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환자 '이중고'..."전염 안 돼요"

건선 환자 '이중고'..."전염 안 돼요"

2014.10.28.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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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29일)이 '세계 건선의 날'입니다.

온몸에 각질과 반점이 생겨 옆에만 가도 전염될 것 같은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건선 환자들은 질병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잘못된 편견 때문에 더욱 힘들다고 합니다.

김기봉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열 살 때부터 발병이 시작돼 28년째 건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김종수 씨.

여름철에 조금 나아지다가 날이 추워지면 다시 도져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심할 때가 아니면 일을 할 수 있지만 어느 곳 하나 받아주는데 가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종수, 건선 환자]
"회사에 들어가면 얼굴부터 이러니까 손부터 이렇게 싹 보고나서 안 되겠다 해서 아예 쓰지를 않습니다."

30년 세월을 자식 병수발에 바친 어머니의 마음은 이미 재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차가운 주변의 시선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정춘희, 건선환자 어머니]
"둘이 같이 나갈 때는 내가 이 애 손을 잡고 갑니다. 그러면 나를 이렇게 쳐다봐요. 그 애 쳐다보고 나 쳐다보고 그래도 나는 애를 데리고 가야지 어떻게 해요."

건선협회 조사 결과 환자 10명 중 6명은 사회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답했고, 10명 중 9명은 건선 때문에 업무나 학업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건선환자 10명 중 6.5명, 중증환자는 10명 중 8명이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료가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1년에 천 만 원이 드는 치료비를 감당 못해 증상이 악화하고, 그래서 더 취업이 안 되거나 해고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이 원인으로 절대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이정덕, 인천성모병원 피부과장]
"건선은 세균이라든지 바이러스, 진균 이런 걸로 오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몸 자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접촉한다거나 만져서는 절대로 전염되지 않습니다."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편견과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비.

전 국민의 1%라는 적지 않은 건선환자들이 겪고 있는 이중고입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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