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 '유전무죄, 무전유죄'"

"10명 중 8명 '유전무죄, 무전유죄'"

2011.04.25.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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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오늘은 '법의 날'이었는데요, 한 단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여전히 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에 조사 응답자 상당수가 동의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법의 존엄성과 준법 정신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지정돼 올해로 벌써 48회 째를 맞은 '법의 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법적인 절차와 그 결과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의 목소리는 어느때 보다 높았습니다.

[인터뷰:정호석, 대학생]
"솔직히 저는 검찰 별로 믿지 않아요."
(왜 그래요?)
"솔직히 검사들은 젊을 때부터 되게 제의가 많이 올 것 같아요. 스폰서 제의. 그래서 별로 믿지 않아요."

[인터뷰:권혜숙, 서울 서초동]
"돈 있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돼도 능력이 되잖아요. 빠져나올 능력이. 그런데 돈 없는 사람들은 힘든 현실이잖아요."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즉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돈이 없으면 죄를 뒤집어 쓴다는 말에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80% 이상이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답변은 10명 중에 2명으로 20%를 밑돌았습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를 '법보다 이른바 '빽'이 효과적'이어서라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법에 대한 불신이 깊다보니,

'법대로 합시다'라는 말을 들으면 몰인정하고 불쾌하다는 의견이 42%로 집계됐고,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의견도 40%를 넘었습니다.

[인터뷰: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대표]
"국가와 법을 믿고 거기에 의지했는데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가 안 된다고 하면 '아, 제도가 잘못됐구나. 우리가 직접 선출하고 감시·견제해야겠다, 선진국처럼' 이런 사법개혁 요구가 나옵니다."

이번 조사는 성인남녀 2,900여 명을 대상으로 신뢰 수준 95%에 ±1.8% 오차 범위를 보였습니다.

또 우리 사회에서 법을 가장 안 지키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이 '정치인'이라고 답했고, 기업인과 공무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법조계를 비롯한 사회 고위층들이 자신들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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