는 얘기입니까. 학부모님들은 출근을 어떻게 합니까. 경기도 안에 외지어있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거기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등하교시킵니다."
교사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과 한국 교원 단체 총연합회의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유성희, 전국교직원노조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 (지난 8월)]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추진은 일단 학생들의 휴식권이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환영하고요."
[인터뷰: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지난 8월)]
"아침 조식권과 수면권 부분의 보장이라고 하지만 결국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침의 여유로움이 저녁에 오히려 그 시간 부분에 대한 부담을 더해서 더 늦게까지 공부를 하거나..."
등교 시간을 늦추는 문제는 지난 2~3년 동안 미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현재 미국 고등학교의 40%가 오전 8시 이전에, 중학교의 20%는 7시 45분이나 그 이전에 첫 수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만성 수면 부족이 신체·정신 건강은 물론 학업 성취도까지 낮춘다는 미국 소아과 학회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등교 시간을 늦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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