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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한자교육 찬반 맞장토론 [이승후, 인천재능대학교 교수·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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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앞서 취재기자가 리포트로 정리한 것처럼, 초중학교의 한자교육 추진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측주장을 잘 대변해 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이승후 인천재능대학교 교수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질문]

먼저 이승후 교수님, 학생들에게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시죠?

[답변]

정말 지금 현재 시점에서 절실히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질문]

어떤 이유 때문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변]

이유야 열 가지도 넘지만 제가 그냥 엊그제 인터넷에서 보니까 아시아나항공의 최선임 승무원이 검색어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누리꾼들이 과연 최선임 승무원이 누구냐, 이 여자가 어떤 여자냐...

[질문]

선임이라는 뜻이요?
[답변]

그렇죠.

그런데 이 부분을 한자로만 쓰거나 한글로만 쓰거나 이렇게 했을 때는 문제가 되겠지만 이렇게 한글로만 써놓으니까 누리꾼들 사이에는 아마 지금 TV를 보고 계시는 시청자들 가운데서도 최선임이 여자 승무원의 이름이라고 이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어른들도 이러한데 하물며 학생들이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야스쿠니 젠틀맨이라고 하고 안중근 의사가 이비인후과 의사냐, 안과 의사냐 물어보는 학생들의 문제를 단순히 역사 문제로만 치부한다는 것은 지금 대단히 위험스러운 현상이다, 한자를 알아야 진정한 국어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장합니다.

[질문]

이건범 대표팀도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반론을 펼쳐주시죠.

[답변]

제가 보기에 한자 주장, 이런 얘기는 사실꽤 오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한글교육이 한글 교과서로 전용교육이 시작된 지 40년이 지났고 제 나이가 50살인데 51살 되는 어른들까지 전부 한글교육을 받았고, 중학교부터 한문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한문교육을 중학교에서 하고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자나왔던 30대, 40대의 기성세대가 과연 한자를 그렇게 몰라서 중학교 때 한문 공부를 배우고 있는데 그 상태에서 우리 말과 글을 의사소통하는 데 무슨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금 말씀하신여러 가지 의사니, 이런 이야기는 사실 좀 농담거리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아까 나왔던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다, 이것도 근거가 없는 이야기고요.

사전에 보면 실제로 57% 가 한자어고 우리말 사용 빈도에서 보면 고유어가 54% 그리고 한자어는 35%에 불과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약간 부풀려져 있다, 호들갑이다이런 생각을 많이 갖게 됩니다.

[질문]

계속해서 두 분 이어가겠습니다.

사교육 부담과 관련해서 더 커질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또 이렇게 주장이 두 분이 맞서고 있습니다.

먼저 이건범 대표님부터 말씀해 주시죠.

사교육비가 더 커질 것이다라는 우려시죠?

[답변]

저는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지금도 계속 이야기 나오는 게서울 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특색사업, 이런 식으로 얘기가 되고 있거든요.

그게 창의적 체험활동이냐 방과후활동이냐 이런 건 전혀 의미가 없고 학교에서 뭔가를 한다고 하면 일단 학부모들은 우리아이가 뒤쳐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선행학습을 할 수밖에 없고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해 있거든요.

누구나 마찬가지죠.

자기 아이가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 이건 영어에서도 분명히 나타났던 문제입니다.

영어선행교육 문제된다고 하니까 이렇게 영어유치원까지 생기고 하는데 지금도 한자 급수시험에 유치원생들이 응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이런 겁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가...

[질문]

좀 크게 보여주시겠습니까?

[답변]

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가인데, 우리나라의 노동자들, 5인 이상 사업장에 일하시는 노동자들이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40시간 정도예요.

그런데 초등학생이 몇 시간 공부하고 있냐, 통계청 조사에 따르자면 44시간 공부하고 있거든요.

대학생은 26시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학습부담이 커질 것이다?

[답변]

그런데 이 상태가 자꾸 일어나는 건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거꾸로 자꾸 입시과열, 사교육 과열, 그다음에 부담과열, 이런 형태의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한자도 저는 그런 몫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이승후 교수님도 이건범 대표님에게 하실 말씀 있으시죠?

[답변]

지금 사교육 시장을 걱정하고 계신데요.

그렇기 때문에 한자교육이 공교육기관인학교에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실질적으로 새로운 시장이라고 하는 것은 필요에 의해 생기는 것이거든요.

한자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인지하는 분들은 시키지 마라 그래도 아이들에게 한자교육을 시키는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이것을 공교육기관인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하지 않는다,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 저는 정말 큰 걱정스러운 생각은 강남에서 한자교육시장이 커가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정말 안타까운 것이 오히려 한자교육까지도 학교에서 하지 않음으로써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잘 사는 집 학생들이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 비교우위를 볼 때 점점 격차가 커지는 거죠.

그래서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교육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교육에 한자교육을 맡기는 것이옳다고 그렇게 판단하는 겁니다.

[질문]

계속해서 반론 펴실 수 있습니다.

[답변]

저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사교육에서도 나타난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그러니까 학교에서 뭘 하겠다, 학교가 뭐가 중요하다고 공교육에서 그걸 강조하는 순간에 우리는 많이 봤습니다, 이미 영어교육에서 그런 걸 봤고요.

영어, 돈이 없으면 기껏해야 학습지하고 동네작은 학원에 보내야 돼요.

그런데 돈이 많으면 어떻게 합니까?

외국에 조기유학보내거든요.

학교에서 그게 중요하다고 한 순간 사교육은 확 늘어나고 그 사교육 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런 게 생기는 거죠.

학교에서 그걸 하고 있다고 사교육에서 1등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학부모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사교육에서 1등한다고 좋은 대학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학교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려고 해요, 성적에서는...

그런 것 때문에 사교육은 당연히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질문]

이 교수님은요?

[답변]

사교육을 걱정하시는데요.

실질적으로 필요하면 사교육 아니라 사사교육까지 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정쩡한 평등으로 인해서 교육을 포기한다고 하면 이건 사실 학생들에게 죄짓는 일이고 우리의 언어생활을 오히려 무지하게 만드는 굉장히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계속해서 한자를 배우면 실제로 학습능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 않다라는 주장을 놓고 또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승후 교수님.

[답변]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까닭이 없는 것이죠.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겁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수학을 배운다고 했을 때 두 변의 길이가 같은 그러한 삼각형을 이등변삼각형이라고 합니다.

우리야 익숙하지만 이 이등변이라는 말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대단히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겁니다.

만약에 이 학생들이 이등변이라는 말이 두 변의 길이가 같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굳이 따로 외우지 않아도 이 용어에서 수학적인 정의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대표님?

그러니까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삼한사온이나 동고서저 같은 이런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이 생소하게 이것을 달달 외우는 이러한 공부로 가는 겁니다.

한자에 대한 이해는 필연적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업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해야 되는 겁니다.

[질문]

이건범 대표님은 학습하는 양이 더 많아서 오히려 부정적일 것이다라는 입장이시죠?

[답변]

그런 것도 하나 있고요.

아이들이 낱말의 뜻을 배우는 방법 이것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보통 어느 언어에서나 낱말에 세 가지 정도의 뜻이 있는데 첫 번째는 아주 일상적인 구체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굳이 그 말의 낱글자의 어원을 몰라도 되는 말도 있어요.

예를 들면 곤충, 자동차, 우산 이런 건 교과서에 나오는 말인데 이런 말들은 한자어원을 굳이 알아야 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 배려, 소통 이런 말들은 추상적인 개념인데 이건삶의 체험이 필요하죠.

배려하는 삶, 소통하는 경험 이런 것을 통해서 그 뜻을 알 수 있는 것이지 한자어원 안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용어는 이등변 삼각형 지금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이등변삼각형 얘기는 그 실제 이등변삼각형의 어떤 원리를 제대로 지식을 아는 게 중요한 거지 그 말 뜻은 출발은 하나에 불과하거든요.

그런 건 말로 설명해 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질문을 하나씩 제가 드리겠습니다.

먼저 이승후 교수님께요.

공교육을 통해서 한자교육을 하면 된다고 했는데 사실은 지금 정부가 계속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외치고 했지만 사실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자교육을 하면 또 마찬가지로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지고 또 학부모들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답변]

그래서 공교육 기관이 이것을 잘 조절하는 그러한 커리큘럼을 짜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수많은 한자가 있습니다.

그걸 다 외울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기본적인 한자들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국어생활이 윤택해진다는 것을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한자를 그 수준과 단계에 맞게 가르치고 그걸 통해서 우리 말이 풍요롭게 된다고 하는 부분에 왜 반대하시는지 사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질문]

알겠습니다.

이건범 대표님, 사실 한자를 배우면 아시잖아요.

학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 않을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도움은 되고요.

그리고 또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한자를 배우면 더 좋지 않을까요?

[답변]

저도 초등학교 때 한자 공부 안 했고 중학교 때부터 공부했거든요.

그런데 그 공부로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중학교에서 한문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안 시키는 게 전혀 아닙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초등학교에서 그걸 시키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중학교 이상의 한문 공부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부터 짚는 게 제가 볼 때 교육자로서 먼저 하실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진짜 그런 문제가 생기는 건지에 대한 조사를 하셔야 되고 제가 선생님들한테 들은 이야기에서는 어떤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느냐면 교육과정에서 너무 많은 지식을 가르치려고 해요.

두 번째로는 교과서에 쓸데없이 어려운 한자어 개념이 너무 많이 나오는 거죠.

이런 부분을 쉬운말로 바꿔줘야 합니다.

옛날에 우리 마제석기라고 배웠지만 갈았다는 뜻이잖아요.

지금은 간석기로 바꿔놨어요.

이런 식의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식의 노력이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고 우리가 모든 이야기, 모든 용어를 풀어서 말할 수는 없는 겁니다.

실질적으로 말에는 품위와 또 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기본적인 한자를 하루에 두 글자 정도만 1학년 때, 한 글자 정도만 배우면 되는데 이것을 왜곡해서 굉장히 학습량이 대단한 것처럼 말씀하시는 거 어렵습니다.

교수님, 알겠습니다.

두 분의 주장을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워낙 논리적 근거를 잘 갖추고 계셔서 다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잘 판단하실 거고요.

이런 찬반이 핑팽하게 맞서는 문제는 공청회나 이런 것을 통해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승후 인천재능대학교 교수님이셨고요,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였습니다.

두 분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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