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문·이과 통합'..."취지는 좋은데" [정진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고등학교 '문·이과 통합'..."취지는 좋은데" [정진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2014.09.14. 오전 10: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우리 아이들 교육 과정 또 달라진다고 하죠.

교과과정에서 문과, 이과가 없어지고 통합 교육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앵커]

어떤 취지에서 정부가 이런 개정안을 내놓게 됐는지, 또 문제점은 없는지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바로 질문 드리죠.

왜 문과, 이과를 없앤다는 겁니까?

[인터뷰]

세상이 자꾸 변하기 때문에 과학기술하는 사람들에게도 인문사회적인 소양과 예술적 소양이 많이 요구되고 또 이제 경영하는 이런 사람에게도 과학이 요구되지 않아요.

자꾸 이렇게 시대가 학문과 학문사이에 분야와 분야 사이에 소양을 요구하는 사회오기 때문에 그러한 시대에 대비해서 문과, 이과를 고등학교 과정에서 없애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이다.

[앵커]

그러면 이게 언제부터 시행이 되는 거죠?

[인터뷰]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이제 고등학교 진학할 그때 되고 그리고 수능시험, 학부모님들의 가장 큰 관심인 수능시험 그보다 2년 후에.

[앵커]

그러면 지금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 지금 문과 학생들은 논술을 더 공부를 해야 되고 그다음에 이과 학생은 수학을 잘해야 되잖아요.

교수님, 죄송한데요.

마이크가 잠시 빠졌다고 하네요.

마이크를 다시 한 번 채워주시겠습니까?

그래서 수학을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게 이과 학생이고 그리고 문과 학생들은 논술을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데 이러면 앞으로 이게 그렇게 안 해도 되는 거예요?

배우는 과목 자체가 똑같아집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적어도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공통과학, 공통사회 해서 문과, 이과의 구분 없이 학생들이 적어도 공통과목에 관한 한 구분이 없고 선택과목은 학생들의 취향에 맡기는 거죠.

일단 가장 큰 변화에 있어서는 지금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고등학교 때 특히 2학년 올라갈 때 문과 갈 거냐, 이과 갈 거냐 묻잖아요.

그걸 없애겠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본인은 과목은 살아있는 거예요?

수학2 과목은 있는 거예요?

[인터뷰]

선택과목으로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그 선택과목을 들은 학생은 대부분 대학에서는 이과라고 생각을 하겠네요.

[인터뷰]

그게 관건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문과, 이과를 없애서 대학에 들어가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대 갈 학생은 공대 가고 또 인문대 갈 사람은 인문대 가고 이렇게 하겠다는 건데.

대학에서 선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앵커]

수학을 좀더 공부한 학생들이.

[인터뷰]

예를 들어서 수학과랄지 물리학과랄지 전자학과랄지 우리는 그 정도가지고는 안 되겠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학이랄지 물리2랄지 이런 걸 한 학생을 뽑고 싶다고 했을 때 수능 성적만 가지고 대학이 선발하게 되면 그거는 방법이 없어요, 대학이.

그러나 지금 식으로 내신을 보고 이 학생이 무슨 과목을 이수했느냐, 이것을 보기 시작한다고 하면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대학의 입시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앵커]

의미는 없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인터뷰]

그렇게 큰 의미는 없는 거죠.

그러나 수능은 문과, 이과 구분을 없애니까 거기까지는 괜찮지만.

그게 관건입니다.

[앵커]

문과, 이과를 없애다 보니까 한국사하고 실험과학에 특별히 무게를 많이 뒀더라고요.

이거는 어떤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우선 실험과학은 과학기술계에서 종래에는 이과가 있을 때 과학의 이수단위를 한 16단위까지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문과, 이과를 없애면서 과학을 줄이니까 아무래도 문과, 이과를 공통적으로 듣게 하면 문과생들이 과목을 줄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과학기술계가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힘이 굉장히 세요.

아주 응집력도 강하고 자기 주장들도 강하고.

그러니까 이제 과학기술계들의 주장을 좀 일부 수용한다는 의미에서 과학실험쪽을 2단으로 늘린 것이고 한국사는 근현대사 논쟁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에 논쟁이 심했었잖아요, 아주 진보와 보수로 갈려져서.

그래서 이제 국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해서 한국사를.

[앵커]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저희들이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에는 선택과목으로 학생들이 문, 이과를 나누고 했는데 이제는 공통과목이 되는 겁니다.

국어, 영어, 사회. 통합사회, 통합과학.

그러니까 앞으로 물리, 생물, 지구과학이 다 합쳐진 통합과학이 되는 거죠.

다 배워야 되는 겁니다.

지금은 문과 학생들은 2과목 정도만 배우면 되는데 다 배워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경제학, 정치학도 다 이과 학생들도 통합사회로 배워야 되는 거고요.

그리고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구분을 해 보면 사회 분야에서는 한국사가 6단위가 되고 그리고 나머지 통합사회가 8단위로 수업이 진행되고 그리고 과학도 역시 통합과학이 8단위 이렇게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를 하는데.

과학탐구실험이라는 게 2단위로 이렇게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저 표에서 보듯이 저기에 과학기술계쪽에서 주장하는 것은 저쪽 사회 봐라.

한국사하고 통합사회 해서 좀 기계적으로 합하듯 14단위로 하는데 과학쪽은 저렇게 해서 실험까지 하더라도 10단위까지밖에 안 되지 않느냐, 이렇게 주장을 하는 거고 그래서 이쪽에 통합과학 플러스 과학탐구실험을 넣었는데.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사는 사회과 교과목이 아니다.

이건 인문사회쪽 과목이잖아요, 사실은.

대학으로 따지면 문과대학 정도죠.

[앵커]

사학과죠, 국사학과.

[인터뷰]

국사학과.

그러니까 그렇게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과학기술계 요구를 좀 수용하는 의미에서 과학탐구실험이라는 특정과목을 넣자.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 제가 말씀을 드리면 , 그렇다면 지금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은 벌써 초등학교 6학년만 돼도 내가 나중에 의사선생님 될 거야, 내가 외교관이 될 거야, 이런 게 있어요.

그 과목을 더 좋아하는 과목이 있단 말입니다.

그런 학생 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 예를 들어서 수학과목이 통합이 돼서 같이 배우게 된다면 문과 학생이 이과 학생만큼 더 공부를 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이과 학생이 문과 학생 정도 배우는 만큼만 해도 대학 가는 데 지장이 없는 건지.

다음에 국어나 논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문과 학생이 이과 학생 정도만 하면 대학 가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과 학생이 오히려 문과 학생만큼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건지 그게 헷갈리거든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정부의 근본적인 의도는 어렸을 때 부터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식으로 하자는 것인데 과연 그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냐 이게 의문인데요.

예를 들면 미국 같은 데는 대학이 일류대학들, 일류대학들 포함해서 다른 떨어지는 대학들도 다 마찬가지이지만 소위 얘기해서 학과의 구분 없이 그러니까 나는 전공 없다.

소위 얘기해서 영어로 이야기하면 자유전공제.

[앵커]

자유전공제.

[인터뷰]

자유전공제를 하는 사람들이 50%가 넘어요.

그러니까 대학에서 그야말로 문과, 이과 구분이 없는 거죠.

공대 과목도 듣고 이러고 다니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학의 칸막이가 아주 심하잖아요.

공대 내에서도 무슨 건축과, 건축과 내에서 기계과, 설비과, 기계과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이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개편과 대학에서의 교육이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앞으로 정부가 노력하는 것이 이게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앞으로도 지켜봐야 되지만 애초에 이런 적용을 할 때 얼마나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들었느냐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다 여기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인데.

여기에 대해서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사실은 문과, 이과를 통합해야 된다.

고등학교 때 사실은 문과 갈지 이과 갈지.

수학 잘하면 그냥 이과 간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식으로 그렇게 하는데 그 결정이 사실 쉬운 결정이 아니잖아요, 고등학교 과정에서.

그러니까 원칙적으로는 사실은 맞아요.

고등학교 과정에서 문과, 이과를 없애는 게.

그래서 이번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그 전부터 한 10여 년 전부터 계속 이렇게 통합하려고 그랬었어요.

계속 얘기가 나왔는데.

아까 이야기한 대로 첫 번째 대학이 그대로 이게 따라줄 거냐, 입시에서.

그다음에 대학이 문과, 이과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해 주거냐는 문제가 있고.

두 번째는 교사 문제예요.

지금 이화여대만 빼놓고는, 이화여대는 사회교육과, 과학교육과 이렇게 되어 있어요, 사범대학이.

그러나 그 대학을 빼놓고는 서울대, 충북대 어느 대학이든지 그런 과가 없어요.

사회교육과, 과학교육과 이런 데가 없고 다 물리교육과, 화학교육과, 지구학과 이렇게 세분화되어 있죠.

그러니까 그 교사를 통합적으로 양성해내야 되잖아요.

그리고 기존의 고등학교 교사들이 또 그렇게 나눠져 있단 말이죠.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해서 이렇게 통합과학으로 묶어낼 것이냐, 이게 상당히 앞으로 노력을 기울여야되는 문제입니다.

[앵커]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지금도 수시 할 때요.

내가 이과 학생인데 문과 과목을 더 들었다.

그러면 인정을 해 줘요.

그리고 이과 학생인데 또는 더 문과 과목을 들었다.

예를 들어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영어도 잘한다, 국어도 잘한다, 인정을 해 주거든요.

그것처럼 대학에서 그런 것을 더 해 주면.

왜냐하면 지금 사실 문제는 뭐냐하면 이과 가는 학생들은 아예 논술 공부 잘 안 합니다.

그리고 문과 가는 학생은 생물하고, 점수 잘 나오는 게 뭐지, 생물하고 외우니까 암기과목처럼.

그런데 지구과학은 어렵다고 아예 공부를 안 해요, 고등학생 때부터.

그런 부분은 고쳐야 되지만요.

뭔가 보완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이제 일단 아까 이야기한 대로 우리나라가 근본적으로 있는 대학의 칸막이, 이게 정부에서 수차례 하려고 했지만.

그 문제하고 그다음에 교사 양성 문제가 있고.

제가 보기에는 그거보다 큰 문제는 이슈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각 분야별로 예를 들면 여기에 보면 지금 세월호 사건 나고 나니까 안전 교과를 학생들에게 가르쳐라, 식품 이쪽에서는 식품 가르쳐라, 환경단체에서는 환경 과목을 필수로 해달라, 또 이쪽 교사들은 자기네 과목들.

이런 식으로 해서 교육과정 개편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학생들이 지금 이야기하시는 대로 무슨 과목을 어떻게 배워야 이나라의 장래가 잘될 것인가 하기보다는 아까 과학기술계에서 보듯이 직역별로 나눠서.

과학 또는 과학이 중요하다 이러고 또 그런 쪽은.

[앵커]

교련 선생님은 또 교련이 중요하다.

[인터뷰]

이랬을 때 이거가, 목소리들이 대단히 크고 한데 이것을 정부에서 학생의 입장에서 잘 막아줘야죠.

[앵커]

알겠습니다.

좀더 고민을 하고 좋은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